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체제' 구축하는 한동훈…'反韓' 정서 극복 과제
전략부총장·홍보본부장·대변인 등에도 친한계 대거 임명 전망
'친윤' 정점식 빼고 투입된 김상훈 정책위의장, 의총 추인시 '친정 체제' 완성
남은 과제는 친윤에 누적된 '반한 정서' 달래며 당 이끌어야
韓 "계파 만들 생각 없어"…오늘부터 중진 의원들과 릴레이 식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을 주축으로 주요 당직 인선에 속도를 내며 당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한 대표 친정 체제의 첫 시험대는 친윤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을 대신할 김상훈 신임 정책위의장의 의원총회 추인 절차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친윤계의 불만이 당장 직접적으로 표출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 지도부 인선이 끝난 뒤, 한 대표가 어떤 정치력을 발휘할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간 당내 주류였던 인물들에게 누적된 반한(反韓) 정서를 달래며 당을 이끌어야 하는데, 한 대표는 이번 주부터 중진 의원들과 '식사 정치'에 나서며 화합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韓, 오늘 지명직 최고위원 지명…김종혁 전 조직부총장 유력
4일 여권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주요 당직 인선에 나설 계획이다. 먼저,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총장은 한 대표가 제안한 채 상병 특검법 제3자 추천안을 지지하는 등 친한계로 꼽히는 인물이다.
전략기획부총장에는 전당대회 당시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맡았던 신지호 전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부총장 또한 원내 친한계 인사 중에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본부장·대변인에도 친한계인 장서정 전 비상대책위원, 한지아 의원 등이 유력한 상황이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 임명했던 홍영림 원장이 재신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쇄신의 차원에서 전·현직 의원 중에서 다시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한 대표가 '친윤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후임에 계파색이 옅은 TK(대구·경북) 4선 김상훈 의원을 내정했고, 그에 앞서 사무총장에 친한계인 서범수 의원을 기용한 것까지 고려하면, 주요 당직은 모두 친한계 인사들로 꾸려지는 셈이다.
최고위에서 의결권을 가진 정책위의장 인선이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는다면 최고위 구성원 9명 중 5명 친한계로 포진되면서 의사결정 구조의 안정성도 담보할 수 있게 된다.
김상훈 추인은 무난할 듯…누적된 '反韓' 정서 극복 과제
한 대표 친정 체제의 첫 관문은 지난 2일 지명된 김상훈 정책위의장의 추인 절차다. 국민의힘 당헌 제68조 제3항은 '정책위원회 의장은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 임명한다. 의원총회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한 대표가 추경호 원내대표와의 협의를 거친 상황이고, 의원총회에서 원내 의원 과반의 찬성을 받아야 김 정책위의장의 정식 임기가 시작된다. 의원총회는 오는 5일 오후 열린다.
본래 신임 정책위의장에 대한 의원총회 추인 절차는 박수로 이뤄지는 등 요식행위에 불과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의원총회를 계기로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교체 국면에서 누적된 친윤계의 불만이 표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상훈 내정자에 대한 불만보다는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교체 과정에 대한 불만 기류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사안을 두고 표결을 거치는 등 관례에 어긋나는 돌발 상황까지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상훈 내정자가 모두 TK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고, 원만한 사이로 알려져 있기에 추인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반대 목소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에서도 무난한 추인을 자신하고 있다. 한 친한계 인사는 "친윤계 정책위의장이 물러났다고 새 정책위의장을 낙마시켜 당대표에게 상처를 주자는 것은 자기가 타고 있는 배에 구멍을 뚫는 짓"이라며 "전당대회를 거치며 사실상 친윤이라고 하시는 분들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대신, 당내에서는 친정 체제 완성 이후, 한 대표가 어떤 정치력을 발휘하는 지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 경력이 짧고, 당 외부에서 합류한 인물이기에, 자기 세력 불리기에만 열중할 경우, 장기간 당내 주류였던 인사들의 '반한' 정서를 달래지 못하고, 언제든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지난 3일 TV조선 방송에 출연해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며 "'친한'이라는 게 정말 있는지는 모르겠다. 제가 '뻘짓'을 하더라도 따라다니고 지지할 사람을 말하는 거라면 한 명도 없을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의 결속력 있는 계파를 만들 생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일단, 한 대표는 지난 2일 황우여 비대위원장 등 직전 지도부 구성원들과 오찬을 하고, 5일부터는 당내 중진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등 '식사 정치'를 통한 소통 행보에 돌입할 예정이다.
친한계로 꼽히는 의원은 "과거에는 절대적인 계파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정치는 생물이고, 지금은 새로운 체제가 들어선 것 아닌가"라며 "계파를 접고 화합하고 함께 가야한다는 점은 한동훈 대표를 포함한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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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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