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과 '후반 캡틴' 김민재가 적으로 만난 날, "언제나 믿는다" 동료들은 '엄지척'

김가을 2024. 8. 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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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후반 3분 손흥민이 슈팅을 시도하자 김민재가 동료와 협력 수비로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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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에른 뮌헨 구단 공식 SNS 캡처
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의 친선경기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뮌헨 김민재와 토트넘 손흥민이 경기 종료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24.08.03/

[상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적'으로 만났다.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얘기다.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시리즈 2경기를 치렀다. 바이에른 뮌헨이 전반 4분 가브리엘 비도비치, 후반 10분 레온 고레츠카의 연속 득점을 묶어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토트넘은 후반 21분 페드로 포로의 득점으로 추격했지만, 승패를 뒤집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이날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손흥민과 김민재의 대결이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후배인 두 사람은 처음으로 '적'으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팬들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6만3496명의 관중이 축구장에서 함께 호흡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 김민재는 센터백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손흥민이 선제 공격에 나섰다. 경기 초반 왼쪽 뒷공간을 침투하며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노렸다. 김민재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나섰다. 한 발 빠른 움직임으로 토트넘의 패스 길을 차단했다. 두 사람은 후반 '캡틴 대결'을 벌였다. 김민재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것이다. 두 사람은 후반 시작 직후 몇 차례 격돌하는 모습이 보였다. 후반 3분 손흥민이 슈팅을 시도하자 김민재가 동료와 협력 수비로 막아냈다. 3분 뒤, 김민재는 손흥민에게 향하는 패스를 막기 위해 헤더로 끊어냈다. 김민재는 후반 9분 에릭 다이어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두 사람의 첫 번째 대결도 막을 내렸다.

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의 친선경기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토트넘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24.08.03/

경기를 마친 손흥민은 "김민재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아끼는 선수다. 전 세계적으로도 정말 손에 꼽히는 선수가 되고 있다. 또한,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김민재의 능력에 대해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 항상 좋은 얘기, 좋은 말들로 김민재를 얘기했었다. 그런 모습을 이번 경기에서도 그대로 보여준 것 같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점을 모두에게 보여준 것 같다. 한국 동료로서 정말 뿌듯하다.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이에른 뮌헨 동료들의 극찬도 이어졌다. 조슈아 키미히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김민재와 계약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김민재는 정말 강력한 수비수다. 이번 경기에서도 충분히 증명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도 "김민재가 출전하면 안정감이 들고 안심이 된다. 그는 매우 공격적인 성향의 수비수다. 특히 1대1에 매우 강하다. 공격으로 많이 올라가는 유형의 선수다. 지금까지 수 많은 선수와 같이 호흡을 맞춰봤지만, 그 중에서도 김민재는 매우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을 향한 토트넘 선수들의 칭찬도 멈출 줄 몰랐다. 라두 드라구신은 "손흥민이 우리 팀의 주장으로서 항상 리더십을 믿고 그의 경험을 믿는다. 언제나 좋은 주장"이라고 했다.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은 11일 영국 런던에서 한 차례 더 격돌한다.

한편,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 모두 한국 투어에 진심을 다한 모습이었다. 2년 만에 방한한 토트넘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입국했다. 1900년 창단 뒤 처음 방한한 바이에른 뮌헨도 철저하게 준비한 모습이었다. 한글 유니폼, 한글로 작성한 플래카드 등을 펄럭이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손흥민과 김민재는 동료들에게 '한국의 맛'도 대접하며 추억까지 쌓아줬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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