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담는 곳에 오수가 가득…수년째 악취 고통

박기원 2024. 8. 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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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창원시 진해구 단독주택 밀집 지역 주민들이 수년째 악취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빗물과 생활 오수가 함께 배출되는 배관에서 악취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배관 정비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창원시 진해구의 한 공원.

빗물이 모여드는 배수 펌프장이 설치돼 있습니다.

덮개를 열어봤습니다.

빗물 대신 오염물이 둥둥 뜬 오수가 가득하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합니다.

밤낮없는 악취에 주민들은 창문 열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최윤선/창원시 병암동 : "저도 여기 산 지가 30년 되는데, 머리도 아프고 목도 아파서 진짜로 매일 병원에 가서 약 타 먹고 있어요."]

펌프장으로 가는 빗물받이에서도 악취가 뿜어져 나옵니다.

민원이 잇따르자 창원시는 이렇게 곳곳에 이렇게 고무 매트를 설치해놨지만, 악취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400m 떨어진 아파트도 마찬가집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 "문을 열어놓잖아요? 그냥 훅 치고 들어와요, 냄새가. 내가 재래식 화장실에 앉아 있구나, 이런 느낌…."]

펌프장 입구에서는 암모니아까지 측정됩니다.

["삐, 삐. 지금 NH3 암모니아가 올라가고…".]

창원시가 지목한 원인은 단독주택 옆 도로에 매설된 우수관.

빗물받이를 통해 모인 빗물과 주택에서 배출한 오수가 섞여 하천으로 흘러가는 '합류식 배관'입니다.

인근 주택 대부분은 오수관이 따로 설치됐지만, 주택 40여 곳은 여전히 합류식 배관을 쓰고 있습니다.

악취를 없애기 위해선 오수관을 따로 설치해야 하지만, 문제는 관이 묻힌 곳이 사유지라는 것입니다.

공사를 위해선 창원시가 땅을 매입하거나 소유자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김귀영/창원시 진해하수센터장 : "매설 작업을 해야 하는 데 우선 동의를 해주지 않으셨습니다. 작년 말에 나머지 부분을 하고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그 구역에는 작업을 못 했던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악취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오래된 하수관의 전수조사를 요구하지만, 창원시는 전수조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영상편집:김도원/그래픽:김신아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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