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맨 "전문가 아니어서 못한다는 생각 버렸다"[인터뷰②]

안호균 기자 2024. 8. 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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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가이드, 요리 유튜버 육식맨 인터뷰
"공개되지 않은 레시피 재현 영상이 반응 더 좋아"
"소재 고갈, 나 자신의 벽 깰 수 있다면 극복 가능"
"수빙수·닛몰캐쉬와 함께 콘텐츠 만들어보고 싶어"
"미래 안 그려지는 직업…하루하루 최선 다할 뿐"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유튜버 '육식맨'이 12일 서울 중구 뉴시스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1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육식맨은 최근 전업 유튜버가 되기 전까지 대형 홈쇼핑 업체에서 MD(상품기획자)로 일하던 직장인이었다. 요리를 전공하거나 주방에서 일해 본 경험은 없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직접 음식을 만들어본 적도 별로 없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120만 요리 유튜버가 된 것은 우연히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고기 요리를 소재로 선택했지만, 일단 한 분야에 관심을 가진 뒤에는 몰입도가 상당했다.

레시피를 치밀하게 사전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 세계 각지의 음식을 경험하고 분석한다. 독일로 음식 여행(푸드 트립)을 갔을 때는 900km를 이동해 열끼를 소시지로 먹은 적도 있다고 했다. 이제는 현지에서 1~2시간씩 기다려서 음식을 먹지 않으면 맛있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농담처럼 말한다.

이렇게 5년간 쌓인 내공이 만만치 않았다. 음식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고기에 국한돼 있지 않다. 튜브가이드는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진행된 육식맨과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 게임을 제안했다. 한 잔에 5만원 대부터 1만원 이하까지 가격대별 커피 5잔을 시음하고 순서를 맞히는 일종의 챌린지였다. 생소한 분야라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육식맨은 정확히 정답을 찾아내며 섬세한 미각을 자랑했다.

물론 안정적인 대기업을 그만두고 유튜버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면서 생긴 고민과 걱정도 분명히 있었다.

육식맨에게 '아이디어 고갈에 따른 어려움은 없는가'라고 질문하자 "소재 고민을 하지 않는 유튜버는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어떤 인생이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내가 지금 가장 갈증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지금 이 직업은 미래가 안 그려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긍적적이고 도전적인 사고 방식은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듯이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왔던 그에게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큰 창작자라는 직업이 천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한가지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자신은 요리 연구가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레시피를 재현하는 콘텐츠만 만들어왔지만, 공개되지 않은 레시피를 스스로 연구해 음식을 만드는 도전을 했을 때 시청자들이 더 좋은 반응을 보냈다는 설명이다.

육식맨은 "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소재가 고갈됐어도 계속 나 자신의 벽을 깰 수 있다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단기 목표만 세우고, 그 목표를 위해 전력투구하자는게 지금 내 마음가짐"이라며 "가능한 한 많이 보고 많이 연구해서 시청자들에게 행복과 재미를 전달하자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유튜버 '육식맨'이 12일 서울 중구 뉴시스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12. bluesoda@newsis.com

다음은 육식맨과의 일문일답

-고기 얘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5년 동안 이제 유튜버로 활동하시면서 고기라는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해서 영상을 만드셨어요. 아이템이나 아이디어 고갈로 어려움을 느끼시진 않나요?

"그런 걸 안 느낀다면 거짓말이죠. 제가 유튜버 모임에 나가면 소재 고민을 안 하는 유튜버는 없어요. 그런데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순간에는 번아웃이 올 것 같을 정도로 좌절했던 순간들도 있고요. 그런데 그런 시기는 좀 지나간 것 같아요.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가 중식을 주제로 했다면 그게 더 힘들었을 수도 있어요. 고기는 나름 요리 안에서는 엄청 범위가 넓다는거죠. 그리고 시기에 따라, 트렌드에 따라 사람들이 원하고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 되게 달라져요.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흐름만 잘 잡아낼 수 있다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일을 결국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저는 요리를 전공하거나 주방을 경험한 게 전혀 없는 취미로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해외 유명 레시피를 커버해서 한국화하는 게 내 한계지 뭘 재현하고 이런 건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공개되지 않은 레시피를 재현하는걸 10번 정도 시도해 봤는데 그 영상들이 훨씬 잘 되더라고요. 오리지널리티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럴 거에요. 저는 요리 연구가가 전혀 될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요리 연구가 흉내를 낸 영상들을 사람들이 좋아하시는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그 틀을 깼어요. 머릿 속에서 나는 못한다는 생각은 버렸어요. 소재가 고갈됐어도 계속 나 자신의 벽을 깰 수 있다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창작한 음식을 만들어보자는 생각도 있나요?

