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면제' 놓쳐 오열?…'골프 8위' 김주형이 눈물 쏟아낸 이유

골프 국가대표 김주형이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기앙쿠르 르골프 내셔널(파71)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에서 최종 8위를 기록한 김주형(22·나이키골프)이 경기를 마친 후 눈물을 쏟았다.

김주형은 4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기앙쿠르 르 골프 내셔널(파71)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와 더블 보기를 하나씩 기록,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8위로 올림픽을 마쳤다.

금메달은 19언더파 265타의 스코티 셰플러(미국)에게 돌아갔고, 토미 플릿우드(18언더파 266타·영국)와 마쓰야마 히데키(17언더파 267타·일본)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주형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 르 골프 내셔널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골프 2라운드 12번 홀에서 티샷업하고 있다. 이날 김주형은 중간 합계 8언더파 134타 공동 5위를 기록했다./AP=뉴시스

만 20세의 나이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며 통산 3승을 기록한 김주형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한국 국가대표로 경기에 나섰다.

단독 3위와 불과 3타 차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김주형은 빠르게 4타를 줄이며 추격했으나 후반 라운드에서 흔들리면서 순위가 떨어졌고, 결국 첫 올림픽을 8위로 마감했다.

━

김주형 오열하자 외신 "병역 면제 못 받아 눈물"…사실은

━

김주형이 3일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에서 메달을 놓친 뒤 클럽하우스엥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NUCLR Golf X(엑스·옛 트위터)

경기 이후 김주형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김주형의 눈물은 클럽하우스에서도 이어졌다고 한다.

오열하는 김주형의 모습에 미국 뉴욕 포스트, 영국 데일리메일 등 일부 외신은 그가 병역 면제를 받지 못해 눈물을 쏟았다고 보도했다. '한국 올림픽 선수가 병역 의무를 피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순간' '올림픽 골퍼 김주형, 병역 면제 기회 놓치고 눈물 흘려' 등의 제목의 외신 보도가 이어졌다.

4일 뉴욕포스트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김주형은 이제 조국을 위해 의무적으로 군 복무에 입대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며 "한국에서는 18~35세 남성은 18개월~2년간 군 복무를 해야 한다. 운동선수의 경우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경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경우 면제된다"고 보도했다.

김주형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 르 골프 나쇼날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골프 남자 스트로크 플레이 최종 라운드를 마친 후 18번 그린에서 내려오고 있다. 김주형은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최종 8위를 기록하며 한국 남자 골프 최초로 올림픽 톱10에 진입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김주형은 뉴스1 등 국내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흘린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메달 획득이나 병역 면제 때문이 아닌 국가대표로서 경기를 준비하며 느꼈던 부담과 책임감의 눈물이었다고 했다.

김주형은 "이번 올림픽에서 저 자신을 위해 메달을 따고 싶었다기보다 아직 한국 남자 골프가 올림픽 메달을 딴 적이 없기에 (메달을 따) 한국 골프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나라를 대표한다는 스트레스와 부담이 상당했다. 억눌렀던 감정이 지금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회를 마치니 그동안 준비하면서 느꼈던 압박감에 눈물이 났다. 셰플러가 내게 '수고했다'고 위로했는데 그 말에 눈물이 더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마추어 시절부터 외국에서 오래 지내서 나라를 대표할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태극 마크를 달아서 정말 좋았다. 비록 입상은 못 해도 최대한 태극기를 리더보드 상단에 올리고 싶었다"며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을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언급하며 "손흥민 선수가 대표팀 경기 후 왜 우는지 이제 알 것 같다"고 했다.

한국 팬들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 르 골프 나쇼날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골프 남자 스트로크 플레이 2라운드 15번 홀 주변에서 김주형을 응원하고 있다. 김주형은 중간 합계 8언더파 134타 공동 5위를 기록했다./AP=뉴시스

김주형은 "라운드하면서 곳곳에 한국 갤러리를 봤다. 그분들의 응원이 감동이었다"며 "앞으로 더 성장해서 남자 골프도 양궁처럼 올림픽에서 성과를 내는 종목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주형은 2년 뒤 2026 나고야 아시안 게임과 2028 LA 올림픽 등에 다시 도전, 병역 특례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그는 "젊고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쉽지 않겠지만, 계속 관리하면서 경쟁해 또 올림픽에 나서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며 4년 뒤 LA 올림픽 출전을 향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