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국한 버추얼휴먼산업협회장, “버튜버, K팝·MCN 새 비전 제시”
“최근 플레이브, 이세계아이돌 등의 버추얼 아이돌은 1020세대를 핵심으로 한 K팝 팬덤의 확장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의 글로벌 비전을 준 첫 사례이다.” 서국한 한국버추얼휴먼산업협회 공동회장이 버튜버(버추얼유튜버)와 가상인간 등 버추얼휴먼 시장에서 한국이 지닌 경쟁력을 이같이 말했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서국한 한국버추얼휴먼산업협회장과 K콘텐츠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한국버추얼휴먼산업협회는 버추얼 휴먼 관련 시장의 안착과 확장을 목적으로 지난해 11월 창립총회와 함께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인가를 받은 비영리법인으로, 버튜버 중심의 두리번과 가상인간 중심의 디오비스튜디오(대표 오제욱) 등 공동회장사를 비롯해 블래스트(플레이브), 패러블엔터테인먼트(이세계아이돌) 등 커뮤니티부터 함께 호흡해온 업계 선도기업 102곳이 동참 중이다.
서국한 회장은 2007년 YTN 보도부문 PD를 시작으로 2011년 키오스크 기업 큐플랜 창업 등 방송 및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활약했다. 서 회장은 이후 2018년 '두리번'을 창업했다. 최근에는 VR·모션캡처 등의 기술개발과 함께 새로운 성장잠재력을 평가받고 있는 버튜버 분야에 집중, 전문 플랫폼 '아이튜버'를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한국버추얼휴먼산업협회의 초대 공동회장으로서 업계 생태계를 안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버추얼휴먼의 정의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실사개념의 버추얼 휴먼과 모션캡처 기술 기반의 버추얼 유튜버 두 분야를 통합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애초 서브컬처 수준으로 인식되던 것들을 수면으로 끌어올려 산업화시키기 위해서는 하나의 통일된 명칭이 필요하다는 뜻에 따른 것이다.
실사 기반의 가상인간도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과 필요성이 있지만, 현재는 안사람, 즉 히든액터를 뒤에 둔 버추얼 유튜버가 세계적으로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기에 이쪽에 무게추를 좀 더 두고 있다. 그래서 주무관청 역시 기술개발 영역보다는 콘텐츠 IP에 가까운 문화체육관광부로 두었다.
-실사보다 애니타입의 버추얼 휴먼이 각광받는 이유는?
▲가장 큰 문제는 '불편한 골짜기'다. 실사를 기준으로 하면 비교대상은 사람일 수 밖에 없기에, 눈동자나 움직임 등의 인식범위 측면에 있어서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진다.
하지만 애니풍으로는 기본적으로 상상속의 움직이는 캐릭터가 최대치기에 불편감은 다소 낮아진다. 다만 이 불편감은 기술수준의 향상과 함께 만들어지는 IP의 매력여부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
-버추얼휴먼 관련 기술, 어디까지 진화했나?
▲실제 모션캡처와 리얼리즘 시뮬레이션 기술은 이미 다 돼 있다. 또한, 광학식 센서 장비 또한 수용범위도 넓어졌고 단가도 내려왔다.
다만 개인화 측면에서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카메라를 통해 빛을 계속 쏘면서 반응속도를 파악하는 스마트폰 속 라이다 센서를 토대로 웬만한 모션캡처 및 안면 캡처가 가능해지게 됐다.
2D에서 리깅을 추출해서 캐릭터를 더하는 기술은 이미 상당 수준까지 올라있고, 3D 타깃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정교한 기술까지 어느 정도는 구현돼있다.
우리 회사는 이러한 기술진화에 맞춰 카메라 영상에서 움직임을 추출해 캐릭터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곧 상용화 버전으로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버추얼휴먼 생태계에 있어 기술개발과 서비스 상용화, 어느 쪽이 강조돼야 할까?
▲당연 서비스다. 기술은 신기해하는 시선을 받을 수는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느끼게 할 수는 없다. 반대로 서비스가 정해져있을 때 기술고도화는 그 서비스나 생태계의 매력도를 높여줄 수 있다.
기술 자체의 고도화 이전에 서비스의 가능성과 매력을 확고히 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VR, 메타버스 등의 기술연구와 상용화를 해보면서 얻은 교훈이다.
-세계 시장에서 K버튜버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
▲일본의 버튜버 시장이 13조 원 규모인 데 비해, 우리는 그의 30분의 1 정도에 그친다. 쉽게 말해 아직은 일본의 아류작 정도 취급을 받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틀을 깰 수 있는 여지가 최근 보인다. 바로 플레이브, 이세계아이돌 등의 버추얼 아이돌이다. 1020세대를 핵심으로 한 K팝 아이돌 계통의 팬덤확장 한계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 일본 아류작으로서의 이미지 대신 K팝을 더한 고유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개념이 존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이같은 발전모델은 K팝 계통은 물론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에게도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열어준 첫 사례라 생각된다. 물론 아직까지 노력은 더 필요하다. 이오닛, 세이디어, 핑크버스 등 다양한 버추얼 아이돌들의 매력도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확인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본다.
-버추얼휴먼의 응용분야 확장은?
▲버추얼 아이돌은 물론 버추얼 인플루언서까지 그 자체로 IP이기에 웹툰, 애니메이션, 영화 등 OSMU전략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다. 그와 함께 버추얼 휴먼에 대한 국내외 친근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단순히 실제 IP에 대한 부캐릭터 접근이 아니라, 독자적인 세계관과 IP의 매력도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버추얼휴먼의 산업적 생태계 정착을 위한 노력은 어떤 게 있을까?
▲소비자 측면에서는 오프라인 소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유튜브 콘텐츠나 라이브 플랫폼으로만 비쳐온 버튜버들이 최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CGV 등 극장가를 통해 실재감 있게 비치며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버튜버 전용관을 만든 롯데시네마나 팝업스토어 열풍의 더현대서울과 같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소통 폭을 넓히며 팬덤문화를 엮으면 하나의 산업군으로서 정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거시적인 산업통계가 필요하다.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버추얼휴먼이나 크리에이터 관련 실제조사 자료가 없다. 예상치가 아닌 실제 수치화된 자료를 통해 산업적인 지원 노력을 이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협회 차원에서의 비전은?
▲앞서 밝힌 산업적 통계목적의 백서발간과 함께 안사람, 즉 버추얼액터와 관련된 복지혜택이나 법적이슈 등의 대응은 물론, 공인으로서 이들을 입증할 수 있는 국가공인 자격증 등의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이세계페스티벌과 비슷한 대규모 버튜버 축제와 함께 한국내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타깃의 K팝 버추얼휴먼 공연 사업들을 추진하며 관련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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