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홍명보 후임' 신임 김판곤 울산 감독 "올 시즌 목표는 '더블', 도장깨기→1분의 배고픔"(전문)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K리그1 3연패를 노리는 울산 HD가 '김판곤 시대'를 열었다.
말레이시아대표팀을 지휘한 김판곤 감독이 5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취임기자회견을 열고 청사진을 공개했다. 울산은 홍명보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지난달 28일 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28년 만의 귀환이다. 김 감독은 현역시절인 1992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해 1996년까지 5시즌 몸담았다. 1997년 전북 현대에서 한 시즌을 더 뛴 후 K리거 인생을 마감했다. 이후 홍콩에서 선수 겸 감독 생활을 그는 2005년 귀국해 부산 아이파크 코치에 선임됐다. 2006년과 2007년 보좌하던 3명의 감독이 물러나면서 감독대행으르 팀을 이끌기도 했다.
지도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홍콩대표팀 사령탑 시절이었다. 그는 '홍콩의 히딩크'라는 별명을 얻을 수 정도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8년에는 행정가로 변신해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을 지냈다. 당시 축구협회 전무이사였던 홍 감독과 함께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파울루 벤투 감독을 영입,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의 산파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2021년 말레이시아 축구와 손을 잡으며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는 탁월한 전술가로 이름값을 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축구 사상 처음으로 성적을 통해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고, 조별리그에선 대한민국과 3대3 무승부를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승점 1점이 모자라 아쉽게 탈락했지만 미래는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해 연말 재계약했다.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지만 또 다른 도전을 위해 말레이시아축구협회와 계약을 해지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K리그 복귀를 꿈꿔왔다. 울산의 러브콜에 국내 복귀로 새 길을 잡았다.
울산은 홍 감독이 떠난 후 3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4위(승점 42)로 추락했다. 김 감독의 첫 과제는 반전이다. 그는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구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에서 첫 선을 보인다.
-취임 소감은.
▶28년 전 겨울에 무거운 마음과 아쉬움을 가득안고 울산을 떠났다. 28년 후에 이렇게 울산 감독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기쁘기도 하지만 상당한 책임감도 갖고 여기에 앉았다. 27년 전에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면 모토가 하나 있다. 그 모토는 한 사람의 감독이 아니라 그 감독이 되고 싶은 모토가 되고 싶다. 많은 지도자를 경험해 봤지만 상당한 배고픔이 있었다. 더 좋은, 더 나은 감독이 돼 선수들에게 인정받고, 존경받는 감독이 되고 싶었다. 27년이 걸렸다. 현역 때 별명을 물어보길래 선수 때 '바람의 파이터'라는 애칭을 불러줬다. '최배달'이라는 일생을 그린 영화로도 나왔다. 그 분이 한 도장깨기가 있다. 지도자 첫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도장깨기하는 기분이었다. 가는 모든 곳이 처음이었다. 모두 기대보다 우려가 많은 상황이었다.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이 자리에 왔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에도 도장깨기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책임감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기대하는 모든 것들 잘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도장깨기의 의미는. 지도자 인생은 성공이었나.
▶도전자의 입장이다. 홍콩대표팀 감독이 될 때도 모든 사람이 약간의 의문을 갖고 있었다. 일천한 경력이었다. 첫 대회 동아시안컵 2차 대회에서 북한을 누르고 우승했다. 두 번째 대회인 동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선임워원장 때도 똑같은 시선있었다. 최선을 다했고,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스스로 판단한다. 말레이시아도 똑같았다. '듣보잡'으로 판단했지만 역사상 좋은 기록을 남겼다. 울산은 리그 우승, 코리아컵 우승이 열려 있고. ACL에서 우승 목표로 경기하고 있다. 이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열려있는 부분이었다. 또 클럽월드컵은 큰 동기부여였다. 그런 부분을 도전하고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도자로서 성공했냐는 글쎄다. K리그에 대한 배고픔과 갈증이 있었다. 오고싶다고 먼저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때가 왔을 때 응답했다. 어디를 가든지 모든 역량을 말한다고는 생각않는다. 나는 역량을 높이기 위해,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역량이나 지도자로서의 성품이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과 만나 운동을 했었는데. 인상과 기분은.
