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발트해' 장악 최대 걸림돌"…유럽이 유독 'K9 자주포'에 목매는 이유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8. 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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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를 부탁해] 김태훈 SBS 국방전문기자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K-방산의 선구자, K9은 어떻게 북유럽 국가를 장악했을까?
- K-무기에 진심인 나라, 폴란드가 K9, 천무에 꽂힌 이유?
- 폴란드가 대한민국 방어형 무기를 대량 구입하는 정치지리학적인 이유
- 지도를 보면 무기가 보인다, K-방산 세계화로 가는 길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아티클입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한국 무기 대신 유럽산 무기를 사자'라고 K-방산에 대해 노골적인 견제를 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까지 K9 도입을 확정했습니다. 루마니아는 아홉 번째 K9 도입국이 되는 거고요. 우리나라까지 포함해 10개 나라가 K9 자주포를 운용하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K9 유저 클럽이라는 걸 구성해 운용하면서 장단점, 노하우 그걸 다 같이 계속 공유하니까 지금 K9의 인기가 엄청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휴 스미스ㅣ호주 방위군 중령
K9 자주포는 유저 클럽을 통해 명성을 얻으며 널리 공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K9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보다 더 강력하게 쓸 수 있는데, 이렇게 단일한 특정 무기를 유저 클럽을 만들어서 운용하는 이런 케이스는 굉장히 드문 사례입니다. 이 정도로 K9 자주포에 대한 로열티가 높다.

사실 K9 자주포 하면 외형상으로는 보면 우리가 흔히 전차, 탱크랑 거의 비슷해요. 그런데 K9 자주포는 원래 이 상부에 있는 포신, 과거에는 견인포라고 해가지고 트럭이 포를 끌고 다니는 거였는데 K9 자주포는 여기에 차량이 있잖아요. 차량에 포를 얹고 다니면서 기동력 있게 타격할 수 있는 포병 전력인 거죠. 전차하고는 좀 달라요. 이건 기동이 중요한 게 아니라 멀리 쏠 수 있는 거. 전차는 공격용이고 자주포는 방어용이다. 그러니까 포탄 하나하나가 타격력이 셉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우크라이나가 가장 긴요하게 원하는 장비가 뭐예요? 우리도 막 보내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게 155mm 포탄이거든요. 여기 쓰는 거예요. 그만큼 전쟁에서 특히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자주포가 굉장히 필요하죠.
 

K-방산의 선구자, K9은 어떻게 북유럽 국가를 장악했을까?

Q. 그러면 대체 이 K9 자주포는 어떻게 세계 방산시장을 장악하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데가 노르웨이 사업이었는데 노르웨이에서 신규 자주포 획득 사업을 2016년 1월에 합니다. '레나'라는 시험장에서 해요. 한겨울이지 않습니까? 영하 20도, 30도까지 떨어지는 그런 혹한의 날씨에서 시험을 하는데 노르웨이에서 최종 기종으로 올라갔던 두 기종이 우리 K9하고 독일의 Pzh2000. Pzh2000 기종은 자주포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자주포로 인정받는 좋은 자주포입니다.


설원에서 평가가 이루어지는데 Pzh2000은 독일 사람들이 와서 뭘 하고 있었냐 하면 예열을 해요. 영하 20도, 30도니까 그냥 못 달리고 자꾸 예열하고 차체를 뜨겁게 만들고 불을 살짝 옆에서 쬐고 하면서. 세계 최고 자주포는 그러고 있는데 K9은 그 시간 딱 되니까 운용 요원들이 와서 시동을 탁 걸어요. 탁 걸었더니 부릉부릉 해가지고 힘이 쫙 올라가는 거예요. 거기에서 일단 기선 제압이 되는 거죠. 우리 K9은 그렇게 추운 환경에서도 달릴 수 있게 이미 설계가 돼 있고 그렇게 써왔던 거죠. 근데 독일의 Pzh2000은 그런 준비가 안 됐던 거였어요.