"저는 창작 요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모르죠 언젠가는 시청자분이 제게 창작 요리를 원하시는 날이 올 수도 있는데, 저는 지금은 창작을 하면 안 돼고 생각은 하고 있어요. 조회수로만 보면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초일류 셰프의 오리지널 레시피 영상도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좋아하진 않잖아요. 유튜브는 유니크 미디어가 아니라 노멀 미디어라서 오리지널 레시피를 하는 일들은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그런데 이것도 나의 벽이었고 어느 순간 창작 레시피를 올리고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많은 양을 요리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만든건 다 드시나요?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시기도 하나요?

"나눔은 절대 못 해요. 음식이 식어요. 저조차도 따뜻한 채로 먹어본 적이 없는게 먹방의 현실이고요. 음식을 앞에 세워놓고 녹화를 하는데요. 그 앞에서 몇십분간 얘기했던 음식은 남에게 별로 먹이고 싶지가 않아요. 제 위생관념은 그래요. 결국에는 냉동실에 다 쌓이죠."

-고기를 5년 이상 다루면서 상당한 내공이 축척됐을거라 생각되는데요. 고기에 대한 여러가지 논쟁적인 이슈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가 맛있다'는 건데요. '마블링이 많은 고기가 맛있다는건 착각이다'라는 반론을 내시는 분들도 있어요. 이런 의견 대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블링이 많은 고기는 맛있다는 건 우리나라에서는 완전히 정답이라고 모두가 인정하실 거고요. 글로벌로도 그게 스탠더드라고 생각해요. 외국 크리에이터들의 경우에도 회심의 콘텐츠로 하는게 일본 와규 A5(최고 등급)에요. 전 세계적으로도 사람들이 가장 클릭하고 싶고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드는게 그거라는 거죠. 그 반대 사례로 굉장히 깜짝 놀랐던 게 아르헨티나에서의 경험이었는데요. 아르헨티나의 소고기는 마블링이 없다시피 해요. 제가 물어봤더니 아르헨티나는 거의 송아지 고기를 먹는대요. 아직 덜 자랐으니까 연한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송아지 도축이 불법이거든요. 마블링이 절대적인 척도가 아니기도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마블링을 좋아한다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테이크는 굽기는 어느 정도로 해서 드시나요?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요. 기본적으로 미디엄 레어라고 생각은 하는데, 1++ 등급이면 얘기가 좀 달라요. 1++은 지방이 좀 더 녹아야해요. 미디엄 레어면 지방이 살짝 덜 투명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고기가 나쁠수록 미디엄 레어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주제는 국내에서 한번 논쟁이 된 적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닭으로 치킨을 만들어 먹는데 이건 닭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어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건 확실히 (우리나라와 다른나라가) 달라요. 우리나라는 완전히 글로벌 스탠다드와 다르게 닭을 먹어요. 실제로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닭을 작게 먹는 나라 중 하나예요. 닭은 실제로 비린내가 있어요. 그 비린내는 생닭을 딱 꺼내자마자 아무리 신선해도 느껴져요. 우리나라가 작은 닭을 먹는건 백숙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백숙은 육향을 국물에 퍼트려서 먹는 요리에요. 그러니까 향이 비리면 아주 곤란해지는거에요. 그런데 저는 닭은 지금보다는 크게 키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너무 육향을 지운 수준이고요. 지금은 시장에 가면 1kg 닭 밖에 없거든요. 1.5kg 수준의 닭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평생 한 가지 종류의 고기만 먹어야 된다면 어떤 걸 선택하실건가요?

