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23] 흑인 여성의 금메달
배우 윌 스미스에게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 그리고 크리틱스 초이스와 골든 글로브 및 미국 배우 조합상 남우 주연상을 안겨준 레이날도 마르쿠스 그린 감독의 2022년 영화 <킹 리처드>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테니스 자매를 키워낸 아버지 리처드 월리엄스를 다룬 영화다. 서부 갱스터 랩을 낳을 정도로 위험천만한 우범 지역인 캘리포니아의 콤프턴에 살고 있던 무직자 리처드는 백인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흑인 동네 사람들의 비아냥을 받으며 어린 자매를 테니스 선수로 키워낸다.
이 영화는 테니스 코트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던 가난한 남자 주인공의 절절한 진심이 담긴 명대사들로 가득하다. 가령, “왜 너희들이 저 사람들을 신경 써? 저 사람들이 너흴 신경 써야지.” 같은 말이나 너무나 유명해진 “계획이 없으면 실패만 있을 뿐(If you fail to plan, you plan to fail).” 같은 대사들 말이다.
비너스와 세리나 자매는 4대 메이저 오픈에서만 단식 30회(물론 압도적으로 동생 세리나의 우승 횟수가 많다)와 복식 15회 타이틀을 움켜쥐었으며 올림픽에서도 모두 다섯 개의 금메달을 자신의 조국에 바쳤다.
단 한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마법을 연출하는 미국의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의 좌절을 딛고 2016년 리우에 이어 여성 개인 종합 부문 정상 재탈환에 성공했다. 여성 체조 선수로서는 환갑이나 다름없는 무려 스물일곱 살의 나이로 - 흑인 선수로 여성 개인 종합 금메달리스트가 된 사람은 아직 그뿐이다.
<킹 리처드>의 주제가를 부른 비욘세는 이렇게 이들이 거둔 승리를 자축한다.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싸워왔는지를 보라/우리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얼마나 힘겹게 투쟁해야 했는지 당신은 알까?(Look how we’ve been fighting to stay alive/Do you know how much we have cried?/How hard we had to f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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