그리고 독일은 노르웨이에서 멀지도 않은데 굳이 2대 갖고 온 거예요. 하나가 퍼지면 두 번째 거가 시험 평가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이렇게 처음부터 K9이 조건은 안 좋았는데도 Pzh2000이 2대가 모두 평가 중에 엔진이 퍼져서 애초에 탈락해 버려요. 그러니까 뭐 이후에 평가하고 말고도 없었어요. 그다음에 주행이나 사격에서도 Pzh2000이 1분에 6발~8발 정도 사격을 할 수 있는데 K9도 6발 이상 사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입증됐고 그렇게 해서 노르웨이와 가까운 독일이 참가했음에도 K9이 독일의 Pzh2000을 제끼는 그런 기염을 토했던 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노르웨이는 춥잖아요. 그래서 업체에서는 동계올림픽이라고 자기들끼리는 그렇게 불러요. 노르웨이에서 K9의 성능을 보고 북유럽의 주변 나라에서도 이 사업을 굉장히 관심 있게 봤어요. 그게 핀란드하고 에스토니아. 그 두 나라가 굉장히 관심이 있었어요. 우리가 흔히 이 핀란드하고 에스토니아가 K9을 사는 과정을 뭐라고 표현하냐면 "친구 따라서 아이쇼핑 왔다가 충동 구매했다."

노르웨이가 자주포 도입하겠다고 사업을 한다니까는 핀란드하고 에스토니아도 군인들을 보내요. 옆집에 쇼핑 가니까 따라간 거예요. 따라가서 봤더니 세계 최고의 Pzh2000을 한국의 K9이 앞서버리는 그런 장면들을 직접 봤잖아요. 그래서 충동구매에 들어갑니다.


제일 먼저 충동구매에 들어간 게 핀란드예요. 그 현장에서 참관하고 다음 해에 핀란드가 계약해 버려요. 먼저 노르웨이가 2017년 12월에 계약하는데 그거보다 앞서서 핀란드가 2017년 3월에 계약하거든요. 그러니까 충동구매죠 말 그대로. 핀란드가 그렇게까지 충동적으로 구매는 하지 않았겠지만, 굉장히 인상 깊게 그 시험 평가를 봤다는 그런 거죠.

에스토니아도 마찬가지로 2016년 1월 레나에서 벌어졌던 시험 평가를 와서 참관을 다 했고 거기에서 K9의 성능을 제대로 봤으니까 그거에 대해서 스스로 다 조사하고 평가하고 데이터를 만들어 둔 상태에서 그다음 해 2017년에 에스토니아가 합참의장을 우리나라로 보내요. 그리고 우리 K9 운용하는 부대를 가서 직접 보고 오게 만든단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 K9 운용하는 부대의 지휘관이 아주 센스가 넘칩니다. 능숙한 고참 조종수들한테 그걸 맡긴 게 아니고 갓 군대에 들어온 신참, 신병한테 K9 운전을 맡겨요. 물론 그전에 그 신병한테 많은 훈련을 시켜서 준비는 했겠죠. 그런데 에스토니아 합참의장이 보기에 어, 갓 군대 입대한 신병이 가가지고 K9을 딱 올라타더니 쫙 달리고 쏴가지고 20~30km 밖에 있는 표적을 정확히 맞추고. 그런 걸 보고 에스토니아 합참의장이 정말 시쳇말로 뿅 간 거죠. 그래서 그다음에 에스토니아도 K9 자주포를 계약해요. 핀란드하고 에스토니아는 그런 식으로 K9을 도입하게 됐다. 아주 그냥 드라마틱하게 북벌을 했던 거예요.

사실 K9 자주포가 수출이 처음 시작된 건 2001년, 2002년 그때부터 시작은 됐는데, 결정적인 장면이 하나가 있어요. 그게 2013년, 2014년 2년에 걸쳐서 인도가 차기 자주포 도입 사업을 해요. 수출 현장에서 직접 뛰었던 업체 직원들은 그 인도에서 벌어진 그 시험 평가를 뭐라고 그러느냐 하면 하계올림픽이라고 불러요. 좀 더운 데서 벌어졌다고. 그 하계올림픽에서 마지막까지 K9과 경쟁했던 게 러시아의 MSTA-SP.

