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복싱 영웅' 방철미와 함께 동메달 시상대에 서게 된 임애지 "나는 더 높은 곳에 가고 싶었는데…"[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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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었다."
동메달을 목에 건 임애지는 북한의 복싱영웅 방철미와 함께 시상대에 서게 됐다.
임애지는 "이번 대회 내 슬로건은 '파리 하늘에 태극기'였다. 방철미 선수가 먼저 치른 준결승에서 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나는 이겨서 시상대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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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나는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었다."
임애지(화순군청)의 아쉬움이었다. 임애지는 4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 2대3으로 판정패했다. 앞서 열린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 3대2로 판정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오른 임애지는 이미 동메달을 확보했다. 올림픽 복싱은 따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임애지는 내친김에 색깔을 금빛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동메달을 목에 건 임애지는 북한의 복싱영웅 방철미와 함께 시상대에 서게 됐다. 같은 54㎏급인 방철미 역시 준결승까지 진출했으나 이날 먼저 창위안(중국)에게 판정패해 동메달을 얻었다. 임애지는 "이번 대회 내 슬로건은 '파리 하늘에 태극기'였다. 방철미 선수가 먼저 치른 준결승에서 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나는 이겨서 시상대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나도 준결승에서 져서) 시상대에서 나란히 있지 않았으면 제발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기고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 그림이 안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임애지는 방철미와 인연이 있다. 둘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54㎏급 16강전에서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임애지의 패배. 임애지를 꺾은 방철미는 결승까지 올라가 창위안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애지는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났을 때 방철미 선수는 체중을 늘리고, 나는 체급을 내린 상황이었다. 같은 체급 선수끼리는 대화를 잘 나누지 않는데, 원래는 다른 체급이다 보니 조금 대화를 나눴다"면서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나한테 '수고했다. 많이 늘었더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속으로는 '내가 졌는데 늘었다니'라고 생각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임애지는 방철미와 이번 대회에서 격돌하지 않았지만, 웨이트장에서 만났다. 그는 "선수촌 웨이트장에서 방철미 선수를 만났더니 나한테 '파이팅 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같이 힘내라고 했다. 결승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둘 다 져버렸다"고 일화를 공개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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