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다, 해파리·고수온에 ‘몸살’

동·남해 맹독성 해파리 출현
지구온난화 영향 개체 급증
서해는 고수온에 양식장 비상

전국의 바다가 피서 절정기를 맞았으나 동해와 남해는 독성 해파리로, 서해와 남해는 고수온으로 비상이 걸렸다.

4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전국 연안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대량 출현하고 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최대 길이가 1ｍ에 달하는 대형 종으로 독성이 강해 위험하다. 쏘이면 부종과 발열, 근육마비, 호흡곤란, 쇼크 증상을 유발한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지난달 5일 제주 해역에서 ‘주의’ 특보가 발령된 뒤 전국적으로 출현하고 있으며 특히 강원·경북·울산·부산·경남 등 동·남해안에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고 있다. 출현율은 지난달 18일 36.3%에서 25일 43.1%로 올랐고, 지난 1일 53.2%까지 올라갔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매년 5월 중국 동쪽 해안에서 해류를 타고 한국과 일본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해파리의 수가 급격히 늘고, 발견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아울러 지난 1일 작은상자해파리(맹독성)가 강원 강릉 옥계항 연안에서 관찰됐고 같은 날 두빛보름달해파리(강독성)도 울산 북구 연안, 강원 동해 대진항·묵호항, 강릉 옥계항, 양양 남애항 연안에 출현했다. 야광원양해파리(강독성)는 경남 통영에서, 유령해파리(강독성)는 강원 양양에서 각각 발견됐다.

해수욕 중 해파리에게 쏘이면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쏘인 부위가 넓거나 호흡곤란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의료진에게 빨리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며 “쏘인 부위는 생리식염수나 바닷물로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해안 일대는 고수온 현상이 계속돼 양식어장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3일 기준 충남 천수만, 전남 함평만·도암만·득량만·여자만과 제주 연안은 고수온 경보가 내려진 상태이다. 함평만과 득량만의 수온은 각각 30.3도와 30.4도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에 비해 1.0~1.5도가량 높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