▶어제까지 훈련 세션을 4번 했다. 선수들과 같이해보니 상당히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걸, 매력을 느꼈다. 구성원들이 지난 3년반동안 전임 홍명보 감독께서 팀을 잘 성장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나 구성면에서 안정적이며, 선수들의 성품도 좋았다. 분위기도 밝고 에너지가 있었다. 플레이스타일도 잘 만들어 놓으셨다. K리그에서 주도적으로 영향력 끼친 부분을 잘 받아서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
-중간이 팀을 맡아 전임 감독에게 익숙해 있을텐데, 하반기를 어떻게 끌고갈 것인가.
▶어제 선수들과 이야기했다. 어떤 방식으로 승리를 추구할 것인지. 어떤 철학인지 등 내 신념을 이야기했다. 능동적인 공격 전개를 추구한다. 주도적인 수비 리딩을 원한다. 1분부터 90분까지 우리가 통제하고. 승리를 추구하는 얘기를 나눴다. 전임 감독의 주도적인 축구를 추구하며 그런 모습을 이어갈 것이다. 개인적으로 수동적이거나 부정적인 수비보다는 공격적이면서도 다이내믹한 수비를 좋아한다. 상대 실수를 기다리는 것보다 유발하는 축구를 하겠다. 전술 변화의 경우 울산 선수들이 대표급이다. 대표팀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되겠다는 얘기를 했다. 3일 준비해 4일째 경기하는 것이다. 내가 제시하는 전술적인 제안을 빨리 습득해 그런 역량들을 보고 싶다. 선수들이 반응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대표팀 운영 때 짧은 시간 준비해 전광석화 같이 5일 안에 만들어내는 축구를 했다. 큰 우려없다. 좋은 축구를 최대한 빨리 접목시켜 후반기 운영을 할 것이다. 그동안 울산은 모 구단이라 계속 관심깊게 봤다. 많은 선수들의 정보를 갖고 있다. 어제 연습경기를 통해 더 많이 알 수 있었다. 큰 틀의 변화는 없지만 적합한 선수를 찾고, 가장 좋은 조직을 구성하겠다.
-리딩구단 울산을 어떤 식으로 이끌어가겠나.
▶K리그는 1위부터 마지막 순위까지 어떤 결과가 나오지 모를 정도록 경쟁적인 구도다. 전력차가 잘 보이지 않는다. 매경기가 힘들고. 숨이 막히는 경기다.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K리그에서 받는 느낌 중 하나는 수동적인, 소극적인, 실수를 기다리는 수비는 좋아하지 않는다. 더 공격적인 축구를 많이 보지 못했다. 울산이 K리그를 주도하는 구단으로 앞선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많다.
▶벌써 그런 부분에 있어서 코칭스태프와 의논했다. 연령대가 높은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연령이 높은 선수들이 관리도 잘하고, 역량들이 높다. 늙어서 쇠퇴하는 등 나이를 숫자로 따지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체력적인 점은 요구되지만 그 부분은 경기 운영에 있어서 커버가 가능하다. 5명의 교체멤버와 로테이션으로 커버가 가능하다. 방향성을 잘 유지해서 그 부분을 인식해나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즌 중 부임. 부담감 없었나.
▶사람이다보니 한 번의 생각을 했다. 울산은 한 번에 와야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시즌 끝난 후면 충분히 준비할 수 있어 좋은 시점이었다. 그 부분에 있어서 좋은 타이밍은 아니었다. 그런 부분이 걸렸다. 전력이나 우승 경쟁 등 동기부여가 있었지만 큰 걸림돌이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F은 시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었다. 크게 염려는 되지 않았다. 부산 아이파크 대행시절에는 22경기 못 이기는 팀을 4연승으로 끌고간 적이 있다. 28년 쌓은 여러가지 경험들은 커버하는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선임위원장 시절 감독 사단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는데. 혼자왔다. 오른쪽 풀백 해법은.
