기록적 불볕더위···사람도, 가축도 잡는 폭염피해 전국 곳곳 발생

강현석·김현수·이삭·박미라 기자 2024. 8. 5. 15: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일 경북 청도군 풍각면 한 가정집이 단수된 가운데 풍각면사무소 직원이 급수 지원을 하고 있다. 청도군은 전체 물 사용량이 생산량을 넘어서면서 전날 오후부터 일부 지역에서 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은 역대 가장 긴 17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에서는 하루 20명이 넘는 사람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더위를 이기지 못한 가축 25만 마리도 폐사했다.

5일 전남도재난안전대책본부 자료를 보면 지난 4일까지 전남에서만 200명의 온열질환지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0명보다 두 배 많다. 전남지역은 6월11일 첫 폭염 특보가 내려진 이후 이날까지 33일이나 폭염 경보 등이 발령되고 있다.

특히 장마 이후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주부터 하루 수십 명의 온열질환자가 쏟아지고 있다. 7월29일 15명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31일에도 12명이 이송됐다. 지난 1일에는 무려 23명이 열사병과 열탈진, 열경련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지난 2일 12명, 3일에도 20명이 온열질환을 호소했다.

야외 작업 중 숨지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6시55분쯤 대구시 군위군 의흥면의 한 참깨밭에서 일하던 70대 남성이 쓰러져 숨졌다. 경찰은 해당 남성이 온열질환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일 경북 봉화군 영풍석포제련소 제2공장에서 휴식을 취하던 5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같은 날 포항의 한 골프장에서도 측량 작업을 벌이던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주거지 실외기 화재도 전국에서 잇따랐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아파트에서는 에어컨 실외기 화재로 연기를 마신 주민 한 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3일 부산 수영구에서도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실 화재가 20분 만에 잡혔고, 같은 날 오후 대전 서구 도안동 아파트는 외부 실외기에서 불이 나 전소됐다.

무더위로 인한 가축 떼죽음도 이어지고 있다. 가축 재해를 보상해 주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전국적으로 25만7000마리의 닭과 돼지, 오리 등이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했다. 피해액은 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바다 수온도 오르면서 제주시 한경면 등의 육상 양식장 6곳에서 광어 5860여마리가 폐사했다. 제주 연안 해역은 지난달 31일부터 수온이 28도 이상인 고수온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강원도 강릉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17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강릉의 최저기온은 26.4도를 기록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나타난 강릉은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2013년 8월 3~18일까지 16일)을 넘어섰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11년 이후 113년 만에 가장 긴 열대야다. 속초와 삼척도 지난달 20일부터 16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경북 청도에서는 무더위로 수돗물 사용량이 생산량을 넘어서면서 일부 지역에서 단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도지역 하루 최대 수돗물 생산량은 2만1000t인데 지난 2일부터 사용량이 생산량을 초과했다. 군은 폭염으로 숙박시설과 축사 등에서 물 사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