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28년 만에 울산 컴백! 'K-퍼거슨' 김판곤 감독, “중도 부임 원치 않았지만 고향팀+스쿼드+우승이 울산 선택 이유” (전문)
[마이데일리 = 종로구 최병진 기자] 김판곤 울산 HD 신임 감독이 고향팀으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5일 오전 11시 서울특별시 종로구의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울산은 지난 28일 제 12대 사령탑으로 김판곤 전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울산은 홍명보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했고 김 감독을 후임으로 낙점했다.
김 감독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다섯 시즌 동안 울산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경험이 있다. 1996년 첫 리그 우승컵 우승 멤버다. 정식 프로 지도자 커리어는 2005년에 부산 아이파크에서 시작했다. 이후 사우스차이나, 홍콩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국가대표팀을 차례로 맡았다. 2018년에는 잠시 행정 업무를 맡았다. 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 선임 위원장을 맡으며 파울루 벤투 감독을 영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김 감독은 2022년에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다시 현장에 복귀했고 선임 5개월 만에 업적을 만들어 냈다. 2023 AFC 아시안컵 3차 예선에서 E조 2위에 말레이시아를 안착시키며 43년 만에 아시안컵 자력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고 울산의 12대 감독으로 부임하게 됐다.
김 감독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는 걸 안다. K리그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울산에는 언젠가는 오고 싶은 마음이었다. 전임 감독이 떠나고 시즌 중에 부임하면서 부담도 가지고 있지만 울산이 모 구단이며 강한 스쿼드를 가지고 있고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 김판곤 감독 일문일답 ]
- 취임 소감
28년 전 겨울에 무거운 마음을 갖고 울산을 떠났다. 울산의 감독으로 서게 돼 영광스럽다. 기쁘기도 하지만 상당한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 27년 전에 지도자를 처음 시작했다. 당시에 ‘또 한 사람의 감독이 아닌 바로 그 감독이 되고 싶다’라는 모토가 있었다. 여러 지도자를 경험했지만 배고픔이 있었다. 더 좋은 감독으로 선수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27년을 보냈다. 선수 생활 당시 ‘바람의 파이터’라는 애칭이 생겼다. 지도자를 시작하고 첫날까지 매 순간이 ‘도장 깨기’였다. 기대보다 우려가 큰 상황이 계속됐다.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이 자리에 왔다. 저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걸 알고 있다. 이번에도 도장을 깬다는 생각으로 자신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울산의 팬들이 기대하는 모든 것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린다.
- 클럽에서 깨고 싶은 도장은?
항상 도전자의 입장이다. 홍콩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모든 사람들이 의문을 가졌다. 경력이 없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부임했다. 첫 대회에서 북한을 누르고 우승을 했고 다음 동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또 대한축구협회에서 위원장 시절에도 똑같은 시선이 있었다. 말레이시아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좋은 기록을 썼다. 그런 의미다. 울산에서는 우승을 경쟁하고 있고 코리아컵도 남아 있다. 항상 울산이 그랬듯이 ACL에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클럽 월드컵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그런 부분에서 도전을 하고 싶었다.
- 지도자 생활에 대한 평가는?
항상 K리그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럼에도 먼저 오고 싶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름이 왔을 때 응답을 했다고 생각한다. 어디를 가든지 그 위치가 나의 역량에 대한 모든 걸 표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항상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도자로서의 성품도 많이 부족하지만 지속적으로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선수단 첫인상은?
어제까지 4번의 훈련을 했다. 선수들을 만나 보니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걸 느꼈다. 지난 3년 반 동안 홍명보 감독이 상당히 팀을 잘 성장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나 선수 구성도 안정적이다. 선수단 분위기도 생각보다 밝았다.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전술적인 스타일은?
어제 선수들하고 이야기를 했다. 어떤 방식으로 승리를 추구할 것인지,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가 통제하며 승리를 따내길 원한다. 전임 감독께서 상당히 주도적인 축구를 추구하셨다. 그런 부분은 이어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수비에 있어서도 공격적인 수비를 좋아한다. 팀을 더 다이나믹하게 만들어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울산 선수들에게 대표급 수준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3-4일 정도 준비해서 경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 전술적인 부분을 빠르게 습득해서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지속적으로 울산을 지켜봤다. 연습 경기를 통해서도 파악을 했다. 큰 변화는 없겠지만 스타일적으로 가장 좋은 조합을 찾아낼 것이다.
