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지 않는 사회 인도, ‘간접 광고’도 금지한다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8. 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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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주류 직접 광고를 금지해 온 인도가 간접 광고도 금지하기로 했다.

주류 업체들이 규제를 교묘하게 회피하며 사실상 직접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인도에서 주류 광고로 오해될 수 있는 광고는 금지된다.

지난 2000년부터 인도에서 주류 광고 직접 규제가 금지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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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이유로 술 금기시하는 인도
국경일, 선거 투·개표일 뿐 아니라
각종 축제 때도 주류판매·소비 금지
2000년 술 직접광고 금지 이어
9월부터 간접·대리 꼼수광고도 차단
[사진=로이터연합]
20년 넘게 주류 직접 광고를 금지해 온 인도가 간접 광고도 금지하기로 했다. 주류 업체들이 규제를 교묘하게 회피하며 사실상 직접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업체들은 비상에 걸렸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의 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입수하고 “인도가 술의 간접 노출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주류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인도에서 주류 광고로 오해될 수 있는 광고는 금지된다. 주류 회사 브랜드가 알려질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광고도 제한된다.

음료수 등을 판매하면서 주류 제품과 유사한 라벨이나 디자인, 패턴, 로고 등을 사용해도 벌금을 내야 한다.

벌금은 최대 500만루피(약 8000만원)다. 이와 함께 해당 광고를 제작한 업체는 최대 3년 동안 영업이 금지된다. 간접 광고에 동원된 연예인 등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규제는 한 달 이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인도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소비자에게 주류 브랜드를 알리기보다는 제품을 똑바로 홍보하라는 의미”라며 규제 취지를 설명했다.

인도는 종교적인 이유로 인해 술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있다.

독립 기념일, 공화국 기념일, 간디 탄신일 등 주요 국경일에는 전국에서 주류 소비가 금지된다. 각종 축제들도 술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선거 투표날과 개표날에도 술은 금지된다. 일자에 관계없이 아예 주류 소비와 판매가 원천 금지된 지역도 있다.

이처럼 ‘술 권하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광고 규제는 인도에서 큰 저항없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지난 2000년부터 인도에서 주류 광고 직접 규제가 금지된 배경이다.

주류 업체들은 그러나 규제가 달갑지 않았다.

글로벌 주류 업체들은 간접 광고, 대리 마케팅 등으로 술을 은연 중에 홍보하는 방법을 썼다.

맥주 업체 칼스버그는 인도에서 생수 제품을 출시한 뒤 광고를 내보냈는데, 광고 내용이 연예인들의 파티였다.

여기에 다른 나라에서 맥주 광고에 쓰는 광고 카피를 삽입했다. ‘책임 있게 마시자’, ‘너의 세상을 기울여 봐’ 등 문구다.

주류 업체 디아지오는 자사의 스카치 위스키 제품인 ‘블랙 앤 화이트’와 동일한 이름으로 진저 에일 음료수를 인도에 출시했다.

위스키 라벨에 붙는 강아지 캐릭터도 음료수에 그대로 사용했고, 이 시그니처 캐릭터를 이용한 유튜브 광고도 냈다.

업체들이 꼼수를 쓰면서까지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이유는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주류 시장은 연간 매출 규모가 450억달러(약 62조2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8위의 주류 시장이다.

2019년 기준 5L였던 연간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2030년에 7L로 늘어날 전망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류 소비가 늘고 있다.

로이터는 “인도에서 성장하고 있는 주류 업체들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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