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침범, 역주행 어쩌나”…불법주차로 3년째 꽉 막힌 도로, 어디길래

“단속 인력 부족·CCTV 설치비도 없어”
시민 “주차 딱지만 떼도 금방 해결될 것”

도로 한쪽 차선에 불법 이중 주차한 차들. [사진 = 독자,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의 한 도로가 불법주차로 3년간 통행이 불가능, 관련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문제의 장소는 전주세무서 뒤편 약 50m 길이의 왕복 2차선 도로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매일 한쪽 차선을 불법 점거한 차들로 도로가 제 기능을 상실했다. 도로를 이용하려면 중앙선을 침범하고 역주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주세무서 일대는 세무서를 방문하는 민원인과 근처에 밀집한 개인 세무사사무소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몰려 항상 주차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이 도로의 불법 주차가 심각했던 것은 아니다.

물류업자 A씨는 7년 전부터 매일 문제의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그는 지금처럼 불법 주차가 심각해진 것은 2021년 무렵부터라고 말한다. 그는 그해 완산구청에 전화해 담당자에게 문제 해결을 약속받았으나 이듬해 바뀐 담당자의 반응은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단속하지 않으니 ‘나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불법 주차가 걷잡을 수 없어진 것 아니겠나”라며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으나 완산구청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A씨는 운전자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B씨에게 공론화를 부탁했다. B씨는 1년 6개월 동안 매주 ‘0월 0째 주 전주세무서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도로 사진을 올리며 단속 주체인 완산구청을 비판하고 있다.

B씨는 세 차례 민원을 넣어 단속을 요구했으나 그때마다 완산구청으로부터 “인원 부족으로 단속 주기를 늘리긴 어렵다”는 ‘복붙(복사해서 그대로 붙이는 것)’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단속카메라와 중앙선 분리용 시선 유도봉 설치도 건의 했으나 예산 부족과 관련 지침을 이유로 거절 당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전주시청 관계자는 “올해 예산은 모두 소진했다”며 “내년 상반기에 설치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