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 예측 바이오마커 개발

이순용 2024. 8. 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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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서울대, 단분자 공면역침강 기술로 ‘고성능 동반진단 바이오마커’ 개발...맞춤형 치료 가능해져
ABT-199 작동 기전 밝혀내고, 환자의 항암제 반응성 높은 정확도로 예측 가능함 확인
생체 외 수준에서 최대 94% 예측 정확도...임상에서도 민감도 100%, 특이도 83.3% 성능 확인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서울대병원·서울대 공동 연구팀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ABT-199 표적 항암제의 작동 기전을 밝혀내고, 개별 환자의 치료 반응성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고성능 동반진단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변자민 교수, 서울대 생명과학부 윤태영 교수(전창주 연구원), 프로티나 공동 연구팀이 단분자 공면역침강(SMPC) 기술을 통해 BCL2 단백질과 다른 단백질들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하여, ABT-199 표적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고성능 동반진단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고 6일 발표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은 혈액 또는 골수 내 비정상 백혈구가 급격히 증식하여 정상 혈액 세포의 생성을 방해하는 혈액암의 일종으로, 신속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BH3 모사체는 BCL2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여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약물로, 특히 ‘ABT-199(Venetoclax)’ 표적 항암제는 AML 치료에 높은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동일한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하고, 일시적 관해 후 저항성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ABT-199의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단분자 풀다운 및 공면역침강 기법과 단분자 형광 이미징 기술을 통해 약 30,000개의 세포를 분석해 22종의 서로 다른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PPI) 신호를 정량적으로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단백질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됐다.

BCL2 단백질군 관련 PPI 프로파일링 데이터가 백혈병 환자의 ABT-199(Venetoclax) 반응성을 잘 예측할 수 있음을 혈액 샘플로 확인함.

연구팀은 ABT-199가 BCL2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BCL2-BAX 복합체를 분해시키고,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BAX 단백질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ABT-199가 암세포를 죽이는 주요 매커니즘을 명확히 밝혀냈다.

이어 연구팀은 32명의 AML 환자 검체에서 다차원 PPI 프로파일 데이터를 획득하고, 생체 외 수준에서의 약물 반응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ABT-199의 민감성(얼마나 잘 듣는지)과 저항성(얼마나 저항하는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단백질 복합체를 밝혀냈다. 특히, BCL2-BAX 복합체는 ABT-199의 민감성과, BCLxL-BAK 복합체는 저항성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개별 AML 환자의 ABT-199 약물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고성능 동반진단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이 바이오마커는 환자의 세포에서 특정 PPI 신호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고, ABT-199가 효과가 있을지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바이오마커의 예측 정확도를 생체 외 수준에서 테스트했다. 그 결과, 최대 94%의 예측 정확도(AUC-ROC)를 보였으며, 이는 임상 적용에 충분한 수준이다. 실제 10명의 AML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테스트에서도 9명의 항암제 반응성을 성공적으로 예측했으며, 민감도 100%, 특이도 83.3%의 성능을 보였다. 이는 높은 정확도로, 환자의 항암제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서울대 윤태영 교수(생명과학부)는 “단분자 공면역침강(SMPC) 기법은 다양한 시료에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PPI)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도구”라며 “이 기술을 통해 복잡한 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이해함으로써 분자 진단의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고영일 교수(혈액종양내과) “이번 연구는 기존에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가 부족했던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서 ABT-199(Venetoclax) 요법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PPI 프로파일링 기반의 이 연구가 향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정밀의료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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