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김판곤 감독 취임사, "울산 올해 꺾인 느낌 있어. 선수들 배고파야 해…K리그1‧코리아컵 우승 도전"

조남기 기자 2024. 8. 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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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서울)

"감독은 서비스맨이다."

5일 오전 11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울산 HD(울산)의 김판곤 감독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판곤 감독은 울산의 제12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시즌 중 거함 울산을 이끌게 된 김판곤 감독은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항해를 시작한다.

다음은 김판곤 감독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 부임 소감

"28년 전 겨울, 상당히 무거운 마음을 안고 울산을 떠났다. 28년 이후 울산 감독으로 이 자리에 선 건 개인적으로 상당히 영광이다. 동시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지도자를 시작하며 내 안에는 배고픔이 있었다. 27년 동안 길을 걸어왔다. 선수 시절 바람의 파이터라는 별명이 있었다. 해당 영화에서 '도장 깨기'라는 말이 나온다. 지도자를 시작한 첫 날부터 오늘까지 도장 깨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가는 모든 곳에서 기대보다 우려가 많은 상황이었다. 그걸 극복하고 이 자리에 왔다. 도장깨기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울산과 팬들이 기대하는 모든 것들을 잘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린다.

- 도장 깨기 과정

"홍콩 국가대표팀 감독이 될 때도 일천한 경력이었다. 대한축구협회(KFA) 감독선임위원장이 되어서도 똑같은 시선이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같았다.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다. 울산은 우승 경쟁을 하는 팀이다. K리그1(1부리그)은 물론 코리아컵도 있다. 아울러 울산이 늘 그랬듯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우승도 목표로 한다. 울산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FIFA 클럽월드컵에 나가는 팀이라는 것도 도움이 됐다. 또한 K리그에 대한 배고픔도 있었다. 그동안 때를 기다렸다. 때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 부름이 왔을 때 응답했다. 부족하지만 노력하겠다."

- 선수들과 만나며 든 생각

"세션을 네 번 했다. 세션을 같이 해보니까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걸 느꼈다. 그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다. 지난 3년 반 동안 홍명보 감독께서 상당히 팀을 성장시켰다. 팀 분위기도 상당히 밝다."

- 후반기 계획

"어떤 방식으로 승리할 것인가. 가진 신념을 선수들하고 나눴다. 우리가 지배하고 통제하는 경기를 통해서 승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걸 선수들하고 공유했다. 전임 감독님께서 상당히 주도적으로 축구를 했다. 그 모습을 이어갈 거다. 개인적으로는 공격적 수비를 좋아한다. 수비도 수동적이기보다는 능동적으로 해야 한다. 울산 수준은 대표급이다. 대표팀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선수들이 내가 제시하는 전술 제안들을 빨리 습득해 경기를 치러내는 역량을 보고 싶다. 선수들이 반응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거다. 개인적으로 대표팀을 운영해왔다. 짧은 시간 안에 전광석화처럼 준비하고 소통해서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만들어냈다. 그 부분에 있어서 큰 우려는 없다. 좋은 축구를 최대한 빠르게 팀에 접목시키겠다. 울산이어서 계속 지켜봤다. 선수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짧게 연습을 하면서도 선수들을 더 알 수 있었다.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거다. 다만 내가 요구하는 스타일에서 적합한 조합을 찾겠다."

 

- K리그의 울산

"K리그는 경쟁적이다. 1위부터 마지막 순위까지 언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전력 차는 있어도 매 경기가 상당히 힘들다. 숨 막히는 경기들이다. 많은 준비와 훈련을 통해 극복하겠다. K리그에서 받는 느낌은 소극적 수비다. 실수를 기다리는 수비다. 좋지 않은 느낌이다. 트렌드가 바뀌어간다. 공격적으로는 애를 쓰시는 분들 많다. 더 공격적 수비를 하는 팀은 많이 보지 못했다. 울산은 K리그를 주도하는 구단이다. 이런 방향에서 조금 더 앞선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적잖은 선수단의 연령

"인지하고 있다. 선수들과 며칠 해보니 다들 자기 관리를 잘한다. 역량이 높다. 숫자를 따질 필요는 없다. 늙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물론 체력이 요구되긴 할 거다. 그런 부분은 경기를 운영하며 5명의 교체 멤버를 가지고 커버할 수 있다. 좋은 선수들의 숫자가 많아 로테이션이 가능하다. 방향성을 잘 유지하며 발전하도록 하겠다."