▶사단이 움직이는 것은 대표팀에선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사단을 이끌고 간적이 없다. 전문가들 요소요소 모셔가 교육시켜 시스템을 셋업했다. 기존 코칭스태프들에게 정보를 주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끌고갈 자신감이 있다. 또 울산의 기존 스태프와도 다 연이 있다. 난 내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전달한다. 각 포지션마다 역할과 책임을 제시한다. 거기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잘 한다
오른쪽 풀백은 큰 걱정 안하고 싶다. 기존의 선수들 잘하고, 상당히 미래가 밝은 어린 선수도 있다. 잘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7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했다. 어떤 목표와 가장 큰 영감을 준 지도자는.
▶피지컬적인 목표는 잘 세우지 않는다. 대표팀 감독은 모두에게 꿈이다. 거창함 보다는 내가 간 곳에 만난 선수들 스태프 등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한다. 나도 좋은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것이 모토다. 피지컬적으로 어디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않했다.
영감을 받은 지도자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다. 상당히 빠져 있었다. 영업 비밀이지만 그 분이 추구하는 승리 방식이 굉장히 좋았다. 그 안에 철학과 게임모델이 안에 모두 들어있다. 전술적 역량 뿐 아니라 선수와 구단 관리에 있어서 매니저라는 인식이 있다. 매니저로서 큰 틀의 여러가지 시각을 볼 수 있는 역량을 끼워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중원 조합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
▶중원에 좋은 선수들이 많더라. 감독으로 기쁜 일이다. 며칠동안 여러가지 조합을 놓아보고 있다. 적극적이고, 도전적이면서 기술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런 역량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로테이션 통한 경쟁을 추구할 것이다. 뼈대는 유지하지만 지속적으로 경쟁을 시킬 것이다. 붙박이는 없다. 90분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승리에 공헌하는지 그런 역량을 볼 것이다. 또 1분을 배고파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경쟁을 통해 좋은 조합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K리그에서 경쟁팀이 많다.
▶김천, 포항, 강원이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전북과도 리이벌이다. 우리는 역량이 더 높다. 3년반동안 상향곡선이었지만 올해 꺾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잘 커버하고 곧바로 상향곡선을 그을 수 있도록 전력을 가다듬을 것이다. 의지할 선수보다 고참, 중고참, 어린 선수들의 역할이 다 있다. 이들을 잘 조합해 팀을 견고하게 갖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
-꺾인 원인을 찾았나. 시급한 과제는.
▶요인을 며칠만에 찾았으면 '점쟁이'다. 밖에서 생각한 요인이 있었다. 내부 얘기를 들으면서 확인해야 한다. 선수 개인 면담을 통해 많이 찾아가고 있다. 난 부정적인 것, 지적보다 잘하는 것, 강점, 비전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목표 지향적으로 대화를 이끈다. 무거운 것보다 희망, 가벼운 것, 다이내믹한 것이 좋다. 가장 시급한 것은 제시한 게임모델을 빠른 시간안에 경기력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역량있는 선수들을 팀으로 뭉쳐낼까가 중요하다. 감독이 우승하고 싶은 것보다 선수들의 우승 배고픔이 있어야 한다. 우린 도와주는 사람, 지원하는 사람이다. 감독은 서비스맨이고, 동기부여하는 사람이다. 선수들이 목표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퍼거슨 감독 관리형 매니저인데, 구단과의 협조는.
▶홍콩에서 감독 겸 테크니컬 디렉터로 있을 대 영국 CEO를 모셨다. 그는 구성원들의 역량을 평가할 때 갈등해결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좋은 영감 받았다. 어딜가든 갈등과 문제는 반드시 일어난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요구상항을 젠틀하게 반드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다혈적인 부분이 있다. 신사적으로 내 의사를 잘 전달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더 대화하고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위해 노력하겠다.
-대표팀 선임 과정의 룰이 깨졌는데. 외부에서 바라보는 점은.
▶힘든 질문이다.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 내가 이야기하면 다 묻힐 것 같다.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
-올 시즌 목표는
▶리그, 코리아컵에서 우승하고, ACL 결승까지 올라가는 목표로 도전하겠다. 좋은 결과를 갖고 울산 팬들, 처용전사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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