- K리그에 대한 평가는?
1위부터 최하위까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전력 차가 나더라도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매 경기가 힘든데 잘 극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K리그를 보면 수동적인 수비의 모습이 있다. 공격적인 축구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수비적인 공격성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울산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 선수단 연령이 높다는 우려가 있는데?
스태프와 논의를 했다. 인지를 하고 있다. 훈련을 해보니 자기 관리를 잘한 것 같다. 교체 선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로테이션도 가능하다. 방향성을 잘 유지해 나가겠다.
- 시즌 중 부임과 홍 감독 후임에 대한 부담은?
한 번은 고민을 했다. 울산은 항상 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 시점이 좋은 시점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좋은 시점이란 시즌이 끝나고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이번에가 좋은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럼에도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경기력을 끌어 올려야 하는 경험을 했기 떼문에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부산에서 대행 경험도 했는데 22경기를 못 이기던 팀을 4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울산이 모 구단이라는 점과 강한 스쿼드를 가지고 있고, 우승애 대한 동기부여가 있었기에 선택을 했다.
- 선임위원장 시절 ‘사단’을 강조하셨는데 이번에는 홀로 울산에 부임하게 됐는데?
대표팀에서는 중요성이 크다. 개인적으로 사단을 끌고 움직인 적이 없다. 말레이시아 때도 전문가를 모셔서 시스템을 만들며 준비를 했다. 기존 코칭 스태프에게 정보를 주고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기존 스태프와 연이 있다. 이경수 수석 코치와는 협회에서 함께 했고 조광수 코치는 정보전략위원으로 일할 때 소통을 했다.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요구를 하고 있기에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오른쪽 사이드백에 대한 우려는?
큰 걱정은 안 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과 기존의 선수들로 잘 커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감독으로서의 목표는?
거창한 꿈보다는 함께 일을 하는 선수들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지도자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축구에 빠져 있었다. 영업 비밀이지만 그분이 추구하는 승리 기법이 인상적이었고 지금도 추구를 하고 있다. 전술뿐 아니라 구단을 관리하는 매니저로서의 모습을 잘 키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중원 조합에 대해서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감독으로서 기쁜 일이다. 계속해서 생각을 하고 있다. 가장 좋은 조합을 찾으려 한다. 적극적이면서 기술적인 선수를 원하는데 로테이션을 통해서 경쟁도 시키려 한다. 뼈대는 유지를 하겠지만 붙박이는 없다. 얼마나 좋은 수행 능력을 보이고 팀 승리에 공헌하는지가 중요하다.
- 경쟁팀은?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김천, 포항, 강원이 있고 전통적으로는 전북과 라이벌이다. 계속해서 상향 곡선이 시즌 초반부터 꺾였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다시 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력을 가다듬으려 한다. 고참이면 고참, 어린 선수들은 어린 선수대로 역할이 있다. 각자의 역할을 잘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 울산의 상승세가 꺾인 요인은?
며칠 만에 찾아내면 점쟁이일 것이다(웃음). 여러 요인들을 확인해 보려 하고 내부적으로도 이야기를 들으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과 개인 면담도 진행 중이다. 부정적인 부분보다는 강점을 이야기해주려 한다. 비전에 대해서도 소통을 하면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 가장 시급한 일은?
제가 제시한 게임 모델을 선수단이 빠르게 이해하고 경기력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어떻게 역량이 있는 선수들을 하나로 이끄는지가 중요하다. 감독은 서비스맨이다. 동기부여와 훈련, 정보를 제공하며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줄 때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려 한다.
- 구단과 소통 방안에 대해서는?
홍콩에서 감독 겸 디렉터를 할 때 영국 CEO를 모신 저기 있다. 그분이 구성원을 평가할 때 갈등 봉합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좋은 영감을 받았다. 어디를 가든 갈등은 반드시 일어난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존중을 바탕으로 요구사항을 젠틀하게 요구하는 부분을 키워나가고 있다. 다혈질적인 부분도 있는데 이를 잘 컨트롤해서 신사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려고 한다. 더 대화하고 소통을 할 것이다.
- 대표팀 선임 과정에 대한 생각은?
오늘은 저와 울산이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다면 말씀을 드리겠다.
- 올시즌 목표?
리그와 코리아컵에서 우승을 하고 ACL 결승까지 도전하겠다. 좋은 결과로 울산 처용전사 팬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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