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리볼버' 복수 향한 욕망 가득한 질주… 장르적 쾌감 200%

신영선 기자 2024. 8.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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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대한민국은 시쳇말로 '도파민의 시대'다.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도파민을 폭발시키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오감 자극을 무기로 한 장르물이다.

액션은 물론 긴장감을 부르는 심리적인 자극과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감정의 폭발은 관객들을 자극하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복수극이라는 장르적 쾌감을 한껏 자극하는 영화 '리볼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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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요즘의 대한민국은 시쳇말로 '도파민의 시대'다.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도파민을 폭발시키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오감 자극을 무기로 한 장르물이다. 액션은 물론 긴장감을 부르는 심리적인 자극과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감정의 폭발은 관객들을 자극하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복수극이라는 장르적 쾌감을 한껏 자극하는 영화 '리볼버'다.

복수의 단초가 되는 건 주로 '정'과 '의'다. 가족이나 지인이라는 '정'을 잃고 악당을 '의'롭게 무찌른다. '리볼버'의 '정의'는 한층 노골적인 욕망에 맞닿아있다. 주인공 하수영에게는 돈이 곧 정의이고 복수의 이유다. 수영이 자신의 안전까지 등한시하며 원했던 건 오직 받지 못한 돈 7억과 15억짜리 내 집 마련이다. 어딘가 친근하다. 한탕을 노리기 위해 로또복권를 사고 집을 사기 위해 청약을 넣는 우리네 모습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현대인의 자화상과도 같은 하수영의 정의로운 복수, 그래서 더욱 몰입감을 유발한다.

영화는 그 누구도 기뻐하는 이 없는 하수영(전도연)의 출소로부터 시작된다. 돈을 대가로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대신 감옥에 갔던 수영의 출소 날 찾아온 검사는 그가 아무런 대가을 받을 수 없을 거라 충고하고, 유일하게 믿고 있던 옛 동료 대신 찾아 온 정마담(임지연)은 와인병을 내밀며 의뭉스러운 말들을 내뱉는다. 급기야 스스로 자신의 몫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한 수영은 대가를 약속했던 이들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진실들과 마주하게 된다. 먹잇감을 서서히 고통스럽게 물고 뜯는 승냥이처럼 악당들의 숨통을 조이며 압박해 가는 수영의 복수와 적군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이들의 행적들이 영화 내내 쫀듯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리볼버'는 주연과 조연, 짧게 등장하는 특별출연까지 누구 하나 뒤쳐지지않는 연기력으로 등장인물 모두가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어낸다. '원톱'으로 극을 이끄는 전도연은 그야말로 영화의 '얼굴'이다. "대본에 지나치게 무표정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는데 해석을 잘했다. 제가 작은 여지를 만들면 전도연 배우가 그 부분을 잘 해석해 줬다"는 오승욱 감독의 촬영 후기처럼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특히 교도소 출소 전과 후 완전히 바뀐 연기 톤은 2인 1역으로 착각할 만큼 다채로운 변화를 이끌어낸다.

일명 향수 뿌린 미친개 '앤디'로 분한 지창욱은 서슴없이 사람을 때리고 입에는 욕을 달고 사는 다혈질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다채로운 매력의 등장인물들 속에서도 단연 빛나는 존재감을 발휘한다. 하수영 역의 전도연과는 첫 만남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더니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며 쫄깃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정윤선 역을 맡은 임지연은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캐릭터를 자신 만의 색깔 짙은 연기력을 밑바탕으로 '정마담' 그대로의 매력을 고스란히 살려냈다. 감정이 절제된 하수영과는 반대되는 캐릭터로 시종일관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특히 진한 화장, 화려한 의상과는 다른 복합적인 내면의 미묘한 경계를 세밀하게 표현해 냈다. 여기에 이정재를 비롯해 정재영, 전혜진 등 주연급 배우들이 대거 특별출연해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소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간간히 터지는 유머러스한 대사와 차진 후반부 액션이 훌륭하다. 영화 전체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며, 화면을 가득 채우는 미장센 만으로도 볼거리가 충분한 작품이라고 단언한다. 특히 빌런이라 할 수 있는 그레이스와 앤디의 등장에서의 선명한 색을 이용한 미장센은 캐릭터 저마다의 생명력을 더욱 꽃피우는 장치가 된 듯 훌륭한 미감을 선사한다. '리볼버'는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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