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정후죠? 2등도 기뻐요"…'오타니 한솥밥' 25살 예비 빅리거의 1000안타, 역대급 시즌 기대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1위가 (이)정후잖아요? 정후가 새삼 대단하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고, 그래서 2등이라도 정후 다음이라 기쁜 것 같아요."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이자 내야수 김혜성(25)은 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타수 4안타 3타점 맹타로 15-5 대승을 이끌면서 개인 통산 1000안타를 달성했다. 경기 전까지 통산 998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3회 2번째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치고 4회 3번째 타석에서 또 한번 중전 안타를 치면서 통산 안타 1000개를 채웠다.
KBO 역대 개인 통산 1000안타 달성한 118명 가운데 최연소 2위 기록이다. 역대 1위는 과거 키움 동료였던 이정후(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나이 23세11개월8일에 달성했다. 김혜성은 25세6개월7일로 2위에 오르면서 삼성 이승엽(현 두산 감독)의 25세8개월9일을 뛰어넘었다. 이승엽 감독은 약 2개월 차이로 역대 3위로 밀렸다.
김혜성은 "(최연소 1000안타) 1위 정후가 새삼 대단하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고, 2등이라도 정후 다음이라서 기쁜 것 같다. 2위가 이승엽 감독님이었던 것으로 안다. 이승엽 감독님은 홈런도 잘 치시는데, 2위에 오르셨던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그래도 이승엽 감독님보다 빨리 쳐서 좋은 것 같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통산 안타 1002개를 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는 무엇일까. 김혜성은 지난 2020년 5월 30일 고척 kt 위즈전에서 21세4개월3일의 나이로 역대 26번째 히트 포더 사이클을 달성했을 때 마지막 타석에서 쳤던 3루타를 꼽았다.
김혜성은 "몇 번째 안타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나는 사이클링 히트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를 딱 친 기억이 가장 크게 남는다. 그때 3루타가 남아 있었는데, 운 좋게 코스도 좋고 해서 3루타가 나왔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고 기분 좋은 안타지 않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혜성은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92경기에서 타율 0.342(365타수 125안타), 11홈런, 64타점, OPS 0.911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타율 6위, OPS 9위에 오르는 등 개인 최고 시즌을 향해 가고 있다. 김혜성은 2021년 타율 0.304로 처음 3할 타율을 넘겼고, 올해까지 4년 연속 3할 타율에 도전하고 있다. 홈런은 올해 생애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장타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올 시즌 장타율은 0.507인데, 시즌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면 처음으로 장타율 0.500을 넘는 시즌도 가능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워낙 야구 열정과 욕심이 많은 선수라 만족을 모른다. 신인 때부터 늘 그랬듯이 승부에 집착이 강하고, 그 잔상이 오래 간다. 중심 타선에서 많은 안타와 타점을 올려주고 있는데, 공격력에 막대한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김혜성의 활약을 칭찬했다.
김혜성은 "일단 지난 시즌보다 OPS를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다. 아직 42경기가 남았지만, 그래도 작년보다 OPS는 높은 것 같아서 그 점이 가장 만족스러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일찍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것도 올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김혜성은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있는 초대형 에이전시 'CAA스포츠'와 계약하면서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혜성은 "솔직히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영향이) 없진 않다. 큰 목표를 제가 도전하고 있고, 시즌에 나서고 있기에 아무래도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 보니까 조금 더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경기마다 나도 모르게 욕심이 나면서 기복도 있는 것 같고, 작년에 비해서는 그러다 보니 실력적인 것보다 멘탈적인 점에서 조금 잡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그런 점이 작년과 달라진 것 같다"고 담담하게 되돌아봤다.
절친한 팀 동료 이정후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38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했다. 김혜성은 그런 이정후와 자신은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김혜성은 "나는 이제 3할을 친 지 3~4년째 된 선수다. 정후처럼 뛰어난 활약을 크게 보여준 게 없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계속 증명을 해내야 되는 선수라고 스스로 생각한다"며 빅리거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구는 만족이 없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그럴 것이다. 안타를 10번 중에 3번만 쳐도 잘 치는 것인다. 3번 치면 4번 치고 싶고, 4번 치면 5번 치고 싶고, 이게 또 사람이라 그런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또 내가 욕심이 크기도 하고 더 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남은 시즌 목표는 키움이 최하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키움은 5일 현재 시즌 성적 45승57패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그래도 9위 롯데 자이언츠와 0.5경기차, 8위 한화 이글스와는 1.5경기차에 불과해 최근 3연승 흐름을 이어 간다면 최하위 탈출도 가능하다.
김혜성은 "남은 기간 제발 모든 선수들이 그냥 부상 없이 잘했으면 좋겠고, 팀이 최하위가 아닌 순위로 끝났으면 좋겠다. 내 예상인데 꼴찌는 안 할 것 같다. 그래도 꼴찌보다는 높은 데서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팀의 최하위 탈출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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