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의 혹한·장기 불황…아르헨티나 한인 의류 도매업체 '울상'
[앵커]
지구 남반구에 위치해 우리와 계절이 반대인 아르헨티나에선 이례적인 남극 추위가 60년 만에 전국을 덮쳤습니다.
안 그래도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현지 시민들은 혹한으로 지갑을 더 꽁꽁 닫고 있는데요.
주로 의류 도매업에 종사하는 한인 동포들도 이어지는 불황에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덕주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남극과 가까운 남부 지역 이외에는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지 않던 아르헨티나.
지난 6월 말부터 혹한이 찾아오면서 전국이 얼어붙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주요 매체들은 이번 겨울이 지난 60년 관측 동안 역대 두 번째 수준의 한파라고 보도했습니다.
남쪽보다 비교적 따뜻한 기후인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심까지 이상 한파로 인한 피해 상황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비아 시스테르나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 제가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봐도 이렇게 추웠던 적은 없었던 거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일하러 갔지만, 출근하러 집 밖을 나가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로 의류 도매업에 종사하는 한인사회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계절을 앞서가는 의류 도매업의 특성상 해마다 이맘때면 여름옷 판매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상기후가 매출에 영향을 끼친 겁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벌써 13년째 여름 의류 도매업에 종사하는 김재필 씨는 올겨울이 유독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김재필 / 의류 도매업 : 일반적으로 가져가던 물량의 10분의 1도 채 못 가져가요. 많이 줄어든 거죠, 매상이. 굉장히 많이 위축돼 있습니다. 현재 아르헨티나 경제가.]
지난 6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71.5%를 기록할 정도로 오랜 경제난을 겪는 아르헨티나.
안 그래도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날씨마저 영향을 미치면서 특히 한인 의류 도매업자들은 불황을 더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의복을 팔지 않던 노점상 등이 이상 기후에 맞춰 반짝 옷 판매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문제입니다.
[손혜경 / 의류 도매업 : (소비자들이) 미리 사놓고 막 이러지 않기 때문에 그 날씨에 따라서 옷도 이렇게 도매도 소매도 이렇게 같이 팔리는 것 같아요. 추우면 추운 대로 겨울옷이 팔리고 더우면 더운 대로 지금 이렇게 겨울이지만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면 또 이렇게 반소매가 팔리고 막 그래요. (그동안) 노점상들은 옷은 안 팔았었는데 지금은 거의 80%가 다 옷을 팔고 있어요.]
[마리엘라 에스쿠데로 / 의류 소매업 : 간혹 비도 오고 또 춥고 해서 구매하러 오는데 힘들었습니다. 추위로 인해 오늘이 금요일이라 원래는 (도매상 거리에)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불경기도 한몫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경기 침체로 안 그래도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아르헨티나 한인들.
60년 만의 한파까지 겹치면서 의류 도매업에 종사하는 동포들의 삶은 더 얼어붙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YTN 월드 정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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