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서 추방당해도 스포츠는 죽지 않는다···‘난민 올림픽 선수단’ 파리에서 첫 메달 획득
올림픽 헌장 6조 1장은 “올림픽에서의 경쟁은 개인이나 팀의 경쟁이지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니다”라고 규정한다. 소속된 국가가 없어도, 국가로부터 추방당한 상태여도 올림픽에서 경쟁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이러한 선수들이 모여 ‘난민 올림픽 선수단’을 이뤘다.
난민 올림픽 선수단은 2016 리우 올림픽 때 처음 결성됐다. 당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난민 선수들은 소속된 국가대표팀도, 들고 행진할 깃발도, 연주할 깃발도 없지만 올림픽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난민 선수단의 국가와 국기는 올림픽 공식 주제가와 올림픽 깃발로 대체된다. IOC는 난민 선수단에 코치진을 지원하고 팀 유니폼을 제공한다.
난민 선수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유엔 난민 기구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야 한다. IOC는 스포츠 역량과 젠더, 지역, 각 선수의 개인적 상황 등을 고려해 선수단을 선발한다. 2016 리우 올림픽에 10명의 선수가 참여했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29명이 난민 선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 번의 올림픽에서 난민 선수단은 메달을 따지 못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이전 난민 선수단의 최고 성적은 도쿄에서 하문 데라프쉬프르와 키미아 알리자데가 각각 가라테와 태권도 부문에서 차지한 5위였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난민 선수단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탄생한다. 카메룬 출신의 복싱 선수 신디 응감바(26)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4일(현지시간) 여자 75kg급 경기에서 프랑스의 다비나 미셸을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 진출하면 자동으로 동메달이 확보된다.
응감바는 카메룬에서 태어나 10살 때 영국으로 이주했으나 아직 영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했다. 그는 18살 때 성소수자 정체성을 커밍아웃했다. 카메룬에서는 동성애가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불법이다. 영국에 정착할 수도, 카메룬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한 응감바에게 복싱은 삶의 탈출구였다. 영국 복싱 선수단인 GB 복싱은 응감바를 영국 대표팀으로 올림픽에 출전시키길 원했으나 시민권 취득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
응감바는 난민 선수단 최초의 복싱 종목 출전자이자 첫 메달리스트이다. 그는 지난 3월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 영국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내 모든 좌절, 영국으로의 이주, 어린 시절, 시민권 문제와 복싱은 나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더 강하게 만들었다”라며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기에 원하는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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