- 울산 기존 코칭스태프와 함께 한다

"사단이 움직이는 건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난 사단을 움직인 적은 없다. 말레이시아에 부임할 때도 요소요소의 전문가를 모셔갔을 뿐이다. 그 후 교육을 해서 내가 원하는 셋업을 했다. 기존 코칭스태프는 다 연이 있다. 이경수 수석코치도, 조광수 코치도, 이케다 세이고 코치도. 각 포지션의 임무와 책임이 있다. 거기에 맞춰서 일사불란하게 잘 해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우측 풀백 불안

"걱정 별로 안하고 싶다. 어린 선수들도 있고 상당히 미래가 있다. 잘 커버할 수 있다."

- 감독 생활을 하며 목표

"나라의 국가대표 감독이 된다는 게 모두의 꿈이긴 할 거다. 다만 나는 거창한 꿈보다는 내가 가는 곳에서 같이 일하는 스태프와 선수들이 좋은 사람이 됐으면 했다 거기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었다. 항상 그런 모토를 가지고 왔다. 어디에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게 영감을 준 지도자로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다. 한동안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축구에 빠져있었다. 영업비밀이기는 한데 그 분이 추구하는 승리 비법이 인상적이다. 나의 계획 모델 안엔 그것이 들어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전술 영향뿐만 아니라 선수들을 관리하고 구단을 관리하는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매니저라는 이미지다. 코치 이상의 매니저로서 큰 틀의 시각을 가지고 역량을 키우려 애를 썼다."

- 미드필드 조합

"좋은 선수들이 많다. 좋은 요원들을 가진 걸 기쁘게 생각한다. 생각도 해보고 며칠 동안 직접 해보고도 있다. 충분히 조합을 짤 수 있다. 붙박이는 없다."

- 견제되는 팀

"김천 상무‧포항 스틸러스‧강원 FC가 경쟁이 될 거다. 전통적으로는 전북 현대일 거고. 다만 울산이 가진 역량이 얼마든 높다. 물론 지난 3년 반 동안 상향 곡선을 그리던 게 내가 봤을 때는 올해 꺾였다는 느낌은 있다."

- 꺾인 원인

"며칠 만에 원인을 찾아내면 점쟁이다. 다만 밖에서 생각했던 부분들을 확인해야 한다. 선수들을 개인 면담 하고 있다. 원인을 찾아가고 있다. 부정적인 거를 끌어내고 싶진 않다. 내 코칭 스타일이 그렇다. 잘하는 걸 찾아가겠다. 비전과 목표에 대해 얘기하고 목표 지향적으로 대화를 이끌겠다. 무겁기보다는 가볍고 희망적으로."

 

- 울산에 시급한 과제

"제시한 게임 모델을 빠르게 경기력으로 끌어내야 한다. 또한 역량 있는 선수들을 팀으로 뭉쳐내야 한다. 그것이 중요하다. 감독이 우승을 하고 싶어 하는 건 영향을 그다지 미치지 않는다. 선수들이 배고파야 한다. 우승을 하고 싶어야 한다. 감독은 서비스맨이다. 선수들을 돕고 지원하는 자리다. 동기부여를 해주고, 가장 좋은 질의 훈련을 제공하고, 가장 좋은 포메이션과 계획을 짜야 한다. 그렇게 이길 확률을 높여줘야 한다. 선수들이 우승을 해야 한다. ACL 우승을 한다. 클럽월드컵 16강에 가겠다 등. 선수들이 찾는 걸 도와주겠다."

- 갈등 해결법

"홍콩축구협회 감독 겸 테크니컬디렉터를 할 때 영국 최고경영자를 모신 적이 있다. 그 분은 구성원의 역량을 평가할 때 갈등 해결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거기서 영감을 받았다. 어디를 가든 갈등과 문제는 반드시 일어난다. 그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좋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끝까지 존중해야 한다. 나도 완벽하진 않다. 다혈질도 있다. 이런 부분을 컨트롤해서 신사적을 내 의사를 전달하고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것이다. 좋은 결과를 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

- 이번 시즌 목표

"K리그1 우승, 코리아컵 우승, ACL 결승 도전. 처용전사에게 기쁨을 드리겠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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