그런데 여러분들 잘 아시겠지만, 인도가 러시아하고 좀 가깝습니다. 그리고 인도는 러시아 무기도 제법 사요. 애초에 이 경쟁 자체가 우리한테는 불리했던 그런 사업이었는데 그 기동력 시험 중에 등판 시험을 해요. 등판 시험이라는 거는 경사진 데를 올라가는 거죠. 통상적으로 그리고 인도의 요구사항은 애초에 도로 포장된 도로를 올라가는 그런 등판 시험을 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즉흥적으로 인도에서 새로운 안을 꺼냅니다. 모래 언덕을 올라가라 해요.

우리한테는 싸해지죠. 왜냐하면 모래 언덕을 올라가려면 이 접지력 차이가 일반 도로하고는 천양지차예요. 잘 못 올라가요. 그런데 러시아는 땅덩어리가 넓어서 모래 언덕도 많고 사막도 있고 하니깐 우리 그때 업체 사람들은 '이건 러시아에 어드벤티지를 주는 그런 평가다' 생각했죠. 러시아가 그 등판 시험에 들어가는데 한 5번을 올라가려고 노력했는데 가다가 뒤로 빠지고 가다가 뒤로 빠지고 가다가 뒤로 빠지고 그렇게 해서 실패를 하고 그다음에 K9 우리 차례가 됐죠. 우리도 시작했을 때 몇 번 실패했는데 계속 계속해서 끝내 우리는 올라가 버렸어요.

그러니까 사실 보면 대한민국이 국토의 70%가 산악지역이잖아요. 아닌 말로 우리가 자전거 타고 이렇게 다니다 보면 우리 동네에서 옆 동네 갈 때 언덕배기 서너 개는 꼭 넘어가야 해요. 우리도 그런 굴곡진 땅이 많기 때문에 우리 K9 자주포 만들 때도 그거에 적합하게 만들었다는 거죠. 그래서 인도에서 모래 언덕 올라가기에서 러시아 것보다 우리가 앞서버린 거예요. 그리고 사격 시험에서도 K9이 앞서서 인도에서의 하계올림픽에서 우리가 러시아를 앞서는 그런 성과를 올리게 됩니다.
 

K-무기에 진심인 나라, 폴란드가 K9, 천무에 꽂힌 이유?


Q. K9을 가장 많이 도입한 나라가 폴란드라고 알고 있는데 그 규모가 어느 정도 되나요?

폴란드가 K9을 2차에 걸쳐서 샀는데 합치면 360문 정도 산 거죠. 근데 K9만 산 게 아니라 폴란드가 다연장로켓 '천무'인데 이것도 되게 많이 샀어요. 거의 300문 산 거죠. 한국의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300문 이상씩 굉장히 많이 샀던 겁니다. K9 수출액이 6조가 넘어요. 천무 같은 경우는 수출액이 7조 3,000억 원 정도 되는 거죠.

