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KIA 선수라고 홍보한 외국인이 있다… 대권 도전 KIA, 위기 속 최후의 선택은?

김태우 기자 2024. 8. 5.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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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우어는 최근 SNS 자신의 프로필에 ‘KIA Tigers’라는 문구를 넣어 팬들에게 큰 관심을 모았다. 현재 KIA와 라우어가 접촉한 것은 분명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 라우어는 2022년에는 29경기에서 158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3.69로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36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KIA의 외국인 에이스 기대감을 모으며 입단한 윌 크로우(30)는 5월 4일 한화전 이후 KBO리그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 시즌 8경기애서 40⅓이닝을 던지며 5승1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한 크로우는 이 경기 후 다음 경기를 위한 불펜 피칭을 하다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팔꿈치 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결국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마감했다. 그런데 크로우는 아직 KIA 소속 선수다. 퇴출에 필요한 웨이버 공시를 안 했다. 크로우의 마지막 신분 이동은 5월 29일 재활선수 명단에 등록된 것이다.

이유가 있다. KIA는 크로우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캠 알드레드(28)를 영입해 그 자리를 메웠다. 트리플A에서 뛰고 있었던 알드레드는 KIA와 32만5000달러에 계약한 뒤 6월 8일 첫 등판을 시작으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알드레드도 아직은 대체 외국인 신분이다. KIA는 알드레드와 시즌 끝까지 보장 계약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 크로우를 대체할 확실한 등록 선수가 된 건 아니다. ‘6주’라는 상식적 기준 탓에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KIA가 규정을 어긴 건 없다.

다만 8월 15일 이전에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날까지 등록이 안 되면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없다. KIA는 고민을 하고 있다. 알드레드는 시즌 9경기에서 43⅔이닝을 던지며 3승2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평균자첵점에서 볼 수 있듯이 애매한 선수다. 장점은 있다. 그러나 단점도 뚜렷하다.

알드레드는 좌완으로 독특한 팔 각도를 가지고 있다. 좌타자는 등 뒤에서 공이 날아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크게 돌아 나가는 스위퍼성 슬라이더도 괜찮다. 실제 알드레드의 올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단 0.150,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385에 불과하다. 특급 성적이다. 그러나 우타자를 상대로 또 너무 약하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84, 피OPS는 0.801로 뛴다. 상대 팀이 우타자를 전격적으로 배치해도 될 만한 스플릿이다.

그러다보니 투구 내용이 경기마다 자주 바뀐다. 상대적으로 좌타자가 더 많은 LG와 같은 팀을 상대로는 대단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우타 쪽에 힘 있는 타자들이 있는 두산이나 삼성과 같은 팀들에게는 약했다. 올해 두산을 상대로 한 평균자책점은 15.95, 삼성은 8.22다. 두 팀은 현재 순위상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팀들이기도 하다. LG와 맞붙으면 알드레드가 위력적일 수 있겠지만 낯설음은 상당 부분 사라졌고, LG 또한 알드레드 맞춤형 타순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우타자 약세는 이처럼 큰 고민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놓고 KIA 타이거즈 선수라고 홍보하는 선수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오랜 기간 뛰어 우리에게도 익숙한 좌완 에릭 라우어(29)다. 라우어는 최근 SNS 자신의 프로필에 ‘KIA Tigers’라는 문구를 넣어 팬들에게 큰 관심을 모았다. 현재 KIA와 라우어가 접촉한 것은 분명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최종 결정과 그 이후의 발표 단계만 남았다고 볼 수 있다.

▲ 라우어는 현시점에서 데려올 수 있는 최정상급 경력이라고 할 만한 가운데 KIA의 마지막 선택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라우어는 고교 졸업 후인 2013년 토론토의 17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에 진학했고, 2016년 드래프트에서 샌디에이고의 1라운드(전체 25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 출신이다. 2018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해 꾸준하게 선발 자원으로 활약했다. 2018년에는 23경기에서 112이닝을 던지며 6승7패 평균자책점 4.34로 좋은 데뷔 시즌을 보냈고, 이듬해인 2019년은 30경기(선발 29경기)에서 8승10패 평균자책점 4.4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밀워키로 트레이드된 뒤로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67경기(선발 60경기)에서 22승20패 평균자책점 4.22의 괜찮은 성적을 남긴 선수이기도 하다. 2022년에는 29경기에서 158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3.69로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승수에 최고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해 성적이 처지면서 결국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했고 올해는 휴스턴 산하 트리플A팀에서만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를 잡지 못하고 최근 방출됐다. FA 신분으로 영입에 걸림돌은 없는 상황이다.

비록 최근 성적이 하락세지만 라우어는 KBO리그에 오는 선수치고는 꽤 거물급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만 112경기에 뛰었고, 36승(37패)과 4.30이라는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는 선발감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불펜 투수는 꽤 있지만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빌드업을 하는 시간이 걸리기에 많은 팀들이 주저하고 있다. 다니엘 카스타노를 방출하기로 결정한 NC도 결국 마이너리그 시장보다는 KBO리그 경험이 있는 에릭 요키시를 선택한 바 있다. 그 정도로 투수 가뭄인데 라우어는 현시점에서 데려올 수 있는 최정상급 경력이라고 할 만하다.

라우어는 최근 급격한 구속 저하를 겪으며 우려감도 있다. 2022년 평균 93.3마일(약 150.2㎞)었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지난해 90.8마일(약 146.1㎞)까지 폭락했다. 올해도 2022년 수준의 구속을 찾지는 못했다. 다만 커터·커브·슬라이더 등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다양하고 특히 슬라이더는 지난 2년간 좋은 피안타율을 거뒀다. 결정구가 없는 선수는 아니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지 않은 상태지만, KIA가 과연 알드레드를 어떻게 판단할지, 라우어와 인연을 맺을 수 있을지는 조만간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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