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이 되면 할 수 있어, 우리 모두 돌아버리자”…세계 1위 꺾고 새 역사 쓴 그녀들
세계 1위 프랑스도 제압해
‘커피 타임’으로 결속 다지고
태극기 귀걸이 맞춰 사기 진작
유도 혼성 단체도 값진 성과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수 타이
36분간 뛴 안바울 투지 빛나
김민종, 무릎 부상에도 출전
◆ 2024 파리올림픽 ◆
4일(한국시간) 2024 파리올림픽 유도 혼성 단체전 동메달을 이끈 안바울은 “함께 훈련한 모든 선수가 많이 생각났다. 그래서 더 힘을 내야 하고 무조건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동고동락하면서 보낸 힘든 시간이 보상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3일 여자 사브르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한 최세빈(23·전남도청)은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박상원이 ‘세빈아 너도 (경기장에) 올라가서 돌면 할 수 있어’라고 해줬다. 언니들한테 ‘돌아이 되면 할 수 있대요’라고 했다. 우리 모두 돈 거 같다”고 했다.
윤지수(31), 전하영(22·이상 서울특별시청), 최세빈, 전은혜(27·인천광역시 중구청)로 구성된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단체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전 최고 성적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딴 동메달이었다.
세계랭킹 1위이자 홈 팀인 프랑스를 꺾고 결승에 올라온 사브르 대표팀은 우크라이나와 마지막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치다 석패했다. 1라운드에서 우크라이나에게 3-5로 밀린 한국은 이후 8라운드까지 접전을 펼치며 40-37의 우위를 점했으나 9라운드에서 42-45로 역전패하며 금메달을 놓쳤다. 우크라이나의 펜싱 영웅 하를란이 45점 중 22점을 혼자 뽑아내는 활약을 펼친 탓이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64강전에서 러시아 선수를 물리친 뒤 악수를 거부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전쟁을 겪고 있는 조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약체로 평가받던 여자 사브르 대표팀을 사상 최고 성적으로 이끈 것은 끈끈한 팀워크다. 2020 도쿄올림픽 때 막내였다가 이번 대회에서 맏언니가 된 윤지수는 훈련 때마다 ‘커피 타임’을 가지는 등 대회 준비 기간부터 팀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집중했다. 윤지수는 “점심을 먹고 30분씩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눴다”며 “펜싱 얘기도 하고, 강아지 등 일상 얘기도 했는데 그 대화가 팀이 하나로 뭉치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사브르 대표팀 선수들은 사기 진작을 위해 태극기 모양의 귀걸이를 함께 마련하기도 했다. 은메달이 확정된 뒤에는 시상식에 올라 귀걸이를 뽐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유도 대표팀은 4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4-3으로 꺾었다. 대표팀은 1개의 동메달을 추가하며 이번 대회에서 총 5개(은메달 2개, 동메달 3개)의 메달을 수확하게 됐다. 금메달은 없지만 2000 시드니올림픽 이후 가장 많은 메달이다. 혼성 단체전은 출전 선수와 후보 선수 모두에게 메달을 수여해 한국 대표팀은 선수 11명 전원이 동메달을 받게 됐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혼성 단체전은 남자 3체급(73㎏급, 90㎏급, 90㎏초과급)과 여자 3체급(57㎏급, 70㎏급, 70㎏초과급) 등 총 6체급에 팀별로 6명이 출전해 먼저 4승을 따내면 승리하는 경기다. 안바울, 이준환, 한주엽, 김민종, 허미미, 김지수, 김하윤 등 총 7명이 경기에 나섰다.
최고 수훈자는 안바울이다. 앞선 패자부활전에서 12분37초, 동메달 결정전 다섯 번째 경기에서 9분 등 이미 26분11초를 싸웠던 안바울은 연장전에서 자신보다 한 체급 높은 반다케를 9분38초 혈투 끝에 반칙패시키며 대표팀에 동메달은 안겼다. 지난달 28일 남자 66㎏급 16강전에서 구스만 키르기스바예프(카자흐스탄)에게 절반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던 그는 혼성 단체전에서 총 35분49초를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안바울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3개 대회 연속으로 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한국 유도 선수로서 처음 세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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