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우려에 만류·자국민 보호 나선 주변국…이란은 ‘보복’ 고수
이란이 이르면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공격하리란 예상이 나오면서 각국이 확전 방지를 위한 외교전과 자국민 보호에 속속 나섰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은 이날 이란을 찾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알리 바게리 이란 외교장관 대행을 만났다. 요르단 고위급이 이란을 방문한 건 20년 만에 처음이다. 사파디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동 지역에서 위험이 확대된 상황에 관해 상의하고, 양국 간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솔직하고 투명한 논의에 참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주변 아랍국들도 이란에 ‘대응 자제’를 촉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미국이 유럽과 중동에서 이란과 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들에 확전 방지 메시지를 이란에 전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주변국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에 ‘미국 역시 이스라엘을 압박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하마스를 이끌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란 테헤란에서 피살된 이후 이란은 이스라엘에 보복을 천명했다.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때리면 이스라엘 역시 맞대응하겠다고 예고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전쟁으로 번질 갈림길에 선 상황이다. 미국이 이란의 공격 개시 시점을 ‘24~48시간 내, 이르면 5일’로 가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주변국이 만류에 나섰으나 이란은 강경 대응 원칙을 반복했다고 알려졌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사파디 장관과 회담에서 “(하니야 암살은) 대응 없이 지나갈 수 없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중대한 실수”라며 보복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이란 국영 방송이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측이 3일 아랍 외교관들에게 ‘(무력 보복이) 전쟁을 촉발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각국은 이란, 이스라엘, 레바논에 머무는 자국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프랑스는 이란과 레바논 방문자에게 최대한 빨리 떠나라고 권고했으며, 영국은 레바논 베이루트 주재 대사관 직원과 가족을 현지에서 철수시켰다. 스웨덴도 베이루트 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했다.
튀르키예와 일본은 자국민에게 레바논에서 빠져나오라고 촉구했다. 한국도 레바논과 이스라엘 등에 체류하는 한국인에게 가용한 항공편으로 조속히 출국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한편 미국은 이란의 이스라엘 타격에 대비해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에 추가 배치했다. 또한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 전투기 추가 파견, 핵 추진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 타격 전단 출격도 명령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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