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르면 5일 이스라엘 보복 공격”···각국 대피령 내려
외교부, 레바논·이스라엘 체류 우리 국민 출국 권고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군함을 급파하는 등 중동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도 자국민에게 이란, 레바논 등 위험 지역에서 속히 떠나거나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르면 5일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 3명이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니야가 암살되자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했다. 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최근 이 단체 최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을 받아 숨진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은 공격의 파괴력을 키울 방안으로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을 비롯한 역내 대리 세력을 동원하는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군사 훈련 등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주민들에게는 주택 내 안전한 대피 공간에 식량과 물을 비축하라고 권했다. 구급대원들은 전면전 발생을 가정한 비상 훈련을 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주간 내각 회의 시작 전 “우리는 공격과 방어 양쪽에서 어떤 시나리오든 준비돼 있다”라며 “나는 적들에게 반복해 말한다. 우리는 대응할 것이며 어느 구역에서든 우리를 겨냥한 어떠한 공격이든 무거운 대가를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해·공군 전력 증파를 결정한 상태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장관은 2일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 추가 파견, 1개 항공모함 타격 전단을 유지하기 위한 핵 추진 항모 에이브러햄링컨호 타격 전단 출격도 명령했다.
이 가운데 중동 내 미군을 총괄 지휘하는 미국 중부사령부 마이클 에릭 쿠릴라 대장이 중동에 도착했다고 악시오스가 3일 미국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쿠릴라 사령관은 걸프 국가들과 요르단, 이스라엘 등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쿠릴라 사령관은 이번 방문에서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방어한 것과 같은 공조를 끌어내려 할 것으로 미 당국자는 예상했다.
중동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면서 여러 국가가 대사관 폐쇄, 여행 자제 등을 내렸다. 프랑스는 이란 방문자는 이란을 최대한 빨리 떠나라고 권고했고 폴란드도 이란, 이스라엘, 레바논 여행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레바논에 머무는 자국민에게 즉시 떠날 것을 권고했고 스웨덴도 베이루트 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하면서 레바논에 남은 자국민에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다른 나라로 이동하라고 했다.
영국 외무부는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자국 대사관 직원들의 가족들을 현지에서 철수시켰다고 추가로 발표했다.
한국 외교부도 4일 강인선 2차관 주재로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 회의를 열어 재외국민 안전 및 보호 대책을 점검하고 레바논과 이스라엘 등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에게 현재 가용한 항공편으로 조속히 출국해 달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현재 중동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이스라엘 530여명, 레바논 130여명, 이란 110여명으로 전해졌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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