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법조 경찰 24시] 병마와 싸우는 ‘딸깍발이 법관’…지역 법조계 ‘조무제 정신’ 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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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 청빈 법관'으로 유명한 조무제(83·사진) 전 대법관이 건강상의 문제로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에서 조용히 퇴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법조계에 또다시 '조무제 정신'이 화제가 됐다.
법조계 후배들은 조 전 대법관의 대학 연구실을 영구 보존하거나 기념관을 건립해 법관의 사표인 조 전 대법관의 업적을 기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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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복 벗으며 변호사 개업 않고
- 모교 동아대서 후학양성 힘 써
- 2년 전 건강 이유로 조용한 퇴임
- 대학 측 “연구실 영구보존 공감”
‘딸깍발이 청빈 법관’으로 유명한 조무제(83·사진) 전 대법관이 건강상의 문제로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에서 조용히 퇴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법조계에 또다시 ‘조무제 정신’이 화제가 됐다. 법조계 후배들은 조 전 대법관의 대학 연구실을 영구 보존하거나 기념관을 건립해 법관의 사표인 조 전 대법관의 업적을 기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조 전 대법관은 2022년 초 건강상의 문제로 요양병원으로 입원하면서 로스쿨 석좌교수직에서 물러났다. 조 전 대법관은 법복을 벗을 때처럼 이번에도 떠들썩한 퇴임식 없이 조용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동아대 로스쿨은 현재까지 그의 연구실을 폐쇄하지 않고 보존하고 있다. 조 전 대법관의 연구실은 단순히 퇴임한 교수의 공간이 아닌 일생을 청렴하게 살아온 인물의 삶과 정신이 깃든 공간이라고 학교 측은 보존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그의 후배들인 동아대 법대 동문들을 중심으로 조 전 대법관의 연구실을 기념 공간으로 조성하거나 별도의 기념관을 건립하자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송관호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모범을 보여주신 분이기에 학내에 계속 연구실을 두고 있다”며 “정해진 것은 없지만 그의 정신을 보여줄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데는 많은 공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판례연구회장인 김문관 부산고법 수석판사 역시 “너무나 존경을 받는 분이시기에 많은 후배들이 쾌유를 빌고 있다”며 “방법을 떠나 조 전 대법관께서 추구하는 철학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후배 법조인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 전 대법관의 평소 언행과 성품을 감안할 때 기념 공간이나 기념관 조성을 본인이 원하지 않을 가능성도 커 학교 측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경남 하동 출생으로 조 전 대법관은 1970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해 2004년 대법관으로 퇴임했다. 부산법원 근무 때 오늘날 부산 법관들의 대표 연구 모임인 ‘부산판례연구회’를 태동시켰다. 특히 그는 1993년 첫 공직자 재산 공개 당시 고위법관 중 가장 적은 액수를 신고하는가 하면 부산법원조정센터 조정위원 시절 ‘하는 일에 비해 수당이 많다’며 자진 삭감을 요청해 ‘딸깍발이 법관’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조 전 대법관은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은 첫 대법관으로, 모교인 동아대 법대 석좌교수로 부임해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
지난해 법원도서관은 2019년 채록한 조 전 대법관의 구술을 바탕으로 한 ‘법관의 길 조무제’를 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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