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나오는 세계의 질문 "한국 양궁은 왜 강합니까"[파리에서]

권혁준 기자 2024. 8. 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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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은 왜 이렇게 강한 겁니까."

올림픽에서 양궁 현장을 취재하는 한국 기자들이 외신 기자들에게 한 번쯤은 듣는 질문이기도 하다.

세계는 다시 한번 한국 양궁의 저력에 놀랐다.

이에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양궁의 '비결'을 묻는 질문이 자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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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공정한 체계·선발"…감독은 "노력의 결과"
임시현 "우리가 도전하는 한 성공도 계속될 것"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김우진, 김제덕, 이우석이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 시상식에서 메달과 손가락을 이용해 대한민국의 101번째 금메달을 표현하고 있다. 2024.7.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 양궁은 왜 이렇게 강한 겁니까."

4년에 한 번씩 이어지는 세계의 질문이다. 올림픽에서 양궁 현장을 취재하는 한국 기자들이 외신 기자들에게 한 번쯤은 듣는 질문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어도 '최강'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한국 양궁에 대한 경외심이자, 순수한 의미의 궁금증인 셈이다. 2024년 파리에서도 이 질문이 쏟아졌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종목은 4일(한국시간) 남자 개인전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최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당초 목표로 했던 3개의 금메달을 넘어, 5개 전 종목 석권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런저런 우려가 있었지만 모두 '기우'였을 뿐이었다.

남자부의 김우진(32·청주시청)과 여자부 임시현(21·한국체대)은 각각 3관왕을 달성했으며 여자 단체전은 10연패, 남자 단체전도 3연패를 일궜다. 임시현은 랭킹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 양창훈 감독이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사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4.7.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세계는 다시 한번 한국 양궁의 저력에 놀랐다. 이에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양궁의 '비결'을 묻는 질문이 자주 나왔다.

한 일본 기자는 "역사적으로 볼 때 고조선, 조선 때부터 한국이 활을 잘 쐈다는 기록도 있다"며 '유전자'가 특별한 것이 아닌지 궁금해했고, 대만 기자는 "한국만의 특별한 훈련 방법이 있는지"를 묻기도 했다.

여자 단체전에서 무려 5번째 은메달을 수확한 중국에는 "언제쯤 한국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지"를 묻는, 조금은 자존심을 긁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한 프랑스 기자는 프랑스 대표팀 총감독을 맡은 오선택 총감독의 영향이 얼마나 있었는지 묻기도 했다.

사실 선수도, 코칭스태프도, 이들을 취재하는 기자도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에 대한 답을 쉽게 내놓기는 어렵다. 그래도 실마리를 찾을 만한 답변은 있었다.

대한민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 선수가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8.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남자 대표팀 에이스 김우진은 확실한 체계와 공정한 선발 과정을 꼽았다. 그는 "한국은 초, 중, 고, 대학교부터 실업팀까지 모든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성장해 왔다"면서 "선발 과정도 공정하기 때문에 동등하게 실력으로 겨룰 수 있다"고 했다.

"해마다 물어보지만 답변이 어렵다"던 양창훈 여자팀 감독은 결국 선수들의 노력과 의지를 중요하게 봤다.

양 감독은 "기초가 탄탄한 선수들이 노력까지 열심히 한다"면서 "한국 양궁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라, 꾸준한 노력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임시현 선수가 3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진행된 양궁 여자 개인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수여 받은 후 '3관왕'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8.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역시나 시원한 답이 되기는 어렵지만, 얼핏 그림은 그려진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게 할 인프라, 이를 바탕으로 성장한 선수들의 끊임없는 노력, 실력 이외의 요인이 개입될 수 없는 공정한 시스템.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며 한국 양궁의 '전설'은 오래도록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양궁이 언제까지 '최강'의 자리를 지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에서 크게 엇나가지 않고 지켜간다면, 하루아침에 무너질 '성'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자 양궁의 10년을 책임질 재목으로 기대되는 임시현의 당찬 각오는 비단 임시현만이 가진 생각은 아닐 터다. 그는 "우리가 계속 도전하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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