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아파트서 실외기 불…폭염에 에어컨 화재 주의보

유영규 기자 2024. 8. 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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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 아파트 화재

체감온도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화재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5일) 오전 7시 45분 서울 마포구 도화동 37층짜리 아파트 2층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나 35분 만인 오전 8시 20분 완전히 꺼졌습니다.

이 불로 이곳에 살던 여성이 연기를 마셔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아파트 관계자는 "실내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실의 창문을 닫아놓아서 열이 올라 불이 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오전에는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 6층 에어컨 실외기실에서 불이 나 20분 만에 꺼졌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불이 집안 내부 등을 태워 3천만 원가량의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소방당국은 전기적인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에는 대전 서구 도안동의 한 아파트 외부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나 전소됐고, 충남 당진시 시곡동 한 음식점의 에어컨에서도 불이 나 7분 만에 꺼졌습니다.

무더위 속 냉방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여름철 에어컨 관련 화재에 주의보가 켜졌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9∼2023년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주로 여름에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이 기간 일어난 아파트 화재 1만 4천112건 중 여름철(6∼8월) 화재는 4천18건으로 28.5%를 차지해 3천555건(25.2%)인 겨울철(12∼2월)보다 많았습니다.

특히 여름철 에어컨 등 계절용 기기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자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에어컨 실외기가 과열되지 않도록 환기창을 반드시 열어두는 등 사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에어컨을 쉬지 않고 사용하다 보면 합선이나 단락 같은 전기적인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외기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모터가 과열되는 경우도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중간중간 환기를 시킬 겸 잠시 에어컨을 꺼서 사용에 여유를 주면 좀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혹시 불이 나더라도 크게 번지지 않도록 실외기실에 가연물을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기온이 많이 오르면 에어컨 가동률이 높아지는 데다 과열까지 쉽게 될 수 있어 실외기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이중삼중으로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실외기가 가동되면 주변 열기는 40∼60도에 이른다"며 "환기창을 닫아놓으면 순식간에 온도가 100℃ 이상 오를 수 있어 환기창을 무조건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 교수는 "여름 시작 전과 후에 실외기를 청소하고 쓰지 않을 때에는 덮개를 씌워 놓을 필요가 있다"며 "에어컨을 가동하면 환기창이 자동으로 열리도록 하거나 실외기실의 온도가 일정 이상 올라가면 경보가 울리는 장치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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