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대표팀 직접 챙긴 정의선 회장…'퍼펙트 지원'이 쏜 금빛 결실

이다원 2024. 8. 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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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표팀, 2024 올림픽서 양궁 5관왕
파리 현지서 끝까지 현장 지킨 정의선
물심양면 전방위 지원…직접 격려도
공정성·투명성 앞세워 미래 지원까지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 5개·은메달 1개·동메달 1개라는 대기록을 썼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배경에는 훌륭한 기량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있다. 또 전방위에서 세심한 지원에 나서며 기량을 끌어올리되, 공정하고 투명한 선수 선발과 체계적 훈련을 지원한 대한양궁협회와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이 함께 꼽힌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은 미국 브래디 엘리슨을 슛오프 접전 끝에 6-5(27-29 28-24 27-29 29-27 30-30 10+-10)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양궁 사상 첫 3관왕이 등장한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이 4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에 참가한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혼성전), 여자 개인전에 이어 파리 올림픽 양궁에 걸린 다섯 개의 금메달은 모두 한국 대표팀에게 돌아왔다. 앞서 한국 양궁 대표팀은 여자 단체전 10연패, 남자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으며 혼성 단체전 역시 2연패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양궁은 지난 1984년부터 누적 금메달 32개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또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 등 총 50개의 올림픽 메달을 따내며 세계 양궁사를 새로이 써내려갔다.

가장 먼저 달려가 끝까지 남은 정의선…세심한 배려 빛나

양궁계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는 치열한 훈련에 나선 것을 한국 양궁의 강점으로 꼽고 있다. 또 이를 지원하는 대한양궁협회와 협회 회장을 맡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진정성도 높은 성적의 비결이라는 평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파리 대회에서 남자단체·혼성·남자개인 등 양궁 3관왕에 오른 김우진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특히 현대차그룹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전방위에서 맞춤형 지원에 나서며 적지 않게 기여했다. 양궁협회와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파리 올림픽 ‘카운트다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진천 선수촌에는 파리 올림픽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을 재현한 실전 연습 환경이 조성됐다. 올림픽 현장의 음향, 방송 환경을 적용한 모의 대회도 진행했으며 축구장과 남한강변 등 다양한 곳에서 특수 훈련도 진행했다. 협회 관계자는 “파리 올림픽 경기장이 센강과 인접해 있어 강바람이라는 변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는 대한양궁협회장인 정 회장이 직접 준비 과정을 챙겼다. 파리에 미리 도착한 정 회장은 올림픽 개막식 전부터 양궁 대표팀의 휴게 공간과 식사, 컨디션 등 준비 상황을 꼼꼼히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과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 양궁협회 관계자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 전 종목 석권 직후 손가락 다섯개를 펼쳐보이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10여킬로미터(㎞) 떨어진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한국 양궁 대표팀만을 위한 연습장을 마련한 것이 호응이 좋았다. 대표팀은 통상적인 출국일보다 빠르게 현지에 도착해 훈련하며 시차 및 환경 적응도를 높였고, 예선을 치른 후 이틀의 공백 기간에도 훈련을 이어가며 감을 잃지 않았다. 전용훈련장과는 별도로 경기장에서 약 300미터 거리에 대표팀만을 위한 휴게 공간을 마련하고, 심리적 중압감을 덜고자 스포츠 심리 전문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도 동행했다.

정 회장은 경기 기간 내내 현지에 머물며 선수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마지막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직접 응원하기도 했다. 남자 단체전 결승을 위해 이동하는 선수들과 마주친 정 회장은 “홈 팀(프랑스)이 결승전 상대인데 상대팀 응원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겠냐”며 “주눅들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자”고 격려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 오른쪽 두번째)이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이우석·김제덕 선수들과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남자 단체전 우승 직후 서로 손을 맞잡고 축하하고 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파리 올림픽에서는 양궁 대표팀 선수들이 메달을 딴 후 정 회장에게 달려가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평소에도 격의 없이 선수들과 소통하며 이들을 격려한 덕에, 선수들 역시 정 회장에게 감사를 표하고자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정 회장은 여자 단체·남자 단체·혼성 단체·여자 개인·남자 개인 등 다섯 개 종목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걸어 본 인물이 됐다.

40년 전폭 지원에도 바라는 것은 ‘공정성·투명성’

양궁 대표팀의 기량을 높이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첨단 기술도 화제였다. 지난 2012년부터 양궁협회와 기술 지원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해 온 현대차그룹은 도쿄 올림픽 직후부터 한국 양궁 훈련을 위한 ‘맞춤형 R&D’에 돌입했다. 또 기존 기술들도 훈련에 최적화하도록 더욱 기능을 향상했다.

현대차그룹이 지원한 양궁기술 인포그래픽. (사진=대한양궁협회)
이를 통해 대회 전부터 화제였던 선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 감각을 향상시키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슈팅 자세를 정밀 분석해 완벽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등을 비롯해 다양한 기술을 제공했다. 이 외에도 △어디에서든 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파악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등이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한 한국의 여자양궁 대표팀 선수들(왼쪽부터 남수현, 임시현, 전훈영), 코치진(왼쪽부터 양창훈 감독, 김문정 코치)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양궁협회)
40년간 전폭적 지원을 이어오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한국 양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선수들’과 ‘공정성’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에 이어 2005년 정의선 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을 물려받으면서 한국 양궁은 재정 안정화, 스포츠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 국제적 위상 강화 등을 달성했다. 그러면서도 그룹은 대표팀 선발이나 협회 운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오로지 ‘투명성’과 ‘공정성’만을 당부하고 있다. 현재 성적을 기반으로 대표팀 선수를 선발하고, 코칭스태프도 공채를 통해 선발하며 기량을 키우는 것이다.

이를 넘어 현대차그룹은 양궁 대중화와 유소년 선수 육성 등 양궁 전 범위에 대한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40년을 넘어 대한양궁협회의 회장사로서 대한양궁협회의 미래 혁신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양궁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글로벌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후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다원 (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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