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극장 유령 조심해요”… 공연장, 여름나기 이색 체험장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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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 외 출입금지.'
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극장 투어 프로그램 '극장에 유령이 산다'의 한 장면이다.
이날 엄마와 함께 투어에 참여한 장세원 양(10)은 "공연을 한 달에 한 편씩 볼 만큼 좋아하지만 극장 투어는 처음"이라며 "평소에 갈 수 없는 극장 내부 공간을 유령 조사단과 함께 가볼 수 있어 재밌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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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조사단 꾸며 극장투어 나서고
배우 공연중 지하연습실 등 찾아
가상 현실로 백스테이지 관람도
‘관계자 외 출입금지.’
빨간 경고문이 붙은 문을 열고 제한구역에 발을 내디뎠다. 으스스한 푸른 조명이 깜깜한 복도를 비추고 공포 영화에 나올 법한 음악이 은은하게 깔렸다. 긴 식탁이 놓인 다이닝룸에 들어서자 유령 조사단 관계자가 무겁게 말문을 열었다. “이곳은 공연이 끝난 배우들이 식사하는 곳이자 ‘버나돌이 유령’이 숨어 있는 곳입니다.” 관객들이 증강현실(AR) 모바일 앱으로 내부를 비추자 하늘색 외눈박이 유령이 눈앞에 튀어나왔다.
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극장 투어 프로그램 ‘극장에 유령이 산다’의 한 장면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들이 몰리며 투어는 온라인 접수 1분 만에 160명 정원이 모두 찼다. 다이닝룸에 이어 둘러본 라커룸에서는 크로마키(특수효과용 푸른 배경)를 활용해 ‘투명 망토’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날 엄마와 함께 투어에 참여한 장세원 양(10)은 “공연을 한 달에 한 편씩 볼 만큼 좋아하지만 극장 투어는 처음”이라며 “평소에 갈 수 없는 극장 내부 공간을 유령 조사단과 함께 가볼 수 있어 재밌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공연계가 이색 투어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잠재 관객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극장의 역사나 공간별 기능을 설명하는 기존 방식 대신 몰입도 높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극장 자체를 고유 ‘브랜드’로 만들려는 것. 송수찬 LG아트센터 공연기획팀 매니저는 “극장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화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창작연희단체와 협업했다”며 “어린이와 부모들이 극장에 친숙하게 드나듦으로써 향후 공연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국립극장은 공연예술박물관에서 가상현실(VR) 백스테이지 투어를 진행 중이다. 비치된 VR 기기를 통해 음향조정실 등 평소 관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백스테이지 공간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가상의 소품제작실에서는 초록색 커팅매트와 알록달록한 공구가 즐비한 모습을, 장치제작실에선 경사로 등 무대장치에 쓰이는 합판과 기자재가 놓인 장면을 각각 살펴볼 수 있다. 김연희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각종 무대장치들이 쌓여 있어 안전상 우려가 있는 장치제작실 등을 VR 투어로 안전하게 둘러볼 수 있다”며 “정해진 시간에 제한된 인원만 참여할 수 있는 일반 투어와 달리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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