천무는 뭐냐면 영화, 여러분들 기억하실 거예요. 강철비. 그게 이런 다연장로켓을 얘기하는 거예요. 북한으로 치면 방사포, 우리는 천무. 여기 보시면 여기 발사관이 12개. 한꺼번에 와장창 나가요. 바바바바방 하면서 나가요. 그리고 사거리가 굉장히 길어요. 무유도탄 같은 경우는 한 40km 날아가고 유도탄 같은 경우는 80km. 최근에는 200km까지 사거리를 연장한 유도탄을 개발하는 중인데 거의 개발이 완료됐다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K9과 천무 둘이 비슷해요. 들어오는 적들을 사전에 차단해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방어용 무기입니다. 천무는 아주 멀리, 그리고 정확하고 빨리 쏘는 거고. 반면에 K9 자주포는 안정적으로 오래, 그리고 많이 쏠 수 있는 거예요. 이 천무 같은 경우는 12발을 쏘고 나면 더 이상 추가로 발사하기가 어려운데 K9 자주포 같은 경우는 탄약 운반 차량이 있어서 여기에서 갖고 있는 탄을 다 썼다 하면 자동으로 다시 그만큼 탄을 바로 보급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오래 지속적으로 쏠 수가 있죠. 포 한 발, 한 발로 따지면 자주포가 더 세고. 그런데 다연장로켓은 이 12발이 거의 같이 떨어져 버리니까 표적지 주변이 완전히 초토화가 돼버리죠. 또 K9은 좀 가까이 가잖아요. 피격될 위험이 좀 더 높을 수가 있겠죠. 그래서 차체가 튼튼해요. 그러니까 전술적인 필요성에 따라서 K9을 이용할 수도 있고 천무를 이용할 수도 있고 그런 차이로 보시면 될 겁니다.

Q. 지금 폴란드가 최근에 기사를 보니까 유독 저희 무기를 많이 구매하는 것 같은데 뭔가 목적이 있나요?

지난번 <교양이를 부탁해>에서 얘기했던 K2 전차, 그리고 경공격기 FA-50. K2 전차하고 FA-50 경공격기는 2022년 하반기에 딱 한 번 수입했어요. K2 전차 같은 경우는 추가 계약이 나올 수 있다고는 하는데 아직은 그 소식은 안 들리고 있고요. 반면에 K9하고 천무는 2차까지 가고 K9은 3차 수출도 곧 있을 거라는 얘기가 슬슬 나오고 있고요.

'그렇다면 폴란드가 왜 K9하고 천무를 이렇게 많이 사지?' '반면에 K2하고 FA-50은 한 번 사고 마네. 왜 그럴까?' K2 전차와 FA-50 전투기는 공격형 무기예요. 전차는 전쟁이 딱 벌어졌을 때 공격하는 입장에서 치고 들어갈 때 쓰는 무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제일 앞장섰던 게 전차. 그리고 2차 대전 때 독일이 유럽을 침공할 때 앞장세웠던 게 전차. 공격의 선봉에 서는 게 전차. 그리고 FA-50 경공격기도 말 그대로 공격기예요. 적진 쪽으로 날아가서 지상 목표든, 공중 목표든 먼저 치고 빠지는 그런 공격형 무기인데 반면에 K9과 천무는 방어용 무기입니다. '그렇다면 폴란드가 왜 K9이나 천무를 많이 살까?' 어딘가 간절히 방어해야 하는 장소가 있다는 그런 뜻이기도 하겠죠.
 

폴란드가 대한민국 방어형 무기를 대량 구입하는 정치지리학적인 이유


지도를 한번 보시면 폴란드가 있고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이렇게 있는데, 당장 안보 위협을 느낀다면 우크라이나일 가능성이 있는데 이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장악했을 때 안보 위협이 바로 오지 지금 상황에서는 걱정은 되지만 직접적인 안보 위협은 없어요. 벨라루스가 친러시아 국가지만 갑자기 침공할 리도 없고. 리투아니아도 적대적인 나라가 아니거든요, 폴란드한테. 근데 봐야 하는 데가 어디냐 하면 이 칼리닌그라드를 주목해야 합니다. 칼리닌그라드가 러시아 땅이에요. 혼자 동떨어져 있는 러시아 땅.

여기가 2차 대전 전까지만 해도 이건 독일 땅이었어요. 독일이 패망하고 그다음에 소련이 칼리닌그라드를 장악한 다음에 자기 땅으로 만들었고 지금도 러시아의 영토가 되어 있죠. 러시아의 3대 부동항 중 하나가 칼리닌그라드예요. 그리고 이 바다가 발트해. 유럽 물류의 핵심적인 장소죠. 그러니깐 칼리닌그라드를 장악해서 기지화하거나 강화하면 러시아가 발트해에 대한 영향력을 굉장히 크게 가져갈 수가 있는 그런 위치가 되는 거죠.

