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부진' KCC 이승현, 그가 전한 시행 착오 그리고 다짐들
‘어쩌다 보니 거의 첫 전지훈련이네요’
부산 KCC ‘두목 호랑이’ 이승현(32, 197cm, 포워드)의 이야기다.
KCC는 지난 29일부터 7일까지 강원도 태백에서 전지훈련을 실시 중이다. 역시 몸 만들기와 체력 증대가 주요 목적이다. 기초 전술 훈련을 더하고 있다. 이승현도 이곳 훈련에 참가, 2024-25시즌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일단 몸 상태가 완전히 슬림(?)해졌다. 이승현은 거의 10kg에 가까이 감량했다고 전했다. 이유는 KCC 첫 번째 전략인 트랜지션 바스켓에 자신을 완전히 포함시키려 하기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 이승현은 최준용 합류와 송교창 전역과 맞물린 현실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의 KBL 커리어 동안 가장 적은 출전 시간인 24분 01초를 뛰면서 7.2점 3.6리바운드 1.7어시스트라는 이승현에게 어울리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데뷔 9시즌 만에 겪은 다소 충격적인 숫자였다.
시즌 출발부터 다소 불안했던 이승현은 송교창 합류 이후 더욱 입지가 줄어들었고, 자신의 기량을 전혀 펼쳐 보이지 못했다. 전매 특허라 할 수 있는 미드 레인지 점퍼가 흔들리며 모든 것이 꼬인 느낌이었다.
후반부로 접어들어 조금씩 폼을 끌어 올린 이승현은 ‘버려두기’를 키워드로 조금씩 반등했고, 6라운드 이후 플옵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결과로 최정상에 등극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늘 주연급이었던 이승현이 조연으로 처음 겪은 우승이었다.
지난 금요일 전지훈련 장에서 만난 이승현은 “너무 오랜만에 비 시즌을 치른다. 계속 대표팀에 있었다. 태백도 농구 인생에 처음이다. 고려대도 다녔는데, 감독님이 바뀌고 가지 않았다. 장난이 아니다.”고 전한 후 “볼 운동과 체력이 중심이다. 산을 뛰고 있다. 둘째 날에 산을 뛰는데, 맛이 갔다(웃음) 크로스 컨트리도 거의 처음이다. 고등학교 때 남산을 뛰었다. 지금은 비교할 것이 아니다. B코스를 뛰는데 다 힐업이다. 진짜 힘들다. 오랜 만에 비 시즌이라 더욱 힘든 것 같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연이어 이승현은 “비 시즌에 준비를 해야 시즌을 버틸 수 있다. 앞선 8년 동안은 대표팀 때문에 단기간에 준비를 했다. 늘 시즌을 체력이 조금 떨어진 상태에서 시작했다. 비 시즌 준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깨달았던 한 시즌이다.”라고 전했다.
계속해 이승현은 “역대급 시즌이었다. 마지막에 좀 올라왔다. 사실 최악이었다. 결과적으로 내 잘못이었다. 다행히 6라운드 정도에 내 모습을 찾았다. 중반 이후까지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방향성에 대한 감이 오지 않았다. 내려놔야 하는 것이 많았다. 6라운드부터 리듬을 되찾았다. 팀에 도움이 되려는 노력을 했다. 조금 돌아왔던 때였다. 시즌이 끝난 후에 마음을 다 잡았다. 어쨌든 커리어 두 번째 우승을 했다. 8년 만이었다. 너무 좋았다. 이제 또 지나갔다. 다시 새롭게 준비를 해야 한다. 비 시즌 휴가 기간 동안부터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또 같은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승현이 최악을 경험하고 있는 순간에도 코칭 스텝은 그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전창진 감독은 시즌 내내 이승현을 두고 “꼭 반등할 것이다. (이)승현이가 괜히 이름값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남겼고, 이승현은 결국 자신의 역할을 어쨌든 해낸 시즌이었다.
이승현 반등에는 주변 사람들 역할도 있었다.
이야기를 현재로 돌려왔다. 몸 상태 등이 궁금했다. 위에 언급한 대로 8kg을 감량한 이승현이 다소 작아진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승현은 “발목 수술 경력도 있다. 비 시즌 때 몸을 테스트해보고 밸런스를 체크했다. 보완을 했다. 감독님과 상의를 해서 체중 감량을 결정했다. 비 시즌 훈련 전부터 줄였다. 조금 더 빼야 한다. 80% 정도 수준이다. 몸 상태는 더 끌어 올려야 한다.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KBL은 트랜지션 바스켓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 (이)승현이가 그동안 강력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파워에 중점을 둔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스스로 몸무게를 줄이면서 트랜지션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관리가 나무랄 데가 없다."는 칭찬을 전해 주었다.
대화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주제를 미래로 바꿔 보았다.
이승현은 “작년에 우승을 했다. 마음을 다잡고 있다. 개인적인 목표는 존재감을 다시 끌어 올리는 것이다. 더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나이가 들었지만, 활동량을 가져가야 한다. 그러면 내 플레이는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경기를 돌아보면 체력이 가장 중요했다. 경기 체력이 정말 중요하더라. 그것부터 시작해서 기술적인 것은 코칭 스텝에서 주문하는 대로 하면 된다. 예전과 비슷한 수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대학 때 모습을 생각하고 있다. 체중도 그때와 비슷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4-25시즌 초반, KCC 4번 포지션은 다소 약화될 수 있다. 송교창 손가락 상태가 정상이 아니기 때문. 또, 최근에 운동을 시작한 최준용 역시 상수보다는 변수에 가까울 수 있다. 비 시즌부터 차근차근 완벽하게 준비를 해가고 있는 이승현의 부활 아닌 부활이 매우 중요한 시즌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스텝은 ‘YES’다.
사진 = 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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