"한국 사람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돼지를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소의 비계를 먹는건 별로 생각 못해보셨을 거에요. 그런데 돼지는 비계도 먹잖아요. 지방도 먹고, 살코기도 먹고, 다양하게 먹고 싶기 때문에 돼지를 골라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유튜버 '육식맨'이 12일 서울 중구 뉴시스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12. bluesoda@newsis.com


-고기 요리를 주로 하시는데 실제 음식 취향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뭐든지 다 잘 먹는 스타일이고, 사실은 어릴 때는 해물 요리를 많이 먹었어요.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다 고향이 섬이셔서 어릴 적부터 밥상이 되게 해물 위주였어요. 어릴 때부터 게장도 많이 먹고 생선구이나 회도 잘 먹었는데요. 지금은 고기를 제일 좋아하는 게 사실입니다. 밥상에 고기가 없으면 힘들어하는 스타일이죠. 그리고 저는 미국에 산 적은 없는데 극도로 미국 취향의 입맛이에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가급적 한식을 고르지 않아요. 군대에 있을 때 야간근무를 하고 아침을 먹으면서 문득 '내가 20여년간 너무 한식만 먹었구나, 전역하면 한식이 아닌 걸 먹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세계 190여개의 나라가 있는데 한 나라 음식만 먹은게 너무 억울한 거에요. 저는 아직도 100개 나라의 음식도 못 먹어봤고, 가능하다면 전 세계 요리를 다 먹어보고 싶어요."

-해외여행을 갈 때 고추장이나 라면을 가지고 가시는 일은 없겠네요.

"그런건 아예 아이디어를 떠올려본 적도 없어요."

-술은 자주 드시는 편인가요?

"저는 술을 되게 좋아해서 거의 매일 술을 먹고싶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런데 술자리는 아예 안 좋아하다시피 해요. 너무 가벼워지거나 너무 이성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변하는 게 그렇게 유쾌하다고 생각을 안 해요. 술은 아주 좋아합니다. 제가 한 번도 안 먹어 본 술이면 다 좋아해요. 발베니 대란 전부터 남대문에 가서 사서 마셨고요. 와인은 지금도 전혀 모르지만 이제 막 조금씩 눈을 뜨면서 마리아주를 느끼고 있고요. 최근 가장 관심이 많은건 중국의 백주에요."

-커피는 좋아하시나요?

"커피는 기능으로서만 좋아했었는데요. 최근에 커피 유튜버 안스타 님을 사석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그 분이 월 구독으로 커피콩을 보내주는 비즈니스를 하세요. 만난 김에 한 달 보내주셔서 마시고 있는데요. 너무 맛있는 거에요. 그날 이후로는 하루도 안 빼놓고 매일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렸습니다. 아침에 그걸 내리고 있으면 얼마나 마음이 차분해지는지 몰라요. 저만의 명상 시간인 것 같아요. 커피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냥 아메리카노만 먹을 뿐이에요."

-요즘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교류를 많이 하고 계신데요. 혹시 같이 콘텐츠를 찍고 싶은 크리에이터가 있나요?

"2명이 떠오르는데요. 일단 요리 쪽으로는 해산물 크리에이터 수빙수님이 있어요. 저랑은 이미 연락을 하고 지내는 사이인데요.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네요. 둘이 뭔가를 한다면 기대감이 크니까 멋진 걸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죠. 그렇지만 수빙수님과 진짜 재밌는 '고기 대 해물' 영상 한 번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어요. 또 한 분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크리에이터 닛몰캐쉬님이에요. 실제로 뵈면 정말 예의 바르시고요. 콘텐츠적으로는 천재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기획력을 가진 분이에요. 쇼츠 코미디를 하시기 때문에 제가 그런걸 못할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너무 좋아하는 분이어서 한 커트라도 좋으니까 같이 출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콘텐츠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은음식도 많이 드시게 되는데, 아내분께 잔소리를 듣진 않나요?

