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이어 울산 사령탑…김판곤 감독 "도장 깨기하는 마음으로"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4. 8. 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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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울산HD 신임 감독.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으로 떠난 홍명보 감독에 이어 K리그1 울산HD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 전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이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울산은 지난달 28일 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지난 20여년간 국내외에서 지휘봉을 잡으며 지도력을 보여준 김판곤 감독이 친정팀인 울산에서 K리그 첫 정식 감독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고 소개했다.

경남 진주 출신인 김 감독은 1992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해 1996년까지 뛰었고, 1997년에는 전북 현대로 이적해 시즌을 소화한 뒤 은퇴했다. 이후 부산 아이파크, 홍콩 대표팀, 말레이시아 대표팀 등에서 경력을 쌓고 28년 만에 친정팀인 울산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5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28년 전 겨울 상당히 무거운 마음과 아쉬움을 갖고 울산을 떠났다"며 "울산 감독으로 이 자리에 선 건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스럽다. 기쁘기도 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앉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도장 깨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가는 모든 곳이 처음이었고, 모두에게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은 상황이었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지만, '도장 깨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에서는 어떤 도장을 깨고 싶냐는 질문에는 "아직 리그 우승 경쟁 중이고, 코리아컵 우승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도전한다는 것도 매우 큰 의미였다.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판곤 울산HD 감독 취임 기자회견. 연합뉴스

김 감독은 "항상 K리그에 대한 배고픔이 있었다. 갈증이 컸지만, 먼저 오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때를 기다렸고, 부름이 와서 응답했다. 지도자로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 합류 후 선수들과 4차례 훈련을 실시했다는 김 감독은 "지난 3년 반 동안 홍명보 전임 감독 아래 상당히 좋은 팀이 됐다는 걸 느꼈다"며 "팀 분위기도 생각보다 밝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즌 중에 지휘봉을 잡은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김 감독은 "울산 선수들은 대표팀급이 아닌가. 그러면 대표팀에 왔다고 생각하고 임하면 된다"며 "내가 제시하는 전술을 빠르게 습득해야 한다. 나도 대표팀을 이끌었던 만큼 최대한 빨리 적응해서 후반기를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공격적이고, 주도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두 가지를 바탕으로 90분 내내 통제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며 "전임 감독이 상당히 주도적인 축구를 했다. 여기에 나는 공격적인 수비를 좋아한다. 더 공격적인 모습으로 다이나믹한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리그 3연패를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왔다. 김 감독은 "항상 울산에 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좋은 시점이길 바랐다"며 "시작부터 충분히 준비하고 시작해야 했는데, 지금은 좋은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직전 말레이시아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코칭스태프 사단은 동행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사단이 중요하지만 내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울산 코칭스태프도 이미 나와 연이 있는 코치들이다. 각각 일사불란하게 잘 움직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산HD 제12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판곤 감독. 연합뉴스

현재 울산은 25라운드까지 12승6무7패 승점 42를 기록 중이다. 1위 김천 상무(승점 46), 2위 강원FC, 3위 포항 스틸러스(이상 승점 44)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가운데 순위는 다소 뒤처진 상태다.

김 감독은 "순위가 상당히 촘촘하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경쟁 구도"라며 "매 경기 쉽지 않지만 더 많은 노력을 하며 극복해야 한다. 울산이 K리그를 주도하는 구단인 만큼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수들이) 내가 제시하는 게임 모델을 빠르게 습득해야 한다. 역량 있는 선수들을 뭉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감독이 우승하고 싶어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배고픔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도와주는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을 맡아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했던 김 감독은 이날 최근 홍명보 감독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주인공이 되면 안 될 것 같다"며 "지금은 답변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다음에 좋은 기회가 생기면 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 감독은 오는 1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 홈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그는 "올 시즌 리그 우승과 코리아컵 우승, ACL에서는 결승까지 올라가도록 도전하겠다"며 "좋은 결과를 갖고 울산 팬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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