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로 잡은 총, ‘강심장’이면 합격…우연 아닌 ‘MZ 사격여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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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향해 쏴라? '오늘' 바로 쐈다.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경기가 열리는 샤토루 사격센터에 4일(한국시각)까지 애국가가 3차례 울려퍼졌다.
이로써 한국 사격 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딴 메달 수는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가 됐다.
세계 2위인 양지인은 3일 열린 사격 여자 권총 25m 결선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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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진·반효진 이은 신예 선전
선발전 강화한 연맹 처방 ‘적중’
내일을 향해 쏴라? ‘오늘’ 바로 쐈다. ‘내일’의 총알도 물론 남겨놨다.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경기가 열리는 샤토루 사격센터에 4일(한국시각)까지 애국가가 3차례 울려퍼졌다. 오예진(19·IBK), 반효진(16·대구체고)이 각각 공기권총 여자 10m, 공기소총 여자 10m 금메달을 딴 데 이어 21살 양지인(한국체대)이 권총 여자 25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 사격 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딴 메달 수는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가 됐다. 2012년 런던 대회 때 쓴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따라잡았다.
세계 2위인 양지인은 3일 열린 사격 여자 권총 25m 결선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안방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프랑스의 카미유 예제예프스키와 피 말리는 슛오프(승부쏘기) 끝에 4-1로 승리했다. 사대에서 아무런 표정 없이 덤덤하게 격발하던 양지인은 시상대에 올라 연신 싱글벙글 웃으며 보는 이들 입가에까지 미소를 띠게 만들었다. 양지인은 “겉으로는 티가 안 난다고 하는데 속으로는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며 달달 떨었다. 프랑스 선수가 한 발 쏠 때마다 관중이 환호해 ‘떨리기는 쟤가 더 떨릴 것’이라 생각했다”며 웃었다.
양지인은 중학교 1학년이던 2016년 학교 수행평가로 사격을 처음 접했다. 잘 맞아서 중학교 코치의 권유로 선수가 됐고, “쏠 때마다 ‘탕 탕’ 하는 소리가 좋아서” 고등학교 때 권총 25m로 주종목을 바꿨다. 7년 뒤인 지난해 성인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돼, 그해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때 이 종목 개인과 단체 동메달을 땄다. 그리고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인 파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예진, 반효진, 양지인 등 이번 대회 사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모두 올림픽에 처음 나선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여성 사수라는 점이다. 사격계는 이들 신예 선수의 선전을 뜻밖이 아닌 ‘적절한 체질 개선’이 낳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본다. 한국 사격은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극약 처방 필요성을 느낀 대한사격연맹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발 방식을 확 바꿨다.
대한사격연맹은 지난해까지 5차례 본선만을 치러 올림픽에 나설 대표 선수를 선발했다. 이번 대회 대표 선발전에서는 5차례 본선을 치른 뒤 각 종목 상위 8명이 한명씩 탈락하는 ‘녹다운’ 방식의 결선을 추가 도입했다. 올림픽 결선이 주는 것과 비슷한 중압감을 이겨낸 선수에게 가산점을 줬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부터 올림픽 사격 종목에 녹다운 방식이 도입됐는데, 한국은 고득점 순으로 선수를 뽑다 보니 도쿄 대회에서 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봤기 때문이다. 사격연맹은 이런 변화가 신예들의 금빛 선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강심장’을 추려낸 대표 선발전이 올림픽에서 통한 셈이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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