그래서 이 칼리닌그라드 여기에서 어떤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저 칼리닌그라드를 위해서 '어떤 승부수를 띄울 것이다'라고 폴란드만이 아니라 미국 서방 국가들도 다 그렇게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은 칼리닌그라드 주변 발트해에서 대비를 많이 해요. 훈련도 많이 하고. 그 대표적인 훈련이 '발틱 오퍼레이션스'라고 매년 하는 훈련인데 그걸 줄이면 뭐냐 하면 발톱(BALTOPS) 이에요.

발톱 훈련이 올해는 지난달에 열렸습니다. 미 해군이 어떤 전력을 갖고 왔냐 하면 와스프라고 하는 강습상륙함을 이 발트해에 띄워요. 다른 폴란드 해군도 오고 영국 해군도 오고 다 그랬죠. 이 훈련을 할 때 이 와스프 강습상륙함으로 러시아 전폭기가 접근해서 위협 비행을 했어요. 그러니까 미국이 항상 예정된 훈련이다, 계획된 훈련이다, 연례 훈련이라면서 평이한 워딩을 갖다 붙이는데 러시아에는 그게 평이한 훈련이 아닌 거죠. '칼리닌그라드를 견제하기 위한 훈련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니까 그렇게 위협 비행을 하는 거죠.

그런 위협 비행이 이번만 있었던 게 아니라 8년 전에도 거의 200m 가까이 접근해서 비행했던 일이 있어요. 그 위협 비행하면 우리가 잘 알잖아요, 왜. 광개토대왕함하고 일본 초계기가 위협 비행해서 한일 간에 한동안 몇 년 동안 사이가 안 좋았던 거. 위협 비행은 그런 정도로 군사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행동인데 여기에서 몇 년에 한 번씩 생긴다는 거죠. 그만큼 서방도 이 칼리닌그라드와 발트해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러시아도 칼리닌그라드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서방들의 움직임이 어떤 건지도 알고 대응하고 있다.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그러면 특히 경계가 닿은 폴란드의 경우에는 이 칼리닌그라드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 거라고 보고 있나요?

칼리닌그라드하고 러시아하고 연결이 안 되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여기에 벨라루스가 있어요. 친러시아 국가. 직접 전쟁은 못 하겠지만 러시아를 위해서 어떤 작전을 같이 도와주거나 할 수 있는 그런 나라죠. 그리고 여기를 잘 보셔야 돼요. 폴란드하고 리투아니아의 국경. 이 회랑을 확보하면 벨라루스를 통해서 군수 지원, 보급, 병력 다 집어넣을 수가 있어요. 그러면 칼리닌그라드는 그때는 외로운 고립된 섬이 아니라 대륙으로 바뀌는 거죠.


*수바우키 회랑 : 폴란드의 도시 수바우키(Suwalki)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의 국경으로 이루어진 회랑. 두 나라를 통과해 벨라루스와 칼리닌그라드를 연결하는 약 100km에 이르는 좁은 육상 통로

그렇게 되면 발트해에 대한 러시아의 지배력은 치솟게 될 겁니다. 여기가 위험하다는 거예요 지금. 왜 위험하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러시아가 초기에 용병 집단을 사용해요. 그 용병 집단 이름이 바그너 용병 그룹. 러시아하고 사이가 안 좋아져서 거의 와해됐는데 지금 바그너 용병 그룹이 어디 있냐면 벨라루스 남쪽에 그 잔당들이 모여서 훈련하고 있다고 해요.

폴란드가 생각하는 거는 러시아가 직접 이 회랑을 공격하기에는 이게 리투아니아도 있고 폴란드도 있고 복잡해요, 국제관계가. 여기서 직접 정규군을 투입해서 전쟁을 일으키면 아주 복잡한 전쟁이 벌어지는 거잖아요. 그래서 러시아가 그 뒤로 계약을 맺어서 이 바그너 그룹 보고 여기에 침투하게 시킬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폴란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바그너 그룹 그 용병들이 이쪽으로 들어올 때는 국지도발 식으로 치고 들어와서 점거하는 방식이 이루어질 겁니다.

