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믿었다”, 대한 궁사들 “덕분에”…金金金金金

박소현 매경닷컴 기자(mink1831@naver.com) 2024. 8. 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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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믿었다”, 대한 궁사들 “덕분에”…金金金金金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금이 다섯 개. 대한민국 궁사들이 파리의 심장을 정조준한 결과다.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전 종목을 석권하며 금메달 5개를 모두 따냈다. 양궁에서 5개 종목을 석권한 건 사상 최초다.

양궁 국가대표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4일 마지막 남자 개인전까지 최정상에 오르며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대한양궁협회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남자 개인전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잘하리라 믿었는데 이만큼 잘할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기쁨을 전했다. 정 회장은 “처음부터 전 종목 석권이나 금메달 수를 목표하진 않았다”면서 “협회와 선수, 스태프들이 서로 믿었기에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대한의 궁사들을 응원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특히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함으로써 세계 양궁 역사에서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이와 함께 남자 단체전은 3연패, 혼성 단체전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도쿄대회에 이어 2연패를 기록했고, 김우진 선수는 남자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등극했으며, 리우대회부터 파리대회까지 금메달 5개로 한국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양궁은 대한민국 스포츠 종목 중에서 역대 누적 금메달 32개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 등까지 포함해 지난 1984년부터 총 50개의 메달밭을 일궈냈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의 대기록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땀과 피나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선수들은 파리대회 포디움의 최정상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훈련에 임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3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직후 남수현(왼쪽 첫 번째), 전훈영(오른쪽 두 번째), 임시현(오른쪽 첫 번째)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대한 궁사들은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진정성 있고 꾸준한 지원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이다.

임시현 선수는 “한국 양궁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준 분은 정의선 회장님”이라며 “정의선 회장님이 많은 격려와 지원 덕분에 저희가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번 파리올림픽 개막 전부터 직접 준비 과정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길에도 바쁜 일정을 쪼개 파리 현지의 선수 훈련장과 휴게 공간 등을 사전 점검했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을 격려하는 정의선 회장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2021년 도쿄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한 정 회장은 파리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약 10km 거리에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갖춘 선수촌을 건설했다. 이 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은 경기장의 특성을 몸에 익히며 체계적인 연습을 시행했다.

휴식과 훈련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진 이곳에서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통상적인 출국 날짜보다 4일 정도 앞선 7월 16일 출국해 체계적인 훈련을 했으며, 시차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는 한식을 비롯해 소화가 잘 되고 체력유지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로 준비했다.

기술 지원도 놓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선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 감각을 향상시키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슈팅 자세를 정밀 분석해 완벽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어디에서든 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 등을 지원했다.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과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이우석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회장은 무엇보다 주요 대회마다 시간을 내어 경기장을 직접 찾아 양궁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며 사기를 북돋워 왔다. 정 회장이 양궁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현지에서 선수들을 지원하고 격려했다.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이 10연패를 달성한 시상식에서는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부상을 수여하며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남자 단체전 결승 상대가 개최국 프랑스로 정해지자 긴장한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결승전을 위해 이동 중인 남자 국대대표 선수들과 마주친 정의선 회장은 “홈팀이 결승전 상대인데 상대팀 응원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겠냐”며 “주눅들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자. 우리 선수들 실력이 더 뛰어나니 집중력만 유지하자”고 다독였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29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남자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김우진(오른쪽 둘째) 선수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특히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보다 그 자리를 지키는 게 더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최선을 다하고 공정하게 경쟁했는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도 괜찮으니 어떠한 상황에서도 품격과 여유를 잃지 않는 1인자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정 희장의 당부가 회자됐다.

이번 여자 개인전에서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전훈영 선수를 별도로 찾아 격려한 것도 그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정 회장은 여자 개인전이 끝난 후 대회 기간 내내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자신의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한 전훈영 선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러한 정 회장의 진심이 선수들에게 전달돼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한 후 정의선 회장에게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금메달을 획득한 김우진·임시현·김제덕 선수들이 정 회장에게 금메달을 걸어주는 장면도 목격됐다.

양궁 전종목 석권 후 취재진과 만난 정의선 회장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 회장은 “우리 국민들과 현지 교민 여러분의 응원이 없었다면 우리 선수들은 외로운 싸움을 했을 것”이라며 “많은 힘이 됐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제는 협회의 차례”라며 “저희가 모여 전략회의를 하고, 여러 가지 장단점을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0년을 넘어 대한양궁협회의 회장사로서 대한양궁협회의 미래 혁신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양궁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글로벌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후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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