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텔로'로 돌아온 이용훈 "동양인 성악가 마음 대변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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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텔로는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데뷔한 동양인 성악가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작품이에요."
지난해 10월 서울시오페라단의 '투란도트' 칼라프 역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테너 이용훈이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로 10개월 만에 다시 고국 무대에 선다.
'투란도트'의 남주인공 칼라프 역만 120여 차례나 맡은 이용훈이었지만, 정작 국내 무대 데뷔는 '오텔로'로 하고 싶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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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문제로 지난해 '투란도트'로 데뷔…10개월 만에 2번째 국내 무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오텔로는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데뷔한 동양인 성악가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작품이에요."
지난해 10월 서울시오페라단의 '투란도트' 칼라프 역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테너 이용훈이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로 10개월 만에 다시 고국 무대에 선다. 이용훈은 예술의전당이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와 함께 오는 18∼25일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이는 '오텔로'에서 주인공 오텔로 역으로 출연한다.
공연을 2주 앞둔 5일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용훈은 '오텔로' 출연의 비화를 풀어냈다.
'투란도트'의 남주인공 칼라프 역만 120여 차례나 맡은 이용훈이었지만, 정작 국내 무대 데뷔는 '오텔로'로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백인들의 무대인 유럽 오페라에 데뷔한 많은 동양인 성악가가 오텔로와 같은 마음을 느꼈을 것"이라며 "다양한 캐릭터 색깔을 가진 오텔로 역할로 한국 오페라 무대에 데뷔하겠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부하 이아고의 술수에 빠져들어 복수와 파멸의 길에 들어선 오텔로는 강인하면서도 나약한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 오텔로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유럽에서 갓 데뷔한 이용훈도 비슷하게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오텔로가 가진 아픔과 고뇌, 갈등, 질투, 사랑의 감정들을 혼합해 표현하는 것이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면서 "큰 도전이지만 너무 흥미롭고 캐릭터에 흠뻑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시대 가장 뛰어난 '리리코 스핀토 테너'(Lirico spinto tenor·서정적인 음색과 힘 있는 소리를 겸비한 테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용훈다운 답변이었다.
'오텔로'로 고국에서 첫 무대를 선보이고 싶었던 이용훈은 일정이 복잡하게 꼬이면서 자신의 전공인 '투란도트'로 먼저 고국 무대에 섰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유럽 공연 중 2주 정도의 일정이 비었는데 마침 출연 제의가 와서 투란도트를 공연하게 된 것"이라며 "(늦게나마) 훌륭한 프로덕션과 함께 훌륭한 작품을 한국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용훈 외에 다른 출연자들도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출연 소회를 밝혔다.
이용훈과 함께 오텔로 역에 캐스팅된 루마니아 출신 테너 테오도르 일린커이는 "오텔로는 현실에서도 우리가 실제로 겪은 사랑하고 질투하는 복잡한 감정을 다룬 이야기"라며 "최선을 다해서 오텔로 역에 걸맞은 색을 입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악역 이아고 역을 맡은 조지아 출신 바리톤 니콜로즈 라그빌라바도 "이아고는 고전 희곡 '파우스트'의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비슷한 역할"이라며 "악인이면서 2인자인 이아고가 가진 복잡한 감정을 충실히 표현해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텔로의 아내 데스데모나 역으로 출연하는 소프라노 홍주영도 대작 오페라에 참여하는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꿈꿔왔던 오텔로의 데스데모나 역으로 대작에 출연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한 남자를 위해서 순정을 온전히 바치는 역할로 이해하고 공부하면서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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