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헤이수스가 마운드에 서는 날, 남편을 위한 아내의 환호성만 들린다
키움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선발 등판하는 날 관중석에서는 한 쪽으로 시선이 쏠린다.
헤이수스가 이닝을 마무리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 아내 사우미베트 리사라소씨가 야구장이 떠나가라 환호성을 지르기 때문이다. 그의 아내는 열심히 피칭을 이어가는 남편에게 ‘손키스’를 보내고 그라운드에서 아내를 발견한 헤이수스도 이에 화답한다.
장소가 어느 곳이건 상관없다. 키움의 홈 경기 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은 물론 원정 구장에서도 아내의 응원 소리는 계속 이어진다.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이날 헤이수스는 팀의 승리를 이끄는 역투를 펼쳤다. 6이닝 7안타 1홈런 6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5-5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지난달 3일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10승에 안착했던 헤이수스는 이후에 좀처럼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7월10일 한화전부터 개인 3연패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날 11승째(7패)를 올리며 공동 1위권에 함께 있던 NC 카일 하트, 두산 곽빈, 삼성 원태인 등을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아내의 환호성이 더욱 클 법 했다. 헤이수스가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그의 아내는 환호성과 함께 기립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헤이수스는 “아내의 응원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며 “한국에 있는 아내 말고도 베네수엘라에서도 가족들이 내가 경기하는 시간에 일어나서 경기를 매일 본다. 가족들의 열렬한 지지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아직 자녀가 없는 헤이수스는 한국에서 아내와 함께 지내며 서로 의지하고 있다. 대중교통을 즐겨타는 그는 “익숙한 상태여서 괜찮다”며 “아내와 둘이서 충분하게 대중교통을 타고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8월에 접어들면서 더위가 극심해져 선수들도 경기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염 취소가 나올 정도다. 헤이수스는 “베네수엘라와 크게 다를 것 없다”면서도 “습도가 너무 높다. 오븐 안에 있는 느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럴 때일수록 체력 관리를 잘 해야하는데 아내의 내조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헤이수스는 “아내가 영양학 계열의 학위가 있어서 확실히 요리도 잘 해준다”라며 웃었다.
아내가 주로 잘 해주는 음식에 대해 묻자 헤이수스는 “영양을 신경을 많이 써 준다”라면서 “자주 해주는 것 중 샐러드가 많아서 좀 불편한게 있기도 하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집 밖에서 먹기도 하면서 왔다갔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실한 내조 덕분에 헤이수스는 올시즌 완주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KBO리그 첫 해에 다승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키움이 최하위를 기록 중이라 헤이수스가 다승왕을 차지한다면 2001년 롯데 손민한(15승) 이후 처음으로 이같은 사례에 이름을 올린다. 헤이수스는 “지금처럼 열심히 하고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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