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활' 알린 삼성전자…시스템LSI도 '숨은 공신'?

강태우 2024. 8.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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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LSI,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
엑시노스·이미지센서 등 신제품 앞세워 실적 개선 속도
삼성전자 엑시노스 W1000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차지한 가운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을 맡는 시스템LSI의 실적 개선에도 이목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28조5천600억원, 영업이익 6조4천500억원을 기록하며 '반도체 부활'을 알렸다.

'반도체 사이클 업턴(상승기)'에 따라 메모리가 크게 선전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에 시선이 집중됐다.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도 점차 실적 기여도를 높여가고 있다. 메모리를 제외한 DS부문 시스템LSI·파운드리 매출은 2분기 6조8천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조7천600억원)보다 1조600억원 많아졌고, 직전분기(5조6천500억원)와 비교해도 1조1천700억원 상승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3·4분기에도 각각 7조∼8조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권형석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시스템LSI는 2분기에 주요 부품 공급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으며,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2400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온디바이스 AI 기기의 급부상은 시스템LSI에 기회일 것으로 전망된다.

온디바이스 AI의 출현으로 기기당 부품 탑재 수가 늘고 고성능 반도체도 계속해서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시스템LSI는 AP,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전력반도체(PMIC)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권 상무는 "AI 발전이 계속되면 아마 온디바이스에서 엄청난 혁신들이 펼쳐질 텐데 여기에 핵심 기술인 컴퓨팅, 통신, 카메라, 디스플레이 관련 주요 제품과 기술을 저희가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스템LSI는 꾸준한 기술 개발과 신제품을 선보이며 공급 부품 수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권 상무는 "올해 출시된 저희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모뎀과 같은 SoC 제품뿐만이 아니라, 저희 5천만·2억 화소 이미지 센서, DDI, PMIC 등 여러 가지 제품들이 들어가 있다"며 "핵심 부품 28개 중에 20종 정도가 채용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어 "작년에 10개 정도 제품이 채용된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많이 올라간 수준으로, 내년에도 저희는 이 숫자를 좀 더 늘려서 아마 20개 이상의 부품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 전력관리반도체(PMIC)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전자의 AP 브랜드인 엑시노스를 포함해 각 제품도 순항하는 모습이다.

AP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뎀 등 시스템 블록들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시스템 온 칩(SoC)이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 모델에 탑재된 최신 고성능 칩셋인 '엑시노스 2400'은 성능, 효율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 상무는 "엑시노스 2400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으며, 미국 고객의 하반기 신모델에 새로운 SoC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권 상무가 언급한 미국 고객의 신모델은 구글의 픽셀폰일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최초로 3나노(㎚·1㎚는 10억분의 1m)로 만든 웨어러블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W1000'도 호평받고 있다. 이 칩셋은 갤럭시 워치7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2026년부터 애플 아이폰에 이미지센서를 공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만일 공급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수익성 확보는 물론 이미지센서 1위인 소니와의 격차도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의 PMIC와 DDI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DDI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패널을 구동하는 반도체 칩이다. 삼성전자의 DDI는 올해 2분기 OLED 응용처의 성장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40%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3나노를 적용한 모바일용 AP '엑시노스 2500'의 양산 등 차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을 가속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출시하는 갤럭시 S25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2500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상무는 "엑시노스 2500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는 데 리소스를 집중할 계획"이라며 "DDI 제품은 미국 고객 신모델용으로 양산을 시작해 하반기 매출 증가에 기여하고, 서버용 PMIC 제품도 양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burn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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