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건강검진 결과 "비타민D 부족"…사실은 아니다?
비타민D를 포함한 영양소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에 문제가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주장이 국제 학술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전문가의 합의로 결정해 근거가 부실하고 영양이 충분한 현대인에게는 극단적으로 과도한 양이라는 지적이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는 5일 국제 학술지 '영양'(Nutrition)에 연구 단신(short communication)을 통해 비타민 등 영양소 권장섭취량을 둘러싼 논란을 짚었다.
당시에는 미국 군징집병중 25%가 현재 혹은 과거에 영양 결핍이었을 정도로 영양 결핍은 매우 흔했다. 이에 미국 국방자문위원회는 미국국립과학한림원에 국방과 관련한 영양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고, 군인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적용되는 주요 영양소의 권장섭취량을 1941년에 만들게 됐다.
문제는 이때 제정된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임상 연구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50여 명의 전문가가 의견을 모아 비타민 등 주요 영양소별 권장섭취량을 정했는데 이는 '근거 중심'이 아닌 '합의'로 만들어진 기준일 뿐이란 것이다.
현재까지도 권장섭취량은 '특정 나이와 성별의 집단에서 거의 대부분의(97~98%) 건강한 사람들의 영양요구량을 충족시키는데 충분한 하루 평균 특정 영양소의 섭취량'으로 정의된다. 건강한 사람 100명이 있을 때 특정 영양소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상위 2~3명(2.5%)의 양을 권장섭취량으로 정한다는 뜻으로 기준치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라마다 비타민C 권장섭취량이 다른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건강한 사람은 비타민D 혈중농도가 12~20ng/㎖로 이 수준이 비타민D 결핍이나 부족이라는 임상적 근거는 부족하다. 애초 비타민D 혈중 검사는 불필요하며 20ng/㎖ 미만이라도 비타민D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권장섭취량을 최적의 건강 상태와 무관하게 '상위 2.5%'로 고정하다 보니 10명 중 8~9명이 비타민D 결핍에 해당한 것이 오히려 문제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명승권 교수는 "건강한 사람 중 상위 2.5%의 섭취량에 해당하는 권장섭취량은 과도하게 많은 것"이라며 "권장섭취량도 코호트 연구를 통해 최적의 건강 상태를 보이는 특정 영양소의 섭취량의 범위를 새롭게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호트 연구는 질병과 연관된 공통적인 특성을 갖는 인구집단과 그렇지 않은 인구집단을 비교 분석하는 연구 기법이다. 너무 마르거나 뚱뚱하면 사망률이 높고 중간 정도가 가장 건강해 이를 표준 체중으로 삼는데 이 역시 코호트 연구를 '근거'로 삼았다.
명 교수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권장섭취량과 영양결핍 관련 연구는 잘못된 개념과 정의의 권장섭취량에 기반했으므로 신뢰할 수 없다.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의학, 영양학, 역학, 보건학 등 영양과 관련한 전 분야가 논의해 올바른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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