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서 반정부 시위 재개…"50여 명 사망, 수백 명 부상"
안상우 기자 2024. 8. 5. 03:51
▲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열린 공직 할당제 반대 시위에서 학생들과 전경들이 충돌하는 모습
지난달 대규모 유혈 사태를 낳았던 방글라데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재개됐습니다.
정부가 이를 강경 진압하면서 사상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4일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를 비롯해 전국에서 수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들은 주요 고속도로를 차단하고, 지역 공공기관과 차량 등에 불을 지르며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습니다.
또 이날부터 전면적인 저항에 들어간다며 세금과 각종 공과금 납부 중단, 노동자 동맹 파업을 선포했습니다.
이에 방글라데시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와 정면충돌했습니다.
폭탄이 터지고 총성이 들렸다는 목격담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전국 병원에는 부상자들이 실려 왔고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AFP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경찰 14명을 포함해 이날 하루만 최소 55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시위가 거세지자 방글라데시 정부는 인터넷을 전국적으로 중단했으며 이날 오후 6시부터 전국에 무기한 통행금지를 다시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통금령 이후에도 총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하시나 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 회의 후 "지금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은 학생이 아니라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테러리스트"라며 "나는 우리 국민에게 강력한 힘으로 이 테러리스트들을 진압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방글라데시는 정부가 독립유공자 자녀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큰 갈등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은 공직 할당제에 반대하며 지난달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방글라데시 정부는 전국적인 통행 금지령을 내리고 군대를 배치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이 일로 100명이 넘는 시민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다쳤습니다.
이후 같은 달 21일 방글라데시 대법원이 독립유공자 자녀의 공직 할당 규모를 5%로 크게 완화한 절충안을 내놓으면서 시위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가 요구한 시위 체포자 석방과 하시나 총리 사과 등이 수용되지 않자 시위대는 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총리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안상우 기자 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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