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이선희의 자기 반성과 사과는 '눈가리고 아웅'

강일홍 2024. 8.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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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는 조용필, 이승철, 임재범 등과 함께 가장 사랑받은 대한민국의 보컬리스트로 평가 받는 가수입니다.

사건 사고나 논란 한번 없었던 이선희의 굴욕적 이미지 타격은 이승기의 전 소속사 후크엔터의 '이승기 음원 정산료 미지급 등 전속계약 사항 위반'이 불거지면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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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소속사 대표와 '금전적 이해', 제자 '이승기 눈물'도 외면
후크 시절 피해 안긴 소속 배우들한테 '진심어린 사과 먼저'

사건 사고나 논란 한번 없었던 이선희의 굴욕적 이미지 타격은 이승기의 전 소속사 후크엔터의 '이승기 음원 정산료 미지급 등 전속계약 사항 위반'이 불거지면서 비롯됐다. 이선희 15집 쇼케이스 당시.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이선희는 조용필, 이승철, 임재범 등과 함께 가장 사랑받은 대한민국의 보컬리스트로 평가 받는 가수입니다. '강변가요제' 대상을 받고 데뷔한 이후 폭발적인 에너지와 완벽에 가까운 가창력, 변함없는 외모와 목소리로 가요계를 이끌었습니다. 지금도 작은 거인, 국민디바, 만년소녀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닙니다.

'J에게' '아! 옛날이여' '나 항상 그대를' '한바탕 웃음으로' '아름다운 강산' '인연' '그 중에 그대를 만나' 등 워낙 히트곡이 많고 작사와 작곡에도 능한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입니다. 영화 '왕의 남자'에 BG로 깔렸던 '인연'이 대표적이지만, 'OST계의 대모'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드라마 OST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선희의 맑은 음색과 감성, 가수로서의 위상과 음악적 역량은 새삼 더 언급할 필요조차 없습니다만, 그에게 닥친 치명적 위기는 바로 도덕적 논란입니다. 사건 사고나 논란 한번 없었던 이선희의 굴욕적 이미지 타격은 이승기의 전 소속사 후크엔터의 '이승기 음원 정산료 미지급 등 전속계약 사항 위반'이 불거지면서 비롯됩니다.

후크엔터 전현직 관계자들이 소속 연예인들의 광고료 중 에이전시 수수료 일부를 임의대로 분배받은 가운데, 그 중엔 소속사와 관련이 없는 이선희 가족이 포함돼 있었다. 왼쪽부터 이승기 박민영 윤여정 이서진. /더팩트 DB

논란 한번 없었던 이선희의 '도덕적 흠집'은 굴욕적 이미지 타격

이승기를 비롯한 윤여정, 이서진, 박민영 등 후크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의 광고료 중 에이전시 수수료 일부를 전현직 관계자들이 임의대로 나눠가졌고, 그 중엔 소속사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이선희의 가족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당시 이승기 측은 소속사 대표와 관계자들을 사기 및 업무상횡령혐의로 고소한 바 있습니다.

이선희가 광고료 일부를 가족의 일원이 주기적으로 받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작년 2월 이승기가 세무당국에 진술(2019년∼2021년 귀속)한 내용을 보면 의혹은 더욱 짙어집니다. 이선희는 자신이 대표인 원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승기 보컬 레슨비' 명목으로 후크엔터에서 돈을 받았습니다.

후크엔터가 제출한 2019년 프로듀싱 및 트레이닝 일지에는 이승기가 총 4번의 트레이닝을 받은 것으로 돼 있었지만 이는 허위 기재로 확인됐습니다. ㈜원엔터테인먼트는 연예인들의 보컬트레이닝 및 보이스코칭을 위임받은 회사로 설립됐는데, 알고보니 별도 사무실이나 인력 없이 후크 소속 직원이 대신해주는 곳이었습니다.

의혹과 논란에 휩싸인 뒤 당국의 조사를 받아온 이선희가 오랜 침묵 끝에 입장을 밝혔지만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보다 '별것 아니란 식의 자기변명'으로 비쳤다. 사진 이선희(오른쪽)가 2018년 4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예술인들의 연합무대-우리는 하나'에서 북한삼지연관현악단 김옥주와 열창하고 있다. /더팩트 DB

'이승기 보컬트레이닝' 허위기재, 명목상 위임받은 회사 통해 수익

이와 관련된 문제로 석연찮은 의혹과 논란에 휩싸인 뒤 당국의 조사를 받아온 이선희가 오랜 침묵 끝에 입장을 냈습니다. 이선희는 최근 소속사 초록뱀미디어를 통해 "공인으로 살면서 누구보다 작은 것 하나에도 소홀함 없이 매사를 철저히 해야 했는데 잘 모른다는 핑계로 놓친 것들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자신이 대표였던 원엔터테인먼트 법인 카드를 유용한 혐의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는데요. 2011년부터 2022년까지 법인카드 사용 내역 중 일부가 업무상 사용 증명이 어려워 부득이 벌금형을 받았고, 다른 부분은 수사기관이 탈탈 털었는데 별것 아니었다는, 즉 무늬만 사과였을 뿐 사실상 자기 변명 입장문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가수 이선희로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수십년 레전드 가수의 자존심을 지키며 '오점도 대인배처럼 기꺼이 안고 가겠다'는 나름의 의지를 피력한 셈인데요. 안타깝게도 공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피해를 본 후크엔터 시절 소속 배우들한테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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