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럼] 소변으로 내 몸 알기

이경미 부산의료원 비뇨의학과 과장 2024. 8. 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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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 부산의료원 비뇨의학과 과장

연이은 폭염으로 몸 안의 수분이 바짝 마르는 느낌이다. 실제로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고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하지 않으면 소변이 진해지는데 그로 인해 8월은 요로결석환자 발생이 가장 많은 달이다. 진료 현장에서도 여름에는 환자들이 쨍쨍한 햇빛을 마주하며 오느라 소변양이 줄어서 소변을 보는 힘이나 양을 체크하는 요속검사가 정확치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날씨에는 소변이 진해서 간혹 주황색이나 붉게 보이는 경우도 있어 혈뇨로 오인하고 검사를 하러 오는 경우도 있다. 반면 수박이나 맥주를 많이 드시고 소변이 거의 물처럼 나온다고 이상하다고 검사를 하러 오기도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 건강과 관련해 소변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소변에 뚜렷하게 피가 섞여 있는 혈뇨야 당연히 일 번으로 검사를 하러 오는 것이 맞지만 두 번째로 흔하게 호소하는 것은 의외로 거품뇨이다.

거품뇨는 한마디로 소변에 거품이 생기는 증상을 말한다. 거품의 정도와 지속시간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고 이에 관한 연구도 거의 없어서 중요도 에 있어서 의사도 환자도 그 판단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거품뇨하면 단백뇨를 제일 먼저 생각하고 신기능 이상을 걱정한다. 노폐물을 거르는 신장의 사구체가 손상되면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까지 소변으로 빠져나가 거품뇨가 발생한다.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질환자는 특히 아침 첫 소변에서 거품이 수분 이상 오래 남아 있는 경우 신장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에서도 5분 넘게 거품뇨가 남아 있거나 물을 내렸는데도 끈적한 것이 남아있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거품뇨가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신장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다. 거품이 금방 사라지거나 큰 방울만 몇 개 있는 정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탈수, 약물 복용, 배뇨 속도에 따라서도 거품뇨가 발생할 수 있다. 원래 우리 몸은 150g 이하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나오지만 몸에 수분이 부족해 소변이 농축되는 경우는 단백질 농도가 높아져 거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아침 첫 소변은 밤새 신장이 소변을 농축시켜 거품이 더 잘 관찰된다.

운동 후 소변에 거품뇨가 있다고 내원하는 경우도 있는데 지나친 운동으로 인해 근육이 손상되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운동 강도와 시간을 조절하는 게 좋다. 거품뇨 예방을 위해서는 저단백, 저지방, 저염식을 실천하는 등 평소 식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소변이 뿌옇다고 오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한 범인은 전날 먹은 음식이다. 인산 요산 수산 등 무기질을 과다 섭취한 다음 날엔 무기질이 염 상태로 배출되면서 소변 색이 탁해진다. 베이킹 소다를 탄 물이나 비눗물 등을 떠올리면 된다. 사골 국물, 탄산음료, 나물, 치킨, 맥주, 고등어, 시금치 등에 무기질이 많다. 단,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눌 때 아프거나 지린내가 독한 증상이 동반된다면 방광염 등 요로 감염증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비타민 영양제를 먹고 난 뒤 진노랑 또는 형광색 소변을 보는 것은 과도하게 흡수된 수용성 비타민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가끔 복용하는 약에 의해서도 소변 색은 바뀔 수 있다. 결핵치료제, 변비약, 류마티스관절염, 요로감염 진통제 등은 붉은색 소변의 원인이 되며, 항응고제를 먹는 환자의 경우 소변이 주황색을 띠곤 한다. 드물게 비트, 블랙베리, 대황 등 붉은 색소 음식이 소변 색을 붉게 만들기도 한다. 간에 이상이 생긴 경우에는 형광색 또는 주황색 소변을 볼 수 있다.

소변에서 과일향이 난다면 당뇨병을 의심해야한다. 당뇨합병증 중 케토산혈증이 있으면 케토산성분이 혈액 속에 다량으로 생겨 소변에서 과일향이 난다.


소변의 색깔, 거품유무, 냄새는 본인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척도이므로 변기에서 사라지기 전에 한 번씩은 체크를 해 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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