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형만한 아우는 없었다...김우진, 6년 전 자카르타에 이어 파리에서도 이우석을 가로막다 [파리 2024]

남정훈 2024. 8. 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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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시간)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9발 중 6발을 10점에 명중시켜 '미스터 텐'이란 별명을 얻은 이우석(27·코오롱엑스텐보이즈)은 "개인전에서 4강까지 가면 우진이 형과 만날 수 있다. 4강까지 가는 게 먼저지만, 우진이 형과 맞붙게 되면 봐주지 않겠다. 재밌게 한 번 대결해보고 싶다"며 각오를 불태웠다.

그러나 먼저 10점, 10점을 쏜 김우진의 신기에 가까운 기량 앞에 이우석은 두 번째 화살을 8점을 쐈고, 결국 5세트를 김우진이 29-27로 승리해 승부는 딱 한 발로 승패를 가리는 슛오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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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이 형이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서 2관왕을 하고, 개인전은 제가 금메달을 따서 2관왕을 하면 좋지 않을까요?”

지난달 29일(현지시간)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9발 중 6발을 10점에 명중시켜 ‘미스터 텐’이란 별명을 얻은 이우석(27·코오롱엑스텐보이즈)은 “개인전에서 4강까지 가면 우진이 형과 만날 수 있다. 4강까지 가는 게 먼저지만, 우진이 형과 맞붙게 되면 봐주지 않겠다. 재밌게 한 번 대결해보고 싶다”며 각오를 불태웠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준결승 한국 김우진과 이우석 경기. 한국 김우진이 활시위를 놓고 있다. 연합뉴스
김우진(32·청주시청)은 ‘늘 푸른 소나무’처럼 2010년 처음 국가대표에 선발된 이후 2013년을 제외하면 올해까지 매년 국가대표에 뽑혔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힘들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매년 뚫어내 국제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김우진은 현역 세계최고의 궁사로 불린다. 그런 김우진에게 이우석은 반드시 넘고 싶은 벽이었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둘은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한 차례 맞붙은 적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이었다. 당시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이었던 이우석은 김우진을 꺾으며 병역 특례를 받아 조기 전역할 수 있었다. 4-4로 맞선 마지막 5세트에 두 선수가 나란히 첫 두발을 8,9점을 쏴 동점인 상황. 마지막 남은 한 발을 김우진은 10점을 쐈고, 이우석은 9점을 쐈다. 그 한 발에 이우석은 은메달에 머물렀고, 단체전까지 은메달을 따내면서 병역 특례를 받지 못하고 만기 전역을 해야 했다. 트라우마로 남을 법한 기억이지만, 이우석에겐 큰 자극제이자 성장의 동력이 됐다. 이우석은 “그 일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준결승 한국 김우진과 이우석 경기. 한국 이우석이 활시위를 놓고 있다. 연합뉴스
6년의 시간이 흘러 더 큰 무대인 올림픽 개인전 4강 무대에서 이우석은 김우진과 다시 만났다. 둘 다 8강에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6-4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간절히 바라왔던 맞대결. 이번에도 이우석은 김우진을 넘어서지 못했다. 같이 대표팀 생활을 한지 10년이 넘어 평소 절친한 형, 동생 사이로 지내지만, 이번에도 김우진은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것을 몸소 입증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준결승에서 맞붙은 한국 이우석과 김우진이 마지막 세트를 앞두고 파이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우석은 1세트에 먼저 10점, 10점을 꽂았고, 1세트를 29-28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김우진이 3발 연속 10점을 쏘며 ‘멍군’을 외쳤다. 승부의 균형을 깨는 3세트. 이우석은 3연속 10점을 쏘며 응수했고, 29점을 쏜 김우진을 1점차로 제치고 세트 스코어 4-2로 앞서나갔다. 4세트는 두 선수 모두 29점을 쏘며 1점씩을 나눠가졌다.

5-3으로 이우석이 리드한 채로 돌입한 5세트. 6점을 먼저 따면 이기는 양궁 개인전이기에 이우석은 비기기만 하면 결승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먼저 10점, 10점을 쏜 김우진의 신기에 가까운 기량 앞에 이우석은 두 번째 화살을 8점을 쐈고, 결국 5세트를 김우진이 29-27로 승리해 승부는 딱 한 발로 승패를 가리는 슛오프에 돌입했다.

대한민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이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준결승 대한민국의 이우석과의 경기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뉴스1
최종 승자는 김우진이었다. 김우진은 10점과 9점 경계에서 꽂히는 10점을 쏜 반면, 이우석은 9점을 쏘면서 희비가 갈렸다. 상대가 서로만 아니었다면 둘 다 결승에 진출할 만한 ‘건곤일척’의 명승부였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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