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후보 된 해리스, 트럼프와 TV토론 신경전

김유진 기자 2024. 8. 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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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필라델피아 리딩 터미널 마켓을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나설 민주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식 선출됐다. 이로써 이번 미 대선은 민주당 후보인 인도계 흑인 여성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백인 남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확정됐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대선 TV토론 개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대의원들의 온라인 호명투표에서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다고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참패로 불거진 고령과 인지력 저하 논란 끝에 재선 도전을 포기한 지 12일 만에 대선 후보로 확정돼 미국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게 됐다.

흑인 여성이 미국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로 선정된 것도 해리스 부통령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호명투표가 종료되는 5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선출을 공식 발표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주말 동안 러닝메이트로 지명할 부통령 후보들을 인터뷰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이 3일 전했다. 인터뷰 대상자로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이 포함됐다. 해리스 선거캠프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8·2012년 대선 출마 당시 수석전략가로 승리를 이끈 데이비드 플루프를 전략 담당 수석고문, 오바마 캠프의 부책임자였던 스테퍼니 커터를 메시지 전략 담당 수석으로 각각 임명했다.

양측은 대선 토론 일정과 형식을 둘러싼 ‘기싸움’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월4일 펜실베이니아에서 폭스뉴스 주최로 토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해리스 부통령은 이를 일축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안에 “어떻게 ‘언제, 어느 곳이든’이 ‘특정 시간, 특정한 안전 장소’로 바뀔 수 있는지 재미있다”며 기존 트럼프·바이든 간 합의인 ‘9월10일 ABC 주최 토론’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9월4일에 보지 않으면 안 볼 것”이라며 압박했다.

이날 경합주인 조지아주 유세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범죄자와 불법 이민자의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패배한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인했다. 대선 결과 조작 시도에 협조하지 않은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를 “불충한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과 1만1000여표 차이로 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 국무장관에게 결과를 바꿀 수 있을 만큼의 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했지만, 켐프 주지사는 협력하지 않았다. 켐프 주지사가 흑인 인구가 많은 경합주에서 큰 표 차이로 재선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개 비난은 ‘자충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선거 전문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이날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 이후 나온 여론조사 평균치에 실제 투표 가능성 등 가중치를 부여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지지율은 해리스 부통령이 45%, 트럼프 전 대통령이 43%로 나타났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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