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커리 英 노병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 위원 위촉…유럽역사교육자연합회와 역사교육 MOU

3일 英 캠브리지서 열린 6·25전쟁 참전국 역사교사 총회에서는 업무협약체결

영국을 방문 중인 강정애(오른쪽)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우승자이자 6·25전쟁 유엔군참전용사인 존콜린 태커리(왼쪽) 노병에게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국가보훈부 제공

국가보훈부는 유엔참전국 미래세대들에게 6·25전쟁과 유엔군 참전 역사교육을 통한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유럽역사교육자연합회 유로클리오(EuroClio)와 손을 맞잡기로 했다.

보훈부는 영국을 방문 중인 강정애 장관이 3일(현지시간) 케임브리지에서 개최된 6·25전쟁 참전국 역사교사 총회 ‘월드 콩그레스(World Congress)’에 참석, 스티븐 스테거스 유로클리오 소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월드 콩그레스는 보훈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쟁유업재단(Korean War Legacy Foundation)이 주관해 미국, 캐나다 등 17개국 80여명의 역사·사회교사가 참석, 참전국별 6·25전쟁 교육자료집 활용방안에 대해 토의를 진행하는 교사 워크숍이다. 유로클리오는 교육자들이 혁신적이고 책임감 있는 역사 및 시민교육을 시행할 수 있도록 초국적인 교육자료를 제작하고 국가 간 협력을 장려해 역사교육자 간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1992년 설립, 현재 47개국 80여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이번 협약은 그동안 유엔참전국 미래세대 교육을 위해 구성된 월드 콩그레스에 이어 유로클리오와 6·25전쟁에 대한 교육을 함께 추진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협약에 따라 보훈부는 유로클리오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6·25전쟁 교육자료집 제작을 비롯해 유럽 각국의 미래세대가 6·25전쟁과 자유, 평등, 상호 연대와 존중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국제보훈 교육 행사 등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보훈부는 그동안 참전국 미래세대 교육을 위해 지난 2019년도부터 한국전쟁유업재단 및 참전국 교사단체와 연계해 6·25전쟁 교육자료집 제작을 추진, 현재까지 미국과 영국, 캐나다에서 교육자료집을 발간했다.

강 장관은 이날 업무협약식에서 "70여 년 전 발발했던 6·25전쟁은 정의를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한 가장 전형적인 사례"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우리의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22개 유엔참전국과 198만 유엔참전용사들이 ‘자유’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켜낸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계승할 수 있도록 유로클리오와 함께 긴밀히 협력하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3일(현지시간) 케임브리지에서 스티븐 스테거스 유로클리오 소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스티븐 스테거스 유로클리오 소장은 "6·25전쟁 당시 유럽연합의 많은 나라들이 유엔연합국의 일원으로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연대’를 실천하기 위해 참전했다"며 "하지만 6·25전쟁에 참전한 수많은 유럽연합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며, 이번 보훈부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6·25전쟁과 유엔참전의 역사를 제대로 연구하고 교육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업무협약식 후 영국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우승자이자 참전용사인 콜린 태커리( 94)옹을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 위원으로 위촉했다.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은 다양한 분야에서 보훈을 실천하고 있는 인사를 위원으로 위촉해 일상 속 보훈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영국을 비롯한 세계인이 유엔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함께해주기를 요청했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오전 런던 얼스코트 트레버로드에 있는 독립유공자 이한응 열사(1962년 독립장)의 순국지인 옛 주영국대한제국공사관을 찾아 헌화했다. 옛 주영국대한제국공사관은 1901년 이한응 열사가 주영국공사관 참사관으로 부임 후 영국 정부를 상대로 구국 외교를 펼치다 을사조약을 앞둔 1905년 5월 12일 일제에 의한 국권 박탈에 통분해 자결 순국한 장소다. 한영수교 140주년인 지난해에는 주영국 대한민국대사관 주관으로 건물 입구에 ‘주영대한제국공사관’ 동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어 강 장관은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마스 베델(1950년 대통령장)과 조지 루이스 쇼(1963년 독립장) 후손을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베델은 1904년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 데일리 뉴스를 창간, 황무지 개간권 반대와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폭로하는 등 일제의 한국침략을 규탄하는데 앞장섰다. 조지 루이스 쇼는 자신이 운영하던 이륭양행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교통사무국을 설치토록 해 군자금 전달, 통신 연락과 함께 본인 소유의 증기선을 이용해 독립운동가의 무기, 출판물, 자금 운동 등을 지원하며 임시정부를 도왔다.

강 장관은 "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의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독립을 앞당기는데 기여 하셨던 베델과 쇼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 내년은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으로 두 분을 비롯해 수많은 외국인 독립운동가분들의 공적이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