"아내는 제가 먹는 것에 아주 아주아주 관심이 많고, 제가 뭘 못 먹게 하는 사람이라고 보시면 돼요. 저는 빙수를 정말 좋아해서 여름엔 주체가 안되거든요. 아내는 절대 그걸 놔두지 않죠. 거의 제 푸드 매니저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관리를 하고 있어요. 어떻게든 제게 채소를 먹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편집 하느라고 오래 모니터 앞에 앉아 있다 보니까 식사는 거의 아내가 준비해주는데요. 매일 고기만 먹을 것 같지만 실상은 아내가 해준 맛있는 가정식들을 주식으로 먹고, 콘텐츠를 통해 특식을 먹는 식으로 일주일 식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상에 아내분이 등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제가 회사원 출신인데, 아내는 입사 동기였어요. 신입사원 연수가 끝나면 각 팀으로 배정이 되잖아요. 그러면 동기들과 사내 메신저로 얘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아내와 채팅할 때 '이 친구와는 말이 잘통하고 재미있다'는 강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 생각이 너무 짙어져서 무리수를 두게 됐죠. 직장에서 주말에 보자고 하는 건 차라리 사귀자라고 하는 게 나을 수준의 강렬한 대시잖아요. 그런데 마음이 주체가 안돼서 주말에 한 번 보자고 했고, 그러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제가 만 27세에 결혼했으니까 올해 결혼 10년차인데요.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내도) 퇴사하고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2세 계획은 없나요?

"자녀 계획이 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 유튜브가 딱 터졌어요. 저는 집에서 요리하는걸 찍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아이가 집에 있으면 그 집은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야 해요. 저는 그게 두려워서 안되겠더라고요. 아내는 아이를 더 원하는 쪽이었고, 저는 유튜브의 성장을 좀 더 원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벌서 제 나이가 돼버렸네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딩크'화가 된 건데요. 생각을 해봤는데 전 세계 어디에도 아이를 가져보고, 안 가져보고를 둘 다 해본 사람이 없어요. 객관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는거 같아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참 딜레마인 문제입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풀지 못한 수수께끼인 것 같아요."

-전업 유튜버가 되기 전에는 유통업계에서 10년이 넘게 일을 하셨는데요, 그 경력과 지식을 이용해서 다른 분야에 도전해보실 생각은 없나요?

"제가 첫 뉴시스 인터뷰 때는 유통업계까지만 공개를 해달라고 말씀드렸었죠. 이제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텐데 저는 홈쇼핑 MD였고요. 사실 그때 회사에서 배운 능력으로 저는 유튜브를 하고 있어요. 홈쇼핑은 생방송으로 수만명, 수십만명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에요. 그게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과 접점이 너무 많아요. 그러다보니 거기서 배운 스킬과 거기서 배운 설득 능력 등으로 사실상 유튜브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더 이상 뽑아쓸 능력이 없습니다."

-구독자 수가 120만명이 넘었으니 개인 유튜버로서는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셈인데요. 인생 전체를 놓고보면 성공한 인생은 어떤거라고 생각하세요?

"이건 제가 대답 못할 것 같아요. 이 질문이 제가 지금 가장 갈증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에요. 사실 저는 되게 미래지향적인 사람이었거든요. 저는 회사 다닐 때 2년 뒤, 3년 뒤, 5년 뒤, 10년 뒤 내 모습을 되게 선명하게 그렸어요. 그런데 지금 이 직업은 미래가 안 그려져요. 유튜버가 되고 나서 가장 큰 혼란과 두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 바로 다음달도 보이지 않는다는 거에요. 그래서 함부로 뭘 정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뭘 정하면 너무 실망감이 커질 것 같아서요. 그래서 단기 목표만 세우고, 그 목표를 위해 전력투구하자는게 지금의 제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 도전할 수 있는걸 다 해보고, 가능한 한 많이 보고 많이 연구해서 시청자들에게 행복과 재미를 전달하자. 이런 것들만 현재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목표를 찾지 못해서 다른 유튜버들은 뭘 꿈꾸면서 사는지 물어보려고 유튜버들을 만나러 다니는 것도 있어요. 새롭게 태어난 직업이다보니 다들 안갯속에 있고, 성공한 분들은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지는 모르겠어요. 올해가 지나기 전에 빨리 3년, 5년 정도를 내다볼 수 있는 꿈을 갖고 좀 더 진취적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필요를 엄청나게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목 상태도 안 좋으신데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육식맨 채널과 뉴시스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늘 제 나름대로 고민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은데요.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고기 요리, 신나는 푸드 트립으로 여러분들의 소중한 10분, 15분이 낭비되지 않는 재미있고 특별한 영상을 만들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매일매일 노력하겠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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