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뻔한데 뭐 하러”… 호남 모바일 투표율 20%대
주말 동안 호남 지역에서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90% 가까운 득표율로 독주를 이어 갔다. 그러나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호남 지역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22.64%에 그쳤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 탓에 전당대회 흥행이 부진하다는 분석과 함께 민주당에 대한 호남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작용한 결과란 말도 나온다.
민주당은 3~4일 각각 전북과 광주·전남에서 잇따라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 연설회를 열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는 전북 84.79%, 광주 83.61%, 전남 82.48% 득표율로 누적 득표율 86.97%를 기록했다. 전주 누적 득표율(90.41%)보다 소폭 떨어졌다. 김두관 후보는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해 누적 득표율을 11.49%로 끌어올렸다.
호남 지역 민주당 권리당원은 전체의 약 33.3%로 수도권(39.7%) 다음으로 많다. 그러나 투표율은 2년 전 전당대회 때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까지 진행된 열세 지역 당대표 순회 경선 평균 투표율은 26.47%로, 2022년 전당대회 같은 지역 평균 투표율(36.44%)보다 9.97%포인트 낮았다.
이런 저조한 투표율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재명 후보의 당대표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최고위원 후보들도 친명 일색이어서 유권자들의 투표 동기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표율 저하는 호남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영남 지역 광역 단위 투표율이 40~50%대를 기록한 점과 비교해도 낮다. 모바일·ARS 투표를 동시에 한 2년 전 전당대회와 달리 이번엔 ARS 투표를 오는 17~18일 별도로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ARS 투표가 남아 있어 최종 투표율이 높아지겠지만 호남 당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 같다는 분석이 적잖다”고 했다.
이처럼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2년 전당대회보다는 온라인 투표율이 높다”며 “전북의 경우 당대표 3.08%포인트, 최고위원은 6.09%포인트 높아졌다. 광주는 7.11%포인트, 전남은 6.41%포인트가 올라갔다”고 했다.
민주당은 2022년 전당대회에선 순회 경선 때 ARS 투표와 온라인 투표를 동시에 진행했다. 반면 올해 전당대회에선 온라인 투표를 먼저 시행하고 ARS 투표는 오는 17~18일에 진행한다. 전북의 경우 2022년 전당대회 전체(ARS+온라인) 투표율은 34.07%였지만 온라인 투표율은 17.20%였다. 광주는 전체 34.18%·온라인 18.18%, 전남은 전체 37.52%·온라인 16.76%였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호남 투표율이 현재 30%에 못 미치고 있어서 투표율이 높진 않다고 보고 있지만, ARS 투표 결과까지 보고 최종 투표율이 높은지 보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후보는 4일 광주 합동 연설회에서 “광주는 일베나 다름없던 공장 노동자 이재명을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며 “광주를 비난하던 철없는 사람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투사, 민주당의 지도자로 여러분이 키워주셨다”고 했다. 김두관 후보가 “이 후보를 비롯해 임종석, 박용진, 김부겸, 김경수, 김동연, 이탄희 등이 경쟁하고 토론해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자 객석에서 고성과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김 후보는 친명 조직 더민주혁신회의를 향해선 “군 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연상시킨다”며 “이재명 그룹이 당을 점령했다”고 했다.
8명 중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선 이재명 후보가 공개적으로 지원했던 김민석 후보가 누적 득표율 17.58%로 정봉주(15.61%)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준호 후보는 고향 전북에서 1위를 하며 합산 6위에서 3위로 올라섰고, 광주 광산을이 지역구인 민형배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1위를 해 합산 8위에서 5위로 올라갔다. 전현희 후보는 4위, 김병주·이언주·강선우 후보가 6~8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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