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허빙자오도 안세영 천적이었다' 까다로운 왼손+상승세 경계해야[파리올림픽]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4. 8. 5.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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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 올라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의 단식 금메달을 노리는 안세영.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황진환 기자


안세영(22·삼성생명)에게 진정한 '배드민턴 여왕'으로 우뚝 설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천적을 비롯해 올림픽 챔피언들이 탈락하면서 마지막 승부에 대한 부담감이 한결 가벼워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올해 한 차례 안세영에게 패배를 안겼던 선수인 데다 상승세에 있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5일 오후 5시 50분(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을 치른다. 상대는 중국의 허빙자오(27)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과 9위인 허빙자오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승패가 예상되는 대진이다. 여기에 안세영은 허빙자오와 통산 전적 8승 5패로 앞서 있다. 허빙자오는 올해 개인전 우승도 없다.

다만 허빙자오는 올해 안세영에게 패배를 안긴 바 있다. 지난 4월 2024 아시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안세영이 0 대 2(17-21 18-21) 완패를 안았다. 이 대회에 앞서 허빙자오와 7번 대결에서 모두 이겼던 안세영이었기에 다소 충격적인 패배였다.

물론 당시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에서 입은 오른 무릎 부상 후유증이 남아 있었다.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고, 재활을 하면서 체력적으로도 살짝 떨어져 있던 상황이었다. 이후 안세영은 6월 인도네시아 오픈 4강전에서 허빙자오를 2 대 0(21-17 21-14)으로 완파했다.

다만 허빙자오는 안세영을 꺾은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승은 없었지만 당시 아시아선수권 동메달을 따내는 등 16위였던 랭킹 10위 안으로 끌어올렸다.

중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허빙자오. 연합뉴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허빙자오는 잇따라 강자들을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16강전에서 인도 최고 스타 푸실라 신두(13위)에 2 대 0 완승을 거뒀고, 8강전에서 중국 대표팀 동료인 천위페이(2위)도 완파했다.

천위페이는 2021년 도쿄 대회 챔피언으로 안세영의 천적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결승 등 안세영이 최근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천위페이와 올해 1승 1패로 맞서 있었다. 그런 천위페이를 허빙자오가 54분 만에 2 대 0으로 누른 것이다.

사실 허빙자오도 안세영의 천적이었다. 안세영은 까다로운 왼손잡이 허빙자오에 지난해 1월 인도 오픈 승리 전까지 4전 전패를 당했다. 허빙자오에 대해 안세영이 "멘털이 탈탈 털렸다"고 말할 만큼 어려워 했다. 다만 이후 7연승을 달리며 징크스에서 극복했으나 안심할 수 없는 상대다.

허빙자오의 결승행에는 운도 따랐다. 4강전 상대인 2016년 리우 대회 챔피언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이 오른 무릎 부상으로 기권한 것. 허빙자오는 1세트를 내주고 2세트도 8 대 10으로 끌려가다 기권승을 거뒀다. 마린은 세계 4위로 안세영이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단식 우승을 거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상대였다.

하지만 허빙자오는 그만큼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 안세영은 6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8강전,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타 툰중(인도네시아)과 4강전 모두 3세트 경기를 치렀다. 나이는 안세영이 적지만 지난해 부상을 당했던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4강전 기권승 뒤 어두운 표정으로 인터뷰하는 중국 허빙자오. 노컷뉴스

또 허빙자오는 4강전 돌발 변수로 각성할 가능성도 있다. 허빙자오는 경기 후 마린의 부상에 눈물을 쏟으면서도 "마린은 오늘 좋은 컨디션을 보였고 승리에 대한 열의가 크다고 느꼈다"면서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세영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4강전 승리 뒤 안세영은 "늘 말했듯이 모든 선수들이 라이벌이라 생각한다"면서 "천위페이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 잘하는 선수들이고 올림픽에서는 변수가 많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천위페이가 떨어졌다고 해서 저에게 금메달을 주는 건 아니다"면서 "신경쓰지 않고 제 것을 해나가는 게 관건"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21년 도쿄 대회 탈락의 아쉬움을 딛고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안세영. 과연 예상하지 못한 대진에 흔들리지 않고 여왕의 대관식을 치를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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