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e스포츠, 성공과 지속 가능성 있을까?
'올림픽 e스포츠, 과연 성공과 지속 가능성은?'
기대를 뛰어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과 감동적인 플레이로 반환점을 돌고 있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올림픽 개막을 앞둔 지난달 25일(현지시각) 파리에서 열린 제142차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올림픽 e스포츠 게임즈'의 출범을 결정하면서, e스포츠 업계뿐 아니라 전체 스포츠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변수가 생겼다.
이미 글로벌 MZ세대에 레거시(전통) 스포츠를 대체할 콘텐츠로 성장한 e스포츠의 저력과 가치를 IOC도 이젠 무시할 수 없다는 시대적 흐름이란 당위성의 한편에는 막대한 자본으로 이를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포츠 워싱'(스포츠 정신과 인기를 앞세워 부정적 평판을 세탁하려는 움직임)의 일환 중 또 하나에 불과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현재의 올림픽 조직 및 재정 모델과는 분리된 새로운 전담 조직에서 올림픽 일정과는 동떨어진 독립된 장소와 방식으로 열리게 되면서, IOC나 e스포츠 업계가 바라는 전통과 디지털 스포츠의 '시너지 효과'가 과연 나올 수 있을지도 의문부호가 찍힌 상황이다.
▶기대 이하의 운영 능력, 현재 방식으로는 안된다
기대만큼이나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이미 현재 진행중인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나 'e스포츠 월드컵'의 다소 파행적인 운영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는 IOC가 각 국제경기연맹과 게임 개발사들과 함께 지난 2021년 도쿄에서,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각각 개최했다. 하지만 기존 올림픽 종목과의 연계성에 중점을 두다보니 대부분 기기 등을 통해 신체 동작과 게임이 결합된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현재 인기를 모으고 있는 e스포츠와의 괴리감은 클 수 밖에 없었다.
기존 e스포츠 종목의 경우 게임사들이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하고 직접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일종의 기업 상업화 수단이라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올림픽 주최자인 IOC가 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려우며, 어느 게임이든 상대를 이겨야 하는 대결이나 전투 방식으로 전개되기에 올림픽 정신과는 배치된다는 것이 그동안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 수 없다는 주된 이유이기도 했다.
e스포츠 월드컵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정식 출범시켜 지난달 3일 개막, 오는 25일까지 2개월 가까이 사우디 리야드 키디야 아레나에서 진행중이다. 지난 2022년부터 2년간 실시한 '게이머스8'의 확장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 무려 20개의 e스포츠 종목을 망라하고 있고 총 상금이 무려 6000만 달러(약 816억원)에 이르기에, 전세계 49개 e스포츠 클럽팀들이 최소 2개 이상의 종목에 참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종목들이 자체 리그를 진행중이기에 참가팀들은 며칠씩 리야드를 방문해 경기를 치르고 귀국하는 방식으로 진행중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한국의 T1과 젠지 등 8개 인기팀들이 초청받아 4일간 경기를 치렀는데, 별다른 화제도 모으지 못하고 흥행도 제대로 되지 않으며 상금을 차지하기 위한 이벤트성 대회에 불과한 수준이다. e스포츠 종목을 한데 모은 종합 대회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데다, 월드컵이라는 거창한 이름과 달리 명확한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 아닌 단순히 화제성과 스포츠 주도권을 잡기 위한 '돈놀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는 이유다.
▶올림픽 브랜드 적극 활용해야
이런 상황에서 IOC가 또 다시 사우디와 손을 잡고, 내년 사우디를 시작으로 향후 12년간 올림픽 e스포츠 대회를 치른다는 것에 지속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레거시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인해 대부분의 개최국들이 대회 이후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는 등 올림픽이 예전과 같은 위상은 아니기에 자본력을 갖춘 국가나 기업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아야 하는 것은 IOC의 숙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MZ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올림픽에 브레이킹이나 BMX, 스케이트 보드 등 예전에 '길거리 스포츠'로 폄하했던 종목을 적극 채용하고 있는데 반해 정작 e스포츠는 올림픽 편입이 아닌 별개의 대회로 개최한다는 점, 여기에 의도와 행보가 분명 의심스러운 사우디를 e스포츠 개최 주체로 받아들이고 올림픽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게 한 것 등은 분명 위험 요소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개최된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큰 인기를 모았으며 향후 일본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과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 사우디 리야드아시안게임까지 적어도 12년간 3개 대회에서 계속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과 비교했을 때 IOC의 선택은 향후 e스포츠가 인기와 생명력이 전과 같지 않을 경우 언제든 중단시킬 수 있는 '꼬리 자르기'처럼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만약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우디가 투자를 중단하거나 줄였을 경우 과연 이를 이어갈 개최국이 나타날지, IOC가 직접 자금을 투여해 대회를 지속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 할 수 있다.
송석록 한국e스포츠산업학회장(경동대 교수)은 "레거시 스포츠가 명확한 한계를 보이면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확장성이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구가 있지만, 그래도 IOC가 e스포츠의 높은 가치를 확실하게 인정했다고 할 수 있다"며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의 파급 효과를 보았듯 올림픽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e스포츠의 인지도를 더 높이고 선수 육성과 고용 창출을 적극 도모하며 각 NOC(국가올림픽위원회)의 e스포츠 시스템 체계를 확립하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 한 나라의 의지와 투자로는 부족하다. IP를 가진 게임사들도 e스포츠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협조로 올림픽을 활용해야 한다"며 "현재의 방식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 지속적인 시행착오를 통해 레거시와 디지털 스포츠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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