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열폭주 막을 방법 찾았다

홍아름 기자 2024. 8. 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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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차에서 배터리에 의한 화재·폭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열폭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구체적인 원리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전기차에서 불이 나면 배터리의 온도가 수 초 안에 섭씨 1000도 넘게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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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포스텍·삼성SDI “배터리 내 음극 코팅하면 막을 수 있다”
인천소방본부가 지난 1일 오전 6시15분쯤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량 화재와 관련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뉴스1

최근 전기차에서 배터리에 의한 화재·폭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주민 20여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차량 72대가 전소되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열폭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구체적인 원리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배터리 열폭주 현상의 원리와 이를 억제할 방법을 찾았다.

임종우 서울대 화학부 교수 연구진은 김원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삼성SDI 연구진과 공동으로 열폭주 반응이 기존 예상보다 급격히 악화하는 이유가 배터리 내 음극과 양극 사이 ‘자가증폭루프’ 때문이라는 것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에 1일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전기차에서 불이 나면 배터리의 온도가 수 초 안에 섭씨 1000도 넘게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전기차 시대를 맞아 해결해야 하는 큰 이슈 중 하나다. 특히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이 주목하는 니켈 비율이 높은 ‘하이니켈 양극재’는 용량이 큰 대신 열 안정성이 낮은 단점이 있어 열 폭주에 더 취약하다. 따라서 화재·폭발을 예방하기 위해 열폭주 메커니즘의 비밀을 밝혀내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연구진은 물질의 내부 미세구조를 볼 수 있는 방사광 가속기 기반의 X선 회절 기법을 활용해 배터리셀 내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 화학 종이 교환되며 ‘자가증폭루프’ 반응이 열폭주를 크게 유도하는 것을 관찰했다.

자가증폭루프는 열폭주 초기 단계에서 흑연 음극재에서 발생한 에틸렌 기체가 하이니켈 양극재로 이동해 양극재 내에서 산소 기체가 탈출하는 것을 유도하고, 양극재 산소 기체가 다시 음극의 에틸렌 기체를 발생시키며 강한 발열 반응을 일으키는 순서로 일어났다. 이와 같은 ‘자가증폭루프’ 도중 생성된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음극 표면에 석출된 리튬과 반응해 배터리 온도를 더욱 올릴 수 있었다.

추가 연구를 통해 음극 표면을 알루미나(산화알루미늄)로 코팅하면 음극에서 시작하는 ‘자가증폭루프’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코팅된 음극에서는 에틸렌이나 산소 기체가 발생할 수 없어 열폭주 현상을 억제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이차전지에 적용하면 하이니켈 양극재를 주력으로 추진하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서울대

참고 자료

Advanced Materials(2024), DOI: https://doi.org/10.1002/adma.2024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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