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랍비와 소리꾼이 만든 ‘아리랑’ 감동의 하모니
“한국과 이스라엘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곡으로 음악적인 대화를 나누려고 했어요. 녹음을 마쳤을 때 감동이 북받쳐 올라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죠.”
세계 3대 유대교 회당인 ‘뉴욕 센트럴 회당’ 수석 랍비(유대교 성직자)인 앤절라 워닉 북달(52)은 지난달 30일 본지 인터뷰에서 “두 문화를 통합해 새롭고 아름다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고 느낀 드문 기회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태생인 북달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 엔지니어였던 유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1994년 예일대(종교학)를 졸업하고, 뉴욕의 히브리 유니온 칼리지에서 공부를 마친 뒤 2001년 아시아계 최초의 랍비가 됐다. 2014년부터 이스라엘 밖 최대 유대인 공동체가 있는 뉴욕의 센트럴 회당(시너고그)을 이끄는 그는 지난 6월 중순 서울대 이스라엘 교육 연구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때 아키바 토르 주한(駐韓) 이스라엘 대사가 북달에게 한국의 소리꾼 김보라와 거문고 연주자 황진아를 소개시켜 주면서 “한국과 이스라엘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제안을 받아들인 북달과 두 음악인은 한국의 ‘아리랑’과 이스라엘에서 ‘제2의 국가’라고도 불리는 ‘황금의 예루살렘(Yerushalayim Shel Zahav)’을 편곡해 마치 원래부터 하나였던 곡과 같은 하모니를 담은 곡으로 재탄생 시켰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작업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북달은 “곡을 선정하기 위해 화상 통화를 하며 의견을 맞춰 나갔다”면서 “몇 주 후 한국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의 자택에서 만났을 때는 통역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등 다소 힘든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조화로운 곡을 만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한국의 김보라는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 민족의 그리움을 담고 있는 ‘황금의 예루살렘’을 소화하기 위해 노래의 가사를 연구한 뒤 녹음 작업에 참여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아리랑’을 들었던 북달도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되살려 함께 입을 맞췄다. 북달은 “곡을 주고받으며 연주를 시작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정말 하나의 대화가 되는 듯했다”면서 “음악은 보편적인 언어라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됐고 통역이 없어도 의사소통이 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작업은 6분 8초 분량의 새로운 곡으로 재탄생됐다. 이스라엘 대사관과 북달은 이 곡을 전 세계에 있는 유대인 커뮤니티와 이스라엘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을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 북달은 “한국은 수십 년 동안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놀라운 나라이며 지난 10년 동안엔 한류가 미국을 강타하기도 했다”면서 “서울대 이스라엘 교육연구센터의 성공에 이바지하고 한국인과 유대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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