그럼 폴란드는 어떻게 해야겠어요? 용병들이 들어올 때 멀찍이 떨어져서 사전에 준비하고 있다가 포로 쏘아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필요한 게 방어용 무기,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그게 필요하다는 거예요. 폴란드가 지금까지 각각 6조, 7조 들여가지고 K9도 사고 천무도 사고. 그런 게 이런 지정학적인 요인과 연결이 돼 있다. 그렇게 업체들도 보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무기가 보인다…K-방산 세계화로 가는 길

Q. 보기에도 되게 지정학적으로 이해해야 할 게 많아 보이는데 수출 시에도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가 많은가요?

그렇죠. 나라마다 다 필요한 무기가 달라요. 예를 들어서 필리핀. 요즘 필리핀이 군비를 굉장히 확충하고 있는데 필리핀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은 중국. 중국은 어떻게 해서 필리핀을 압박하느냐? 동중국해, 남중국해, 필리핀해. 그렇게 해서 필리핀을 향해서 함정으로 이렇게 접근해서 압박하거든요.
 
중국 해경
여기는 중국 해경이다. 중국은 런아이자오를 포함한 난사 군도 해역에 대한 확고한 주권을 갖고 있다!

그러면 필리핀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겠어요? 지대함, 공대함, 함대함, 배를 때리는 미사일로 중국 해군을 막아야지 않겠습니까? 몇 달 전에 필리핀에서 SINKEX라는 훈련이 있었어요. 싱킹 엑서사이즈(SINKEX, Sinking Exercise). 낡은 배를 놓고 그거를 때려서 격침하는 훈련. 그때 필리핀이 호세 리잘이라는 함정을 동원해서 거기서 씨스타(C-Star)라는 함대함 미사일을 2발 쏴서 2발 다 맞춰서 격침을 시켜요. 호세 리잘이라는 그 군함 현대중공업이 만든 겁니다. 그리고 씨스타라는 미사일. 우리말로 바다의 별, 해성(海星). 그거는 우리 LIG넥스원이 만든 함대함 미사일이에요. 필리핀 같은 나라는 그런 함정과 함대함 미사일 아니면 공대함 미사일 그런 게 필요한 거죠. 

이런 얘기 하면은 국뽕이라는 말 들을까 봐 좀 조심스럽긴 한데 해성 쏠 때 필리핀 해군이 스파이크라는 이스라엘 미사일을 쐈어요. 2발. 세계 최고의 방산 기술을 갖고 있는 게 이스라엘이고 스파이크라는 미사일은 우리도 수입해서 무장하고 있는 건데 2발 다 불발 났어요. 우리 해성은 2발 다 명중해서 그거보다 해성이 그렇게 성능을 잘 발휘했다. 그래서 그걸 영상 찾아보면 영상도 있어요. 아주 멋있어요, 영상이.


이렇게 국가별로 상황에 맞는 무기가 필요한 거죠. 내륙 국가 같은 경우에는 지대함, 함대함 이런 거 필요 없죠. 지대지 그리고 지상전력, 전차, 자주포 이런 게 많이 필요할 텐데 나라마다 이렇게 사정이 다르니까 우리가 그 나라의 무기를 팔려면 구색이 아주 다양해야 하겠잖아요.

그런데 한국의 상황을 보면 삼면이 바다예요. 그리고 산이 70%예요. 사계절이 뚜렷해요. 그런데도 또 평야가 있네. 남들이 있을 거 다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우리는 아주 다양, 다종한 무기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다른 나라 같으면 그런 무기들을 수입합니다. 근데 우리는 유별나게 그걸 다 만들어요. 그래서 어떤 나라가 지정학적으로 어떤 무기가 필요하다 하면 우리는 그런 무기를 제공할 수 있는 준비는 돼 있다 그렇게 자신 있게 저는 말할 수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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