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논란’ 복서 칼리프·린위팅 나란히 동메달 확보[파리올림픽]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선 여자 복싱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와 린위팅(29·대만)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나란히 동메달을 확보했다.
린위팅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이 대회 복싱 여자 57㎏급 8강전에서 불가리아의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에게 5-0(30-27 30-27 29-28 29-28 30-27) 압승을 거뒀다.
이로써 린위팅은 동메달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는 올림픽 복싱 경기 규정에 따라 동메달을 확보한 채 4강전에 나선다. 앞서 칼리프도 여자 66㎏급 8강전에서 헝가리의 언너 루처 허모리에게 5-0 판정승을 거둬 동메달을 확보했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각각 한국시간 7, 8일 새벽 준결승전을 치른다.
한편 이번 올림픽에선 두 선수가 여자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칼리프와 린위팅이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앞서 국제복싱협회(IBA)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성별 검사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에게 XY염색체가 발견됐다며 두 선수를 실격 처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그러나 당시 IBA의 결정이 자의적으로 내려진 것으로 판단해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권을 회수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두 선수를 향한 비판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도 두 선수를 여성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여론에 합류했다.
이날 린위팅에게 패한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의 코치는 BBC와 인터뷰하며 “린위팅이 여기서 경쟁할 수 있는지 판단할 의료인은 아니지만, 성별 검사에서 XY 염색체가 발견됐다면 그녀는 여기 있을 수 없다”고 에둘러 불만을 표출했다.
IOC 측은 두 선수가 ‘여성’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전날 프랑스 파리 메인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는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고,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며 “오랫동안 여자로 경쟁해 온 두 선수는 명확하게 여자 선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칼리프와 린위팅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실격당하기 이전까지 모든 국제대회에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무대를 밟을 때도 잡음이 일지 않았다. IOC는 현재 두 선수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학대와 혐오 